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서·베드로서, 당시 동성애 문화 배격과 경건으로 재림 준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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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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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기천 교수, 5일 정년 퇴임 기념 강연서 밝혀
좌장 김철홍 교수(왼쪽)와 소기천 교수(오른쪽) ©장신대 성서학연구원

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소기천 박사의 정년 퇴임 기념 강연을 겸한 제115회 성서학연구원(원장 이은우) 심포지엄이 5일 오후 장신대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열렸다. 소 박사는 이날 2부 발제에서 ‘카이레인과 에로스테’라는 제목으로 퇴임 강연을 했다. 좌장은 김철홍 교수(장신대)가 맡았다.

소기천 박사는 “내가 해석의 주체가 돼서 본문을 해석하는 것이 고전적 성경 해석학이다. 그러나 제가 주장하는 해석학은 주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문이 나를 해석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는 실패했다. 언어의 문제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언어의 문제에만 머물러 있으면 자기 생각과 이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본문이 말하려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본문이 내게 말을 걸어오면 그것을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이 진짜 해석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어렸을 때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식하지 못했다가 이후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던 독일 해석학자 오스카 쿨만의 인식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헤겔 사상에 입각한 구속사적 관점”이라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나의 죄악을 대신 짊어지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이 진짜다. 이 때문에 나 또한 예수님을 위해 삶으로 예수를 증거 해야 한다”고 했다.

소 박사는 “1945년 이집트 나일강에서 콥트어로 된 ‘나그함마디 문서’가 발견됐다. 지금이 이것이 영지주의 문서라는 주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논박하기 위해 저는 1945년 콥트어로 된 ‘도마복음서’는 마가복음이 기록된 AD 70년에 쓰인 비영지주의 문서라는 주장을 담은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를 통해 콥트어로 된 도마복음서는 마가복음 등과 같은 전통 속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이어 “유다복음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방송사가 2017년 부활절에 의도적으로 공개한 책이다. 제자들이 알지 못한 비밀을 아는 유다는 예수의 구속사에 큰 공헌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유다복음서 저술 당시 영지주의 교단에서 나온 주장”이라며 “영지주의는 영혼과 육체를 분리하면서 영혼을 중시하고 육체를 부정하는 플라톤의 이원론에 입각했다. 이 때문에 초대 교부 이레니우스는 185년 경 ‘이단논박’을 저술하면서 영지주의를 이단으로 제거했다”고 했다.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노형구 기자

그는 또한 “저는 초기교회의 정통성이 유대 그리스도교에 있다고 본다. 때문에 유다서와 베드로전후서를 통해 그 내용을 주장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그중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유다서 7절이 ‘소돔과 고모라와 그 이웃 도시들’의 사건을 언급했던 것”이라며 “이 본문은 창세기에서 롯의 집을 방문한 남자천사들과 히브리어로 ‘야다’(상관)하려고 한 남성들의 동성애 죄악을 예로 들며, ‘그들과 같은 행동으로 음란했다’고 지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본문은 그 도시에 살던 남자들은 여성과 결혼하기보다는 동성애의 쾌락을 찾아 ‘다른 육체를 따라가다가 영원한 불의 형벌을 받았다’(7절)고 증언했다. ‘다른 육체’는 남녀의 결합을 버리고 동성애의 상대인 성인 에라스테스와 미성년 에로메네스를 따라간 죄악을 말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유황과 불로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셨는데(창 19:24), 이는 다가올 영원한 불의 전조”라고 했다.

소 박사는 “유다서는 베드로전후서와 깊은 연관이 있다. 베드로전후서를 수신한 소아시아 지역의 나그네들은 바울을 통해 개종한 사람들이다. 마가는 바울의 선교여행에 동참한 후 이집트 지역에 내려가서 알렉산드리아와 카이로에 복음을 전하게 됐을 때, 베드로를 초청해 베드로전후서를 기록했다”고 했다.

이어 “베드로는 메시아로 오신 예수를 거부하고 있는 유대인들을 향해 초림하신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것에 대한 열렬한 소망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며 “베드로후서는 동성애의 쾌락과 부도덕한 행위로 이끄는 유대 거짓 교사들에 대한 경고다. 즉 재림이 지체되는 상황을 악용해 아예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강변하면서, 현실에서 쾌락을 누리면서도 금욕을 실천하는 것처럼 자신을 위장하는 자들을 반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지중해에 널리 퍼진 그레코-로만 문화를 수용하면서 동성애에 깊이 빠진 자들을 경계하기 위해 저술된 베드로후서는 이처럼 디아스포라 유대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베드로후서는 그래서 유다서를 참고해 당시 유대 그리스도인을 향하여 거룩한 삶을 회복하고, 그리스도의 재림을 준비하며 합당하고 경건한 생활을 할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소 박사는 “당시 유대 거짓 교사들은 동성애의 쾌락에 빠지면서도 윤리적 자유를 외치면서, 동시에 금욕을 표방하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였다. 동성애에 깊이 빠져 허우적거리는 유대 거짓 교사들이 외치는 ‘자유’란 썩어질 것에 다름 없기에, 그리스도인은 육신의 장막과 함께 썩어질 것에 참여하는 심판받는 어리석음에서 속히 벗어나야 함을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신약성경이 기록되던 때에 동성애는 로마 사회에 만연했다. 동성애 행위를 우상숭배로 조장하는 일이 흔했다. 그리스 문화를 계승한 로마 남성들은 대부분 청소년기 미소년과 동성애 관계를 맺으면서 후원했다. 그래서 성인 남성과 미소년의 동성애는 문화로 자리를 잡고 사회의 통과의례가 됐다”고 했다.

소 박사는 “오늘의 제목인 ‘카이레인’(행 15:23, 안녕하세요)과 ‘에로스테’(행 15:29, 안녕히계세요)는 유일하게 사도행전 15장에만 나오는 단어다. 헬라 서간 문학의 시작과 끝을 표시하는 상징이다. 이는 바울서신, 공동서신 등에 나오지 않는 단어다. 특히 당시 황제가 칙령을 보낼 때 사용됐던 이 단어가 왜 사도 총회의 결의 사항을 전달하면서 사용됐을까”라며 “그 이유는 이방인들 사이에 만연된 동성애를 우상숭배로 연결되는 악덕이라는 사실을 황제의 칙령처럼 말해 그 파급효과를 발휘하면서, 기독교적 신앙의 가르침을 통해 강력히 경고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도행전에서 세 번(행 15:20, 29-30; 21:25)이나 반복하며 같은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이방 그리스도인들에게 회개하고 새로운 그리스도의 신앙생활을 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해당 본문은 당대와 같이 문화적 타락이 만연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노형구 기자

앞서 1부 예배에서 노영상 목사(전 호남신대 총장)는 ‘여호와는 나의 능력과 찬송과 구원’(시편 118편 13-16절, 28-29절)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인생은 긴 항해와 같아서 힘들고 공포스런 날이 있으나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어려울 때 하나님께 간구하면 응답하신다”며 “본문의 17절에선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의 은혜를 선포하리로다’라고 나온다. 은퇴 이후엔 감사할 일들이 많다. 지나온 순간 힘든 일 있을지라도 지금 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혜”라고 했다.

이날 2부 소기천 박사 퇴임 강연에 이어 3부 축하순서와 4부에는 김문경 교수(장신대 신약학)와 소기천 교수와의 대담이 열렸다.

#소기천교수 #퇴임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