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 2주기 포럼… “복음,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 붙드는 힘”

‘팀 켈러가 사랑한 한국교회, 한국교회가 사랑한 팀 켈러’ 주제로 열려
팀 켈러 2주기 기념 포럼 진행 사진. ©복음과도시 제공

복음과도시(이사장 이인호 목사)가 최근 서울 용산구 소재 온누리교회 청소년 센터에서 ‘팀 켈러가 사랑한 한국 교회, 한국 교회가 사랑한 팀 켈러’라는 주제로 팀 켈러 2주기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이정규 목사(시광교회)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복음 전하기: 팀 켈러의 성품에 관련하여’ △고상섭 목사(그사랑교회)가 ‘팀 켈러가 현대 교회에 제공한 영적 부스터: 그리스도 중심 설교에 대하여’ △박용주 목사(나주혁신장로교회)가 ‘팀 켈러를 통해 경험한 나의 목회적 관점 변화’ 등 성품·설교·목회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성품의 아이러니’로 시대를 설득한 팀 켈러

이정규 목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복음과도시 제공

이정규 목사는 “팀 켈러는 성품이야말로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기독교를 드러내는 강력한 방법이라고 했다”며 그의 사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목사는 “팀 켈러는 올바른 성품 형성을 위해 두 가지 모델을 제시했다”며 “첫째는 과거의 영웅들과 본보기들이다. 실존 인물이든 허구 인물이든 도덕적 진리를 담은 이야기 속 인물들은 도덕적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작가, 예술가, 영화 제작자들은 선과 악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통해 진리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둘째는 지역 공동체 안의 현대적 본보기들”이라며 “실제 공동체에서 그 가치를 구현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고 성품의 가능성을 실증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팀 켈러 자신은 이러한 모델을 몸소 실천했다. 그의 설교와 상담은 강직함과 겸손함, 사랑과 용기, 온유함과 권위가 조화된 ‘성품의 아이러니’를 반영했다”며 “이는 무한한 위엄과 한없는 온유함이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과 닮아 있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켈러는 일반 경영학의 리더십 분야에서도 그 성품으로 주목받았다”며 “좋은 관리자(manager)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그를 존경했다. 그 이유는 그의 성품이었다”고 했다.

또한 “팀 켈러는 신학 교수에서 목회자로 전환하며, 범죄율이 높고 중산층이 떠나던 1990년대 뉴욕에 교회를 개척했다. 이는 기사도적 용기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며 “그는 교인 100명 미만의 교회를 목회하면서도 매주 60~70시간씩 일하며 세 아들을 키웠고, 이는 곧 ‘용기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했다.

그의 신학적 성품은 논쟁의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이 목사는 “팀 켈러는 자신의 저서 『센터처치』 부록에서 다음과 같은 논쟁 규칙을 제시했다”며 ▲상대가 하지 않은 주장을 비판하지 말 것 ▲부분이 아닌 전체 맥락으로 논의할 것 ▲상대의 입장을 가능한 강하게 표현할 것 ▲적대감이 아닌 설득을 지향할 것 ▲복음을 기억하며 비판할 것 등을 말했다.

이어 “이러한 태도는 포스트모던 사회의 인간상에 깊이 어필했다. 강한 권위를 거부하면서도 그 권위에서 나오는 유익을 원하는 현대인들에게, 켈러는 성품으로 말하는 지도자의 전형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리스도는 속죄제물로 자신을 드렸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 예수께서 하신 일을 근거로 나를 받아달라고 하나님께 청하기만 하면 된다”며 “그분은 나를 세상 모든 보석보다 귀하게 여기신다”고 했다.

◇ 팀 켈러 목사의 가르침의 영향… ‘복음의 재발견’

고상섭 목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복음과도시 제공

고상섭 목사는 “팀 켈러 목사의 가르침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을 ‘복음의 재발견’이라고 한다”며 “팀 켈러는 단순히 복음을 정의하는 것을 넘어, 복음이 실제 목회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다뤘다. 이로 인해 복음의 능력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현대 교회에 큰 영적 촉진제가 되었다”고 했다.

이어 “팀 켈러는 모든 성경 본문이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성취됨을 보여주지 않는 설교는 진정한 설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며 “본문의 진리가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음을 드러낼 때, 비로소 청중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설교의 출발점이 성경이어야 하며,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분석하고 드러내는 방식이 효과적인 설교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며 “비신자와 신자 모두가 문화적 오류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설교자는 성경 본문을 기반으로 하되, 문화비평과 일반 서적, 비기독교 지성인의 견해를 활용해 청중의 방어심을 낮추고 설득력을 높인다”고 했다.

고 목사는 “팀 켈러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가 모든 본문을 곧바로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짓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타락한 상태(The Fallen Condition Focus)를 밝히고 그 대안으로서 그리스도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며 “이는 복음적 설교가 문화 내러티브를 도전하는 방식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설교에서 문화적 신념의 모순을 드러낸 후,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주인으로 제시한다”며 “이때 설교자는 복음이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으로 그리스도의 행하심을 선포하고, 청중이 복음을 통해 순종으로 나아가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팀 켈러는 설교에서 텍스트와 콘텍스트 못지않게 설교자의 내면, 즉 서브텍스트(subtext)를 중요시했다”며 “진정한 그리스도 중심 설교는 오직 그리스도만을 높이려는 설교자의 겸손하고 뜨거운 마음에서 나온다”고 했다.

◇ “복음, 치우침 위에 복음 입히는 일”

박용주 목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복음과도시 제공

박용주 목사는 목회의 본질을 “치우침 위에 복음을 입히는 일”이라고 정의하며,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붙드는 복음의 능력을 말했다.

그는 “외줄 위의 목회는 흔들림과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개인의 편향뿐 아니라 회중, 구조, 제도, 기대 등 교회 전체에 존재하는 균형의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 치우침을 정죄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복음으로 덮고 회복시키시는 은혜의 여정 속에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이러한 여정 속에서 팀 켈러 목사의 가르침이 큰 영향을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팀 켈러는 언제나 ‘복음으로 연결하고 통합하는 시선’을 제시해 주었으며, 그에 따르면 복음은 설교에만 머무르지 않고 상담, 리더십, 행정 전반에 스며들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복음은 단지 잘못을 고치는 기술이 아니라, 중심을 회복하게 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실수를 피하려 하기보다는 실수 가운데서도 회개로 이끄는 하나님의 사랑을 복음이 일관되게 가르쳐 준다”며 “복음은 삶과 목회 전체를 꿰매어 가는 능력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사도행전 6장을 언급하며, 박 목사는 “초대교회의 구제 문제는 단순한 행정적 이슈가 아니라 공동체 정체성과 신뢰를 흔드는 위기였다”며 “그러나 사도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한계를 인정하며 새로운 리더를 세워 공동체를 복음 안에서 재정립했다. 이를 통해 행정 안에서도 복음이 흐를 수 있다는 사실을 삶으로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팀 켈러 역시 이러한 복음 적용의 모범을 보였다. 문제와 도전 속에서 복음이 덧입혀지고, 그 순간이 하나님의 계시로 변모했다”며 “복음의 내용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이 지닌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박 목사는 “문제는 단절이 아니라 연결의 기회, 분열이 아니라 통합의 기회가 된다.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붙드는 것이 복음의 힘”이라며 “목회란 복음을 지키는 동시에 복음을 입히는 일이며, 그 복음이 오늘도 교회를 자라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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