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첫 공식 행보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I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번 만남이 AI 패권 경쟁에서 삼성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회동에는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진뿐만 아니라 설계자산 회사인 ARM홀딩스의 르네하스 CEO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기자들에게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삼성의 잠재적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이 협력해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미국 정부의 공식 지원을 받으며 AI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서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 간 AI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신흥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회동이 삼성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게이트는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718조 원)가 투자될 예정으로,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다.
손 회장과 올트먼 CEO는 AI 시장 선점을 위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오픈AI는 이미 UAE 기술 투자사인 MGX를 초기 지분 투자자로 확보한 상태이며, 추가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3자 회동은 1시간 넘게 진행됐으며, 손 회장은 회동 직후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며 "모바일 전략과 AI 전략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고 밝혔다. 삼성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앞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SK그룹의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세부사항이 결정되지 않았으며,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트먼 CEO는 한국 기업들이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협력의 핵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AI 단말기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AI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