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시영의 동의 없는 배아 이식 논란… 기독교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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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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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혼인, 책임의 관점에서 본 성경적 성찰
배우 이시영 ©인스타그램

배우 이시영 씨가 이혼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만든 냉동 배아를 그의 동의 없이 이식해 임신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논란이 일고 있다. 생명윤리법의 공백 속에서 벌어진 이번 사례는 의료적, 법적 논쟁을 넘어서 생명과 혼인, 그리고 책임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기독교는 생명을 하나님께서 주신 고귀한 선물로 이해한다. 시편 139편 13~16절은 태아가 모태에 있을 때부터 하나님의 계획 아래에 있음을 밝히고 있으며, 예레미야 1장 5절은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다"고 선언한다. 이러한 성경적 관점은 인간 생명의 시작을 단지 의학적 개념인 수정의 순간으로만 보지 않고, 하나님의 주권적 계획 안에 포함된 고유한 존재로 인식한다. 따라서 배아 역시 단순한 세포의 집합이 아니라 존엄한 생명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성경은 혼인을 하나님 앞에서 맺는 언약의 관계로 정의한다. 창세기 2장 24절은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라고 말하며, 예수님도 마태복음 19장에서 이 말씀을 인용하며 혼인의 불가분성과 신성함을 강조하셨다. 이처럼 혼인 관계에서 생겨난 생명에 대해서는 부부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하며, 그 결정 또한 상호 동의와 협의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전 남편의 동의 없이 배아를 이식했다는 점은 기독교 윤리 관점에서 보면 부부가 공유한 생명에 대한 협력적 책임을 위반한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또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졌지만, 그 자유는 반드시 책임을 수반해야 한다. 이시영 씨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것은 개인적인 각오일 수 있으나, 생명은 단지 개인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태어날 아이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으며, 그의 삶은 부모의 결정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결정은 개인의 권리를 넘어 공동체적 책임, 곧 부모로서의 도의적 의무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 생명윤리법은 배아 생성 시점에서의 동의는 요구하지만, 배아 이식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 현장에서는 관례나 병원 내부 지침에 의존해 판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법의 공백 속에서 기독교는 생명과 혼인의 존엄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생명을 법적 권리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위임하신 거룩한 책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신앙적 시선이 필요하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사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관계, 권리와 책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한 복합적 과제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이 문제를 앞에 두고 단순한 비판이나 지지를 넘어서, 생명의 존엄성과 혼인의 본질, 공동 책임이라는 성경적 가치를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회가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신앙 공동체는 그보다 앞서 하나님 앞에서의 책임을 묻고 답하는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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