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교부 에프렘이 한국교회에 주는 도전 다섯 가지

서원모 교수, 한국교회사학회 154차 정기학술대회서 강연
한국교회사학회 제154차 정기학술대회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기념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사학회

한국교회사학회(박형신 회장)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소재 성락성결교회(담임 지형은 목사)에서 ‘시리아 동방교회와 기독교 영성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제154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원모 교수(장신대)가 ‘사역자의 경건-시리아 교부 에프렘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서 교수는 “아시아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아람·시리아 그리스도교로부터 시작했고, 에프렘(Ephrem, 시리아에서 활동한 초기 기독교의 은수자, 부제, 신학자, 기독교 시인, 성가 작가)은 최초의 대표적인 아시아 신학자라고 생각한다”며 “아시아 신학의 역사는 에프렘으로부터 출발할 수 있으며, 에프렘은 여러 가지 면에서 오늘날 우리에게도 새로운 도전을 줄 수 있는 신학자”라고 했다.

이어 “먼저, 에프렘은 교회를 위해 시와 찬양을 소통의 수단으로 삼았다. 가무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과 ‘경배와 찬양’이 보편화된 한국교회에게 에프렘은 매력적인 고대 교부로 인식될 수 있다”며 “에프렘처럼 우리는 찬양의 호소력과 힘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에프렘은 찬양시를 신학적 차원까지 승화시키고 시가를 매개로 고도의 신학을 전개했다면, 한국교회에서는 찬양과 신학의 간극이 크다고 여겨진다”며 “에프렘에서 나타나듯 신학자가 시인이 되고 작곡자가 되며, 음악가가 신학자가 될 때, 신학이 시가라는 소통 방식을 발견할 때, 한국의 신학이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두 번째로 에프렘은 자연과 성경과 성례를 하나로 엮는 상징신학을 전개했다”며 “예형과 상징으로 하나님의 신비를 탐구하는 그의 방법론은 상징적 언어가 재조명을 받는 포스트모던 혹은 탈근대를 주장하는 시대적 흐름과 맞아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대에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무미건조하게 사상을 전달하기보다는 예형과 상징, 역설과 대비 등 다채로운 수사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마치 마음속에 그림을 그려주듯 진리를 소통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에프렘처럼 자연과 성경과 성례, 구속사 전체를 통합적으로 제시할 때 더욱더 풍성하게 그리스도교 신앙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세 번째로 에프렘은 세례 신앙과 예식을 가르치고 성례의 의미를 해설하는 신비 전수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했다”며 “정통신앙을 담은 찬양을 작곡하고 성가대를 통해 예배 시간에 정기적으로 세례교육과 신비 전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에프렘은 교회의 신앙을 성경적·예식적·영적으로 형성하도록 도왔다”고 했다.

이어 “한국 교회는 성례전이 약화되어 있고, 신앙의초점이 불분명하다고 느껴진다. 세례 안에 그리스도인의 모든 신앙과 삶이 녹아 있고, 세례의 의미와 세례 언약의 갱신이 예배에서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더 나아가 성례에 대한 관심은 물질세계와 일상을 종말론적 실재와 연결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네 번째로 에프렘은 날카로운 역사인식을 지니고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려고 했다”며 “에프렘이 로마-페르시아 전쟁에서 자신이 겪은 역사적 사건을 신학적 주제로 삼고 찬양을 작곡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또한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예언자적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 돌아가도록 회개를 촉구한 일도 우리 마음속에 깊이 새겨야 한다”며 “에프렘은 신학의 의미가 무엇이고, 지금 이 시점에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또 예언자와 같은 뜨거운 열정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로 오늘날 한국에서 이단의 심각성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에프렘도 수많은 이단에 둘러싸이고 정통파가 다수를 점하지 못하고 소수파인 상황에서 사역했다. 에프렘은 이단자들이 사용하는 찬양의 형식을 가져와 정통신앙을 담아 보급했다. 에프렘의 활동은 당시 이단자들을 물리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어 “요즘은 신천지와 같은 이단이 적극적으로 선전 공세를 하고 신학 논쟁을 요구하는 상황이 되었다”며 “신학자들도 한국교회 이단 문제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교회를 이단으로부터 보호하고, 아니 이단에 빼앗긴 교인들을 다시 찾아오도록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에프렘의 신학과 사역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목회와 선교를 새롭게 하고 사역자의 신학, 사역자의 경건을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특별대담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최형근 교수, 벤 토레이 신부. ©한국교회사학회

이후에는 ‘동방교회(Church of the East)의 현재와 과거’라는 주제의 특별대담이 진행됐으며, 최형근 교수(장신대)의 사회로, 벤 토레이 신부(예수원)가 대담자로 나섰다. 그리고 이어 김칠성 교수(목원대)의 연구윤리교육과 ‘원대(元代) 경교(景敎) 유물 전시회’라는 제목의 김규동 교수(광신대)의 유물 전시회 해설이 있었다.

이어진 분과별 논문 발표에는 △양정호 교수(장신대)가 ‘노르위치 줄리안의 영성 신학: 사랑의 계시에 나타난 이성과 감성의 상관관계로 본 감성의 신학’ △박정근 교수(계명대)가 ‘독일 경건주의와 신학교육의 변화: 슈페너의 「경건한 소망」(Pia Desideria, 1675) 그리고 「신학연구의 방해요소에 관하여」(Deimpedimentis studii theologici, 1690)를 중심으로’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한편, 한국교회사학회는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와 협력하여 루터와 종교개혁 연구를 활성화하고, 그 결과물을 널리 소개하여 학계와 교회에 기여하기를 소망하며 ‘마르틴 루터 학술상’을 제정했다. 연 회기 내 「한국교회사학회지」에 게재된 루터 및 종교개혁 분야 연구 가운데 우수한 논문을 선정한다. 1년차 학술상은 오는 2023년 6월 총회에서 시상하며, 대상은 「한국교회사학회지」 2022년 9월호, 12월호, 2023년 5월호에 게재된 루터 및 종교개혁 분야 연구논문 가운데 우수한 논문을 심사하여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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