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웨일즈에서 조력 자살 법안이 고려되고 있는 가운데 1천 명이 넘는 의사들이 이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의사들은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킴 리드비터가 제안한 법안이 심각한 결함이 있으며 환자와 의료 종사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경고는 최근 웨스트민스터에서 열리는 ‘말기 환자를 위한 법안’(Terminally Ill Adults Bill)에 대한 3차 독회를 앞두고 나왔다.
지난 11월 1차 독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영국과 웨일즈에서 6개월 이하의 수명을 선고받은 말기 질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력 자살을 합법화하려는 것이다.
서한에서 의사들에 의한 기대 수명 예측의 정확성을 비롯해 제안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서한은 “이 법안은 의회가 장애인을 포함해 해당 법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의사와 취약 계층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사들은 “이 법안은 불평등을 확대할 것이고, 안전장치가 부족하며, 우리 모두의 견해로는 전혀 안전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서명자 중에는 유전학자 존 번 경과 자격을 갖춘 의사이자 완화 의학 컨설턴트인 핀레이 남작부인이 포함된다.
이들은 “이 법안이 영국의 임종 치료 현황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은 건강상 이유 외에도 다른 이유로도 조력 자살을 선택하도록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의사들은 또한 의료 전문가들이 강압을 식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한은 “취약한 환자들은 강압의 위험에 처해 있으며, 특히 여성, 가정 폭력 피해자, 노인들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라고 했다.
보고서는 “난방비나 치료비를 지불하기 어렵거나 자녀를 위해 자산을 보존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선택권이 있고 다른 방법이 더 어려울 경우 죽음을 선택할 위험이 높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