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수카부미 치다후 지구 탕킬 마을에서 지난 6월 27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무슬림 군중 약 200명이 기독교 청년 수련회가 진행 중이던 한 가정을 습격해 참가자들을 내쫓고 재산을 훼손했다고 30일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현수막을 들고 “저 집을 파괴하라”고 외치며 창문, 화장실, 정자, 정원을 부수고, 오토바이를 강에 던지고 대문도 파손했다. 경찰과 군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남성이 벽에 걸린 나무 십자가를 떼어내 창문을 깨는 모습, 의자와 도구로 재산을 부수는 영상, 차량을 훼손하는 장면도 온라인에 퍼졌다.
경찰은 참가자 36명과 차량 3대를 급히 대피시켰다. 영상에는 군중이 떠들어대는 가운데 겁에 질린 청소년들이 차에 타려는 모습이 담겼다.
주민들은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외부인을 불러 비밀리에 예배해 마을 평화를 해친다”며 “공식 예배당에서 예배하라”고 주장했다. 마을의 이장은 “집주인에게 예배를 중단하라 충고했지만 무시당했다. 주민들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 당국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사건”이라 주장했으나, 기독교 인권운동가 페르마디는 “이는 단순 허가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방조한 반기독교적 기독교포비아”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2006년 공동장관령 이후 교회 건축 허가가 사실상 불가능해 많은 교회가 승인 없이 예배하고 있으며, 극단주의자들은 이를 명분으로 교회를 폐쇄하거나 공격해왔다.
오픈도어스는 보수화된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전도활동을 펼치는 교회들이 극단주의 세력의 표적이 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