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하기 힘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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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서병채 총장
얼마전부터 코칭이라는 얘기가 많이 대두하면서, 그 분야에서 꽤 발전된 것이 사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코칭훈련을 받아 본 적은 없다. 그러니 공식적으로 코칭할 수 있는 자격증도 받아본 적이 없다. 다만 그냥 개인적인 경험으로 그 방면에 관심을 두고 있는 터이다. 나는 얼마 전부터 안 고쳐지는 사람에 대해 매우 괴로워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마침 코칭에 대한 자료를 보게 되었다(Marshall Goldsmith, p. 48-49).

우선 코칭을 받아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바꾸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것은 좀 가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들은 변화되기 어렵다. 한 두 번 하다가 포기하는 것은 너무 하지만 수십 번을 얘기하고, 마음에 고통도 많았지만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직장에서 상사일 수도 있고, 아래 사람일 수도 있고, 또 동료일 수도 있겠다. 그런 사람들을 고치려고 계속 시도하다가는 결국 나 자신이 감당 못하는 문제에 부닥치는 꼴이 되고 만다.

나도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 있는데, 어느 시점에 가서는 포기하는 것이 지혜롭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떤 문제들은 너무 깊고, 또 조직적으로 기능적으로 이상해서 사역 자체나 조직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수년 뒤에나 발견하게도 된다.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의 리더십에 대한 모든 환상을 떨쳐내면서 결국은 해결하기 힘든 문제라고 결론 내리기도 한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바꾸어 주기 힘들다. 우리는 변화에 관심이 없는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성공한 어른들의 행동을 바꾸어보려고 할 때가 가끔 있다. 더구나 가정에서도 배우자나 자녀를 바꾸어 보려고 할 때가 있기도 한데 잘 안 된다. 바뀌어지는 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tv 등도 보면 그런 예들이 종종 나오곤 한다. 포기라는 말은 좀 이상하지만 결론은 그렇게 나고 만다. 부보님에 대한 것, 학교 선생님, 병원에서 환자와 의사의 관계, 젊은 엄마들, 형제·자매들끼리, 청소년 자녀, 친척과의 관계, 목회자들끼리.

그 사람들이, 상대방이 바꾸어지는 데에 관심이 없다면 굳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잘못된 방향으로 전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바꾸려는 시도는 무리한 것 같다. 만약 그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우리의 할 일은 그들이 빨리 조직을 떠나도록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의 직장이나 사역에 안 맞는데, 겨우 버티고 있다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바꾸어주기 힘들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그들이 잘못된 회사에 다닌다고 느낀다. 아마 그들은 자신들이 다른 일을 할 운명이라고 믿기도 하거나 아니면 자신들의 기술이 오용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아니면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직감적으로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오늘 우리회시가 문을 닫으면?”이라고 물어보면 좀 지나친 건가? 그들은 아마도 놀랄 것이다.

본인은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생각을 바꾸어 주기가 힘들다. 어떤 사장이 직원들의 사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본인은 재미있는 그 사업이 번창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싫은 사람들은 떠날 것으로 생각했다. 월급을 올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긴 한데 그것은 정말 싫었다. 그만두게 해야겠다고 여러 가지 궁리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정말 바꾸어 주기 힘들다. 오히려 시도하는 우리를 바꾸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안 되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너무 쉽게 단념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인간관계에서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롭다고 본다.

#서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