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의 지속적인 상승이 이어지면서, 30대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의 대안으로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과 동탄 등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개발 호재가 기대되는 지역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가 최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부동산 소유권 취득현황’을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30대 내국인이 개인 명의로 취득한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 연립 등)은 총 1만471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만5178건) 대비 3.1% 감소한 수치다.
전체 거래 건수는 소폭 줄었지만, 지역별 양상은 확연히 달랐다. 특히 인천에서는 전년 동기 1587건에서 올해 3080건으로 약 94% 급증해 가장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도 같은 기간 2807건에서 4493건으로 약 60% 늘었다. 반면, 경기도는 1만784건에서 7142건으로 33.8% 감소했다.
서울의 높은 집값과 금융 규제 등으로 인해 30대 실수요자들이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과 동탄 같은 수도권 외곽 지역이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인천 내에서는 서구가 915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를 기록했다. 검단신도시 2단계 분양과 루원시티 개발,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연장 등의 개발 호재가 주거 수요를 견인했다. 여기에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와 시세도 젊은 층의 유입을 촉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인천의 미추홀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4건에서 올해 854건으로 무려 391%나 급증했다. 이는 도시재생 사업의 영향과 함께, 30대 실수요자의 실거주 목적 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해석된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가 586건으로 30대의 주택 매입이 가장 많았다. 이문동과 답십리동 등지에 신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 데다, GTX-C 노선 개통 기대와 동북권 개발사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수세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341건)와 영등포구(255건)도 뒤를 이어 젊은 층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감소한 경기도 내에서도 일부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은 예외적으로 수요가 높았다. 화성시는 GTX-A 수서~동탄 구간 개통 기대감 덕분에 1061건의 거래를 기록, 경기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안양시 동안구(703건)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점에서, 용인시 처인구(534건)는 플랫폼시티 개발과 산업단지 배후 효과로 수요를 끌어모았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서울의 높은 집값 부담과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실거주와 자산 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30대들이 인천과 일부 경기도 핵심 거점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