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박사(온신학아카데미 원장, 장신대 전 총장)가 최근 유튜브 채널 ‘온신학TV’에서 ‘오늘의 종말론의 최대충격 - 만유구원론은 어떤 이론일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박사는 “1995년 몰트만 교수(Jürgen Moltmann 독일 신학자, 1926~2024)가 「오시는 하나님」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루이빌 대학교에서 수여하는 그라베마이어 상을 수상했고, 구원론과 종말론에 있어서 엄청난 토론을 일으킨 책”이라고 했다.
이어 “몰트만 교수는 이 책을 출간하면서 ‘만유구원론’을 주장했다. 개신교 대다수 교회는 만유구원론을 교리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중심판론’을 가지고 있다”며 “이중심판론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다가 죽게 되면 죽음과 더불어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 믿는 사람은 천국으로 가고, 예수 믿지 않는 자는 영원한 지옥에 처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중심판론 사상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은 몰트만 교수의 주장이 틀렸다고 한다”며 “종국적으로 만유가 구원을 받게 된다는 만유구원론에서 ‘만유’라는 개념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피조물이 구원을 받는 그 세계가 마지막 세계일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만유구원”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운명이 죽는 순간에 모든 것이 끝장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죽음 이후에 변화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것”이라며 “초대교회의 정신은 죽음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어떤 변화의 가능성을 열고 있었다. 죽음 이후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어떤 변화의 가능성이 잘못 발전된 것이 가톨릭교회의 연옥에 관한 교리”라고 했다.
이어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이 잘못된 연옥의 교리를 잘라내고, 불행하게도 죽음 이후에 변화될 가능성, 죽은 자의 세계에서 변화될 가능성을 다 잘라내 버리고 죽는 순간이 모든 것이 끝나는 순간으로 만들어버린 신학이 개신교 신학이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실제로 성경과 초대교회 신학 정신은 죽음 이후에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고, 궁극적으로는 만유가 구원 받는 것이 하나님 구원 사역의 종말이고, 기독교 종말론이 얘기하는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것이 만유구원론”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만유구원론은 몰트만 교수가 처음 주장한 것은 아니다. 이미 초대교회 때 알렉산드리아 학파를 대표하는 신학자 오리겐을 통해 알려졌다”며 “만유회복의 이론이라고 표현되기도 했고, 총괄갱신의 이론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만유가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죽은 자들에게 복음이 전파된다’는 이론”이라며 “우리는 죽음과 더불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아니다. 죽은 자들은 죽은 자들의 세계에 가는데, 성경에서는 ‘음부’라고 표현되며, 구약에선 스올, 신약에선 하데스라고 표현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죽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접맥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성경적이지 않으며, 또한 초대교회의 정신이 아니었다”며 “만유구원론을 주장하는 분들의 주장에 의하면 성경이 죽은 자들에게 복음이 전파된다고 정확히 얘기하고 있다”며 베드로전서 4장 6절, 3장 19절을 예로 들었다.
또한 “사도신경에서는 본래 ‘음부에 내려가사’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고백하는 사도신경에선 그 내용이 없다. 바로 ‘음부에 내려가사’라는 내용이 예수님께서 하데스의 세계에 내려가셨다는 것을 나타내는 중요한 신조상의 고백이며 성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별히 몰트만 교수는 죽은 자들을 위한 기도가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죽은 자들을 위한 기도는 동방교회 안에는 보편적으로 있었던 현상이었다”며 “여기서 세 교회의 종말론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먼저, 개신교는 죽음에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죽기 전에 복음을 빨리 전해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톨릭교회의 종말론에는 층이 세 가지가 있다. 의로운 자는 천국에 가고, 애매한 자는 연옥에서 고생하고, 죄가 많은 자는 지옥에 간다”며 “동방교회의 경우 의로운 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머지는 죽은 자의 세계에 가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죽은 자들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기독교 종말론의 관점이 달라진다”며, 만유구원론은 신학적 논쟁을 지속적으로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주제임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