올해 5월까지 정부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54조2천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0조2천억 원 개선된 수치지만, 통계 작성 이래 역대 네 번째로 큰 적자 규모로, 구조적인 재정 부담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총수입은 279조8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조6천억 원 증가했고, 총지출은 315조3천억 원으로 4조9천억 원 늘었다. 이에 따라 통합재정수지는 35조5천억 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 대비 16조7천억 원 개선됐다.
이 같은 개선에는 5월까지 집행된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 3조2천억 원이 총지출에 반영된 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한 실질적인 재정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54조2천억 원 적자를 기록해 여전히 재정건전성 회복이 요원한 상황임을 보여줬다.
기획재정부 황희정 재정건전성 과장은 "작년에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74조4천억 원에 달해 역대 두 번째 규모였기 때문에 올해 수치가 상대적으로 개선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세수 여건이 좋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국세수입은 172조3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조3천억 원 늘었다. 특히 기업 실적 호조로 법인세가 전년보다 14조4천억 원 증가했고, 성과급 확대와 고용 증가의 영향으로 소득세도 6조2천억 원 늘었다. 반면, 부가가치세는 4천억 원 감소했다.
세외수입은 17조4천억 원으로 3조6천억 원 증가했지만, 기금수입은 90조 원으로 3조3천억 원 줄었다.
한편 중앙정부 채무는 5월 말 기준 1,217조8천억 원으로, 전월 대비 19조9천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채 잔액은 1,216조4천억 원으로 전체 채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1차 추경 13조8천억 원이 반영된 수치로, 2차 추경 이전의 집계다.
국고채 발행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6월 한 달 동안의 국고채 발행 규모는 23조8천억 원(경쟁입찰 기준 19조 원)으로 집계됐으며, 1월부터 6월까지의 누적 발행액은 123조8천억 원으로 연간 발행 한도인 206조7천억 원의 59.8%에 해당한다.
6월 외국인의 국고채 순투자는 5천억 원 순유출로 전환됐다. 이는 만기가 도래한 10조1천억 원 규모의 물량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앞으로도 세수 흐름과 재정 지출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