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복된 앞날과 내일의 소망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말씀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어기고 죄를 범하였습니다. 또 말씀에서 하라 하는 것을 하지 않는 죄도 범했습니다.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는 금지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죄도 엄청납니다. 하지 말아야 하는 잘못을 할 때 용서를 구합니다. 마찬가지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잘못을 할 때도 용서해 주옵소서. “기도시간에 복을 주시네. 곤한 내 마음속에 기쁨 충만하네.” 부자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잘못을 했습니다. 아주 호화롭게 살았습니다.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롭게 즐겼습니다. 날마다 사치스럽게 즐기면서 잔치를 열었습니다.

부자는 죽은 다음에 뜨거운 불구덩이 속에서 물 한 모금을 구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는 계명을 생각해 봅니다. 계명은 앞선 엿새 동안 힘써 일을 하라고 명하십니다. 그런데 일해야 하는 엿새도 매일 호화롭게 즐겼습니다. 이 사람 문 앞에 거지 나사로가 있었습니다. 나사로는 부스럼 투성이 몸으로 부잣집 문 앞에서 구걸하는 신세였습니다. 매일 얼굴을 마주 했겠지만 물 한 모금, 음식 부스러기 한 줌의 나눔이 없었습니다. “얘야, 되돌아보아라. 네가 살아 있을 동안에 너는 온갖 호사를 다 누렸지만, 나사로는 온갖 괴로움을 다 겪었다.”(눅16;25) 부와 재물을 현재를 위해서만 아니라 앞날을 준비하는 데 사용하게 하옵소서.

우리의 재능, 몸과 마음, 우리의 삶 전체가 이웃과 나누며 앞날을 준비하는 것이 되게 하옵소서. 나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정을 나누는 삶! 오늘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준비하는 삶! 특별한 강조나 요구가 없더라도 마땅히 행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자와 같은 형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때로는 성가시고 귀찮기도 하고 또 잊어버리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복된 앞날과 내일의 소망을 원합니다. 이런 귀찮아하는 장애물을 걷어내게 하옵소서. 잊어버리고 싶은 걸림돌을 치워버리게 하옵소서. 마땅히 행할 일을 충실하게 감당하게 하옵소서. 소망이 가득한 삶, 복된 내일을 준비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361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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