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위해서

오피니언·칼럼
칼럼
신성욱 교수(아신대 설교학)
신성욱 교수

과거 우리 어릴 때 비해서 요즘 우리는 너무도 시끄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어린 시절엔 TV도 없었고 휴대폰도 컴퓨터도 없었다. 전자오락기나 게임기나 노래방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 시절에 살던 우리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 하지만 요즘 우리는 정말 시끌벅적한 시대에 살고 있다. 집안에서는 물론 집 밖에서도 시끄러운 소리들을 너무도 많이 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소중한 것들을 취할 때가 많다. 특히 하나님과의 만남과 교제는 홀로 있을 때 쉽고도 깊게 이루어진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고독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TV나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으면서도 우리의 영혼은 갈증에 허덕일 때가 많다.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과의 관계 결핍으로 인한 고독이다. 우리 속에는 하나님 외에는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이 있다.

그 공간은 오직 하나님으로만이 채울 수 있고,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우리 속에 가득한 영적인 공허함이 해결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교제와 만남이 필요하다. 이 분주하고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어떻게 하나님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만남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한 개인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질문이다. 로렌스 형제(Brother Lawrence)로 알려진 로렌의 니콜라스 헤르만(Nicholas Herman of Loraine)의 삶을 배워보자.

17세기에 살았던 그는 30년 전쟁 때 간첩 혐의를 받아 18세의 나이로 구금된다. 그리고는 교수형의 위험에 처하지만 자신이 무죄임을 선언하고 가까스로 무사히 풀려난다. 당시 부상으로 병역마저 취소되면서, 그는 이러한 전쟁 경험을 계기로 그리스도께 자신의 삶을 드리게 된다. 그리고 카르멜 수도회(Carmelite monastery)에 들어가 평신도 수사가 되면서 비로소 ‘로렌스 형제’로 불리게 된다.

처음에 그가 한 일은 다른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부엌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매 순간마다 하나님 임재 가운데 거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즉 걸어 다닐 때나 이야기할 때나 하루 종일 하나님과 함께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 같은 결심 후 찾아온 마음의 변화를 그는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그 때까지만 해도 항상 불안했던 마음이 갑자기 사라지고 심오한 내적 평안을 경험하게 되었다.”

<하나님 임재 연습>(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은 그의 편지들과 회상들을 엮은 모음집으로 17세기 말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책 속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게는 일하는 시간이나 기도하는 시간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달그락거리며 설거지를 하던 시끄러운 부엌에서도… 마치 성찬식에 참여할 때처럼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큰 평안 가운데 거할 수 있었다.”

그는 아홉 번째 편지에서, 하루 종일 우리의 모든 기도와 생각, 행동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도록 다음과 같이 권면한다.

“하나님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도움 없이는 삶 속에서 도사리고 있는 여러 가지 위기들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님과 동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기도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을까? 먼저 ‘하나님을 자주 생각해야 한다.’ 이처럼 그분을 자주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곧 ‘이것이 거룩한 습관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내가 아는 한 최선의 방법이자 가장 쉬운 방법이다. 나는 이 방법을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기 전에 이 방법을 먼저 실천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 우리는 그분을 자주 생각해야만 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하게 될 때 우리는 더 많이 그분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보물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보물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다는 말이 와 닿는다. 하나님이 우리 최상, 최고, 최대의 보물이라면 그분에게 늘 우리의 마음이 가 있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또 한 사람의 글이 마음을 울린다. ‘세계 문맹퇴치 선교회’(World Literacy Crusade)를 설립하여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외교 정책에 적잖은 영향력을 끼쳤고, 매순간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분으로 충만한 삶을 살고자 했던 프랭크 로바크(Frank Laubach)라는 사람의 글인데, 하나님의 임재를 기뻐하기 위해 간절한 열망을 담아 쓴 소중한 내용이다.

“하나님, 올 한 해에도 모든 순간을 당신께 드리길 원합니다. 제가 깨어 있는 모든 순간마다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하시는 것을 직접 적어 보겠습니다. 제게 지시하신 모든 말씀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과 다른 모든 것들을 통해 가르쳐 주신 당신의 언어를 잘 배우겠습니다. 피조세계의 아름다움, 곧 노래하는 새들과 시원한 바람 가운데 주님은 당신의 언어를 담아 두셨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희생과 눈물, 그리고 그리스도를 닮은 얼굴빛을 통해 당신은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결심대로 살기 위해 그것이 어떤 것이든 걸림돌이 되는 모든 것들은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매순간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모든 것들은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깨우친다. 내가 포기해야 할 것들을 적어보자.

‘전화, 인터넷 검색, 지인들과의 만남, 강의, 책읽기, 글쓰기, 설교, 세미나’ 등등이다.

이 모두는 내게 있어서 직업적으로 필수적인 것이고, 세속적이지 않고 영적으로 유익을 주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로 인해 하나님을 만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서 영적으로나 육적으로 무기력하고 피곤에 시달린다면 하던 일들을 줄여야 함이 옳다.

아무리 소중한 일이라 해도 ‘우선권’(priority)의 문제가 있다.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매순간 하나님과 교제하고 대화하고 만나는 것이다.

유명한 부흥사 김익두 목사님은 언제나 왼손을 꽉 쥐고 다니셨다 한다. 왜 그렇게 다니냐고 사람들이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언제나 하나님 손잡고 동행하기 때문에 늘 이렇게 왼손을 쥐고 다닌다오!”

하나님과의 교제를 위해 우리가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소중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런 신앙의 선진들이 남긴 말과 행동들을 참조하여 하나님과의 교제가 깊어지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