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연금 확대하고 침신대 이사 파송 투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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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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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독교한국침례회 제113차 총회장 이종성 목사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 제113차 총회장 이종성 목사.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기침) 제113차 총회장인 이종성 목사(상록수교회 담임)가 후보였을 당시 공약했던 것들 중 중요한 두 가지는 총회 연금과 교단 신학교인 한국침례신학대학교(한국침신대)에 대한 것이었다. 총회 연금제도의 안전성 등을 강조하면서 교단 목회자들의 가입을 독려했고, 총회장이 그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한국침신대 이사 파송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약속했다. 총회장 후보로서의 공약과 정책 제시가 매우 구체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총회장이 된 이종성 목사를 만나 그것과 관련된 구체적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2017년 교단 연금재단 역사적 시작
5년 지나 33명 목회자들 최초 수급
가입자·수령액 증가 위해 노력할 것

-총회장 취임 후 약 2달이 지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십니까?

“대내외 일들로 정신없이 보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총회 각 기관들을 순방했고, 기관장들에게서 보도고 받았습니다. 교계 연합기관에서 맡은 자리에도 잘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공약했던 것들을 시행하기 위해 준비했던 기간이었습니다.”

-총회장 선거에 나서시며 강조하셨던 것 중 하나가 교단의 연금 문제였습니다. 이유가 있으셨나요?

“지난 2017년, 당시 총회장이셨던 유관재 목사님께서 제게 총회 연금재단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해 달라고 제안하셨습니다. 저 역시 그 취지에 공감했기에 함께 하기로 하고 재단 발족을 위한 연금위원회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전국을 돌면서 연금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렇게 연금재단 발족에 필요한 기초자금이 마련됐고, ‘은혜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에서 설립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교단 연금제도가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재단에 교단 목회자 907명이 가입하셨습니다. 그들이 낸 돈을 5년 동안 거치해두었다가, 이후 은퇴하시는 분들에게 20년 동안 매달 20여만 원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8월 최초로 33명의 수급자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연금제도에 불신을 갖는 목회자들도 많았습니다. ‘돈을 내고 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연금재단이 우리 돈을 제대로 관리할까’와 같은 불안 때문이었습니다. 급기야 연금의 지속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 제도를 멈추려는 시도들이 있다는 말도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출발부터 시작해 설계와 모집에 모두 함께 했던 제가 교단 총회장 선거에 출마하며 이 연금문제를 공약으로 내걸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연금재단이 발족하고 5년이 지나 실제 수급자가 나오자, 그것을 지켜본 목회자들이 조금씩 신뢰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연금 가입자를 늘리는 등 제도를 확대하고 월 수령액도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이 총회장은 지난 2017년 시작된 교단의 연금재단과 관련, 가입자를 늘리는 등 제도를 확대하고 월 수령액도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

-목회자 연금이 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대부분 목회자들의 은퇴 후 삶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은퇴 이후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단이 나서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연금입니다.”

침신대 이사 파송, 공감·동의 바탕으로
양질의 신학교육 위한 환경 마련해야
침신대 아끼는 목회자들 존재가 큰 강점

-후보 시절 또 하나 강조하셨던 것이 한국침신대 이사 파송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한국침신대를 포함해 오늘날 신학교의 상황이 매우 어렵습니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는 비단 특정 교단 신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초저출산에 직면한 대한민국에서 각 신학교들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또 이런 신학교의 어려움은 교단에도 영향을 미쳐 각종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궁극적으로는 다음세대와 인구절벽의 문제 등을 놓고 교회와 사회, 국가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각 신학교들도 양질의 신학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학교 시설을 확충하고,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일 등입니다. 제가 한국침신대 이사 파송의 투명성 등을 강조한 것도 이를 위한 학교의 안정된 운영을 위해서였습니다.

총회장으로서 이 일에 교단 구성원들과 토론하고 협의해 나가려 합니다. 총회장 한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이사 파송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학교가 안정 되어야 학생들도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고, 그래야 그들이 훗날 목회자로서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단에서 한국침신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한국침신대는 겉으로는 매우 열악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우 큰 강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저를 비롯한 교단의 많은 목회자들이 한국침신대를 많이 아낀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교단의 신학교를 지켜봅니다. 그래서 학교에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마치 자기 일인 양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가 흔들리면 교단이 흔들린다고 그들은 느낍니다. 학교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목회자들은 헌금을 하고 기도를 합니다. 저는 이것이 한국침신대의 매우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침신대 발전을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무엇보다 학교가 안정되어 좋은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교육부의 평가를 잘 받아야 하고, 시설도 확충해야 하며, 장학금을 많이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교수나 총장이 누가 되느냐 하는 것도 이런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단지 사람이 누구냐 하는 것은 제게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중직’ 목회자들 숨지 않게 교단이 도와야
선순환할 수 있도록 건강한 방향 제시 필요

이종성 총회장은 교단 신학교인 한국침신대에 대한 교단 목회자들의 애정이 크다며, 학교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들은 헌금을 하고 기도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한국침신대의 매우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이 총회장이 한국침신대 건물 앞에 서 있는 모습.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

-미래 목회 대안과 시급한 현안들에 대한 해결 방법을 연구할 ‘침례교 싱크탱크’를 만들 것이라고도 공약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 싱크탱크는 젊은 목회자들, 그 중에서도 소위 ‘이중직’에 있는 목회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교단이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또 이로 인해 교단도 함께 발전해 갈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현재 교단 젊은 목회자들의 절반 정도는 이중직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아직 이중직에 냉소적이고 그것을 터부시하는 분위기가 있어, 이를 의식한 이중직 목회자들이 스스로 숨어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교단적으로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이중직에 대한 건강한 방향을 제시해 교단과 함께 갈 수 있는 선순환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건강한 이중직이란, 사도 바울이 ‘전도’와 ‘선교’를 위해 ‘텐트 메이킹’(Tent Making)을 했듯이 목회자의 ‘일’ 또한 선교와 목회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칫 일이 우선이 되어버리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단 싱크탱크가 그런 건강한 사역의 모델을 제시하고, 여기에 젊은 목회자들이 동참하게 한다면 바람직한 미래 목회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다만 이는 당장 이뤄질 수 있는 사역은 아니기에 제가 총회장으로 있는 동안 그 기초를 놓고, 증경총회장이 된 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제113차 중점 사역은 CP협동운동

-제113차 회기 침례교단이 주력으로 전개하는 중점 사역은 무엇입니까?

“제일 중요한 것이 CP운동입니다. CP는 Cooperative Program, 즉 협동운동입니다. 미국 최대 교단이자 우리의 형제교단인 남침례회(SBC)가 이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CP운동은 교회연합운동으로서 교단에 속한 교회들이 성탄절 헌금을 모아서 이를 교단의 필요한 곳을 위해 사용하는 선교운동입니다. 이 밖에 ‘라이즈업 뱁티스트 기도운동’ ‘100만 뱁티스트 전도운동’도 교단의 중요한 사역들입니다.”

한국교회, 다음세대 문제에 우선 관심을
주일에 출산 강조하고 새 신자 전도해야
결국은 ‘기도와 말씀’ 기본이 가장 중요
각 교단들, 서로 구분 말고 힘을 모으자

-한국교회가 우선적으로 바라보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교회의 미래를 감당할 다음세대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로부터 질타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신뢰도 저하의 문자였죠. 그러나 지금은 ‘다음세대 절벽’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사회에서 비판을 받았던 것도 스스로 무언가 활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것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 바르지 못하게 비춰졌다는 것인데, 활동 자체가 없다면 그런 비판조차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일단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활동도 할 수 있고, 설사 비판을 받더라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다음세대가 점점 줄고 있는 지금의 한국교회 상황이 정말 큰 위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총회장은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문제에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교회 내 그 수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엘리야처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 해결을 위한 작은 구름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엘리야의 작은 구름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엘리야가 비를 내려달라고 간구했을 때, 작은 구름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엘리야는 그것을 기도 응답의 징표로 믿었습니다. 실제 큰 비가 내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한국교회에 그와 같은 조각구름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자면 우리가 엘리야처럼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교회들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주일예배 때마다 아이를 낳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전도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사실 교회가 성장하던 과거에는 특별히 전도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교회로 왔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관심은 그렇게 온 사람들을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에 있었습니다. 한국교회에서 ‘제자훈련’ 주목받았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양육보다 전도가 먼저입니다.

그리고 교회들이 문제 앞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교세를 정직하게 대면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각 교단들은 교세통계를 공개해 현재의 상황을 직시한 후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결국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기도와 말씀입니다. 문제를 놓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에서 길을 찾는 것입니다.”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한국에 여러 교단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교단의 구분보다 모두가 함께 가야 할 때라고 봅니다. 지금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힘을 모으고 연합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로 큰 위기가 닥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종성 목사는

한국침례신학대학교와 동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서남침례신학대학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기침 안산지방회장,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총동문회장, 기독교한국침례회포럼 사무총장, (재)기독교한국침례회 은혜재단 설계 및 설립허가 사무총장, 안산 상록경찰서 경목위원장, 기침 제100차 총회 서기·총회특별감사, 제108차 총회 제2부총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상록수교회 담임, 기침 제113차 총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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