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가톨릭 사제 3주째 실종… CSW “정부 차원 수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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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실종된 하이메스 게레로 신부. ©CSW

콜롬비아에서 가톨릭 사제 한 명이 3주째 실종된 가운데,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세계기독연대’(CSW)가 콜롬비아 정부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실종된 인물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카를로스 사울 하이메스 게레로(Carlos Saúl Jaimes Guerrero) 신부로 콜롬비아 쿤디나마르카 주 비오타 시의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흔적 없이 사라졌다. 당시 그는 약속이 있어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그의 차량이 시동이 걸린 채 농촌 지역에서 발견되었으나, 차량 내부나 주변에서 강제 납치나 폭력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실종 사건은 최근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또 다른 충격적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앞서 회의에 초대된 종교·사회 지도자 8명이 무장세력에 의해 실종되었다가 이후 집단 매장지에서 모두 시신으로 발견된 바 있다. 해당 무장세력은 악명 높은 FARC에서 분리된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실종된 사제의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해 절망적이다”며 “혹시라도 그의 행방에 대한 정보를 아는 분은 가족에게 꼭 연락해 달라”고 호소했다.

CSW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현재 ‘긴급 수색 메커니즘’을 발동해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불법 무장단체에 의해 실종된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작동되는 대응 시스템으로, 제보자에게는 약 1천8백파운드(한화 약 336만 원)의 보상금도 걸려 있다.

그러나 CSW는 지난해 콜롬비아 정부가 종교 지도자들을 특별 보호 대상 명단에서 제외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이는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는 종교인들에게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CSW 인권옹호국장 애나 리 스탱글(Anna Lee Stangl)은 “콜롬비아 정부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모든 수준의 기관이 협력하도록 해야 한다”며 “하이메스 게레로 신부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그녀는 “정부는 종교 및 사회 지도자들에 대한 표적 공격을 예방하고, 보호하고, 수사할 책임이 있다”며 “관련 보호 프로그램을 다시 가동하고, 종교 지도자들을 대통령령 1066호의 보호 대상에 즉시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