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위기의 본질, 강단의 위기와 설교자의 부재”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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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아카데미, ‘교리 교육 및 교리 설교의 필요성과 그 실제’ 주제 컨퍼런스 개최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에 대한 구속 이뤄져”
“교리와 신조 홀대하면 그 결과는 참혹”
신앙 교육의 위기 속 ‘요리문답 교육 필요성’ 제기

제4회 목사 아카데미 컨퍼런스 진행 사진. ©목사 아카데미 제공

목사 아카데미(대표 신호섭 목사)는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올곧은교회(담임 신호섭 목사)에서 ‘교리 교육 및 교리 설교의 필요성과 그 실제’를 주제로 제4회 목사 아카데미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목사 아카데미는 개혁주의 신학을 기반으로 기복주의와 성공주의를 배격하고, 성경 말씀을 충실히 설교하며 목회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을 훈련하고 격려하는 모임이다. 2019년 3월 25일 첫 모임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왔으며, 국내외 신학자들을 초청해 세 차례의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모임을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 현재 고신, 합신, 총신, 대신, 백석 등 여러 교단 소속 목회자들이 함께하며 기도와 교제, 신학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목사 아카데미는 종교개혁 신학을 기반으로 목회자들의 연구와 교제를 도모하고, 개혁주의 신학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목회자 후보생(강도사, 전도사, 신학생) 교육과 훈련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인사말을 전한 신호섭 목사는 16세기 종교개혁자 장 칼빈이 부패한 로마 가톨릭교회에 맞서 성경적 강해설교를 실천하며 제네바 목사 아카데미를 설립한 역사적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제네바 목사회는 약 70여 년 동안 130여 명의 목회자를 배출하며 유럽 전역에 영향을 끼쳤다”며 “피에르 비레, 테오도르 베자, 스코틀랜드의 존 낙스 등도 이곳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 목사는 한국교회의 현 상황에 대해 “신학생 수가 급감하고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약화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의 본질은 강단의 위기이며, 이는 참된 성경 교리 설교를 수행하는 설교자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목사 아카데미는 개혁주의 신학에 기반한 설교자들을 훈련하고 지원하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교회의 강단이 성경적으로 개혁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이승구 교수(합동신대)가 ‘교리 교육의 필요성’ ▲김병훈 교수(합동신대)가 ‘교리교육의 실제와 그 효과’ ▲신호섭 목사(올곧은교회 담임,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가 ‘교리 설교의 필요성과 그 실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십자가의 진정한 의미 잘 드러내야

이승구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목사 아카데미 제공

먼저, 이승구 교수는 “교회가 가르치는 내용에 많이 주의하지 않던 때가 과거에도 많았고 오늘날도 예외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 “오늘날도 정말 제대로 된 가르침을 베푸는 일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가 하는 것, 어떻게 하면 감동시킬 것인가에 신경 쓰고, 좀 나은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많은 봉사와 일을 할 수 있는가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교리로부터 관심을 돌리든지, 아니면 무관심하든지, 그리하여 결국은 교리에 대해서 무지한 한국 교회가 되어 가고 있다”며 “그 결과 결국은 교리적으로 바르지 않은 가르침이 우리 주변에 난무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먼저, 십자가의 진정한 의미를 잘 드러내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한국교회만큼 사랑하는 듯이 보이는 교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이루신 구속의 참된 의미에 우리만큼 충실하지 않는 교회도 없다고 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강조해야 할 것은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에 대한 구속이 이루어졌다는 것, 따라서 구약의 모든 제사들이 지향하는 바가 십자가에서 모두 다 이루어졌다는 것, 그리하여 율법의 목적하는 바가 십자가에서 온전히 성취되었다는 것을 전 포괄적 의미에서 다시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참된 가르침을 받고 나면 예배하는 앞부분을 제단(祭壇)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며, 예배 처소를 성전(聖殿)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고, 예배를 제사(祭祀)라고 하지 않을 것이며, 예배 중에 헌상하는 것을 제물(祭物)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이 신약 시대에 ‘일천번제를 한다’는 이상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예배 인도자에 대해서 사제(司祭)나 제사장(祭司長) 의식을 가지지 않을 것이며 그런 용어는 사용할 수도 없게 될”이라며 “성경적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는 이런 것이 열매로 나타나는 지를 보면 알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속에 의지하여 모든 예배를 참으로 십자가에만 의지하여 ‘감사와 헌신의 예배’로 드리고, 예배가 마친 후에는 참으로 예배한 자답게 십자가 구속과 성령님께 의존하여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는 삶에로 자신을 드리는 거룩한 산제사로 자신을 드리는 삶을 사는 것”이라며 “이것이 이루어 질 때에야 우리는 우리가 참으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드린 영단번의 제사에 의존하는 존재들임을 온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교리적 문제에 대한 바른 가르침이 베풀어지지 않고 않거나 잘못 가르쳐 지는 일이 우리에게 너무 많이 있다”며 “이를 극복하는 길은 각 교단의 신조를 찬찬히 교육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장로교회의 경우에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나 대소요문답이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찬찬히 강해하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 번에 한 주제씩, 성경에 근거해서 재미있게 가르치는 일”이라며 “교리를 배우는 것은 성경을 배우는 일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그것은 매우 흥미롭고 재미나며 의미 있는 탐구의 과정이 되고, 삶을 지도하는 사상을 형성하는 좋은 설교와 좋은 교육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요리문답 교육, 교회의 개혁과 보존에 필수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김병훈 교수는 일부에서 요리문답이 단순히 교리적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쳐 경건을 일깨우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박하며, 종교개혁자들이 요리문답 교육에 힘썼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종교개혁자들에게 교리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신앙과 경건 그 자체였다”며 “종교개혁을 통한 교회의 개혁 운동은 성경을 신앙의 표준으로 삼고, 이를 바탕으로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을 작성해 교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종교개혁의 성공은 요리문답 교육을 철저히 수행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장 칼빈이 요리문답 교육을 교회의 보존과 번성의 필수 요소로 여겼던 점을 강조하며, 개혁교회 사역자들에게 요리문답이 갖는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발제에서는 16세기 후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유럽 개혁교회 전반에 미친 영향도 조명됐다. 김 교수는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가 집필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해설서는 1584년 제네바에서 다비드 파레우스에 의해 편집·출판됐으며, 이후 1587년 옥스퍼드 대학의 헨리 파리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어 1633년까지 7차례나 출판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16세기 후반과 17세기 초반에 걸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유럽 여러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출판되었으며, 이는 개혁교회 신학의 통일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1646년 헝가리 개혁교회가 이를 공식 교리 교육 자료로 채택한 것은 그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유럽 개혁교회의 신학적 기초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바가 크다”고 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한 신앙 교육의 위기 속에서 요리문답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금 환기해야 한다며, 개혁주의 신학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교리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말했다.

◆ 교리 설교의 목적, 경건생활과 복음전도

이어 마지막 세 번째로 발제한 신호섭 목사는 현대 교회와 성도들이 신조와 교리를 경시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신 목사는 “오늘날 신자들조차도 신조와 교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일부는 교리가 한국교회 분열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혼란이 발생한 원인으로 “신학적 엄밀성을 배척하는 시대적 흐름과 ‘성경만 있으면 된다’, ‘예수님만 있으면 된다’는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꼽았다.

그는 “교리와 신조를 홀대하면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며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이 가르치는 원칙을 무시한 채 세상이 새롭게 정의하는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오늘날 시대적 상황이 사사 시대와 다를 바 없다며 “이런 현실 속에서 교리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했다.

신 목사는 교리 설교의 목적에 대해 “생명력 있는 경건 생활과 능력 있는 복음 전도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며, 기독교 신앙에서 교리와 삶을 분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교리 설교가 복음 전도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 속에서 교리를 통해 거룩의 열매가 나타나야 한다”며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말한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을 예로 들었다.

또한, 교회의 연합과 성도 간의 교제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회가 천국의 모습을 이루고, 예배를 핵심 가치로 삼으며, 성도의 교제가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교회의 증언을 강화하는 핵심적인 방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전달하는 교리 설교가 풍성하게 선포될 때, 한국교회의 강단이 더욱 성경적으로 변화되고, 교회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며, 성도들의 영적 생명력이 소생될 것”이라며 교리 설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행사는 이후 대담 및 질의응답, 기념촬영 순서로 모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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