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필요없다’ 판단 방일 취소… 중국식 발전노선 지향”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wiki

얼마 전 방한했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한 것은 왕세자 본인이 일본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보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대신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일부터 예정됐던 왕세자의 일본 방문이 돌연 취소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회담이나 비즈니스 회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방문을 이틀 앞두고 갑작스런 '계획 변경'으로 취소됐다.

인도네시아, 한국, 태국 순방 후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한 빈 살만 왕세자의 모습은 20일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볼 수 있었다.

닛케이는 "진언할 수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왕세자 자신이 이번에는 (일본을)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닛케이는 "2018년 벌어진 정부 비판의 기자 살해사건 연루가 의심되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을 입장이 완전히 바뀌어, 원할 때 좋아하는 인물과 만나기로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한 입지를 손에 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반체제 인사이자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서방의 의심을 받고 있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혼인신고 위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지만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살해당했다. 사우디는 암살 가담자들을 처벌했지만 미 중앙정보국(CIA)은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지시를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닛케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야기한 세계 에너지 위기와 물가 급등은 중동 지정학에 뜻밖의 변화를 가져왔다"며 "사우디아라비아가 막대한 석유수입과 잉여생산능력으로 석유시장 지배자로 돌아왔다. 경제 외교에서 위상을 높여 실세 무함마드 왕세자는 강권적 통치에 자신감을 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기다린 왕세자의 개혁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사우디가 접근하는 곳은 중국이다. (사우디 현지에선) 많은 중학교에서 중국 파견교사가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어 전략적 협력관계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왕세자는 탈석유의 장기적 과제와 일부 불만을 뒤로하고 중국식 민주화 없는 발전 노선을 따라간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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