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의 월간모임 ministerium

오피니언·칼럼
칼럼
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서병채 총장
목회자들이 월간이나 격월간이나 정규적으로 모이는 것, 즉 목회자들의 모임을 용어상으로 ministerium(미니스트리엄)이라고 한다. 이것은 에베소서 4장 11~12절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신도목회의 핵심개념이다. 1970년대 루터교 신학자인 오스카 퓨케트는 ‘모두가 사역자이다’(Everyone a minister, by Oscar E. Feucht)라는 책을 썼는데, 이는 목사나 평신도나 “그리스도를 마음속에 모시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사역자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복음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또한 사역을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하였다. 당시에는 꼭 목사만이 사역자라고 여겨져 왔기 때문에 평신도들에게, 특히 목사들에게는 큰 충격을 주었다. 나도 목사님들과 대화를 해보는 가운데, 그분들 말씀이 다 좋은데 평신도를 동역자로 받아들이기는 아직 불편하다고들 했다. 평신도는 아직도 한수 아래라는 생각들이 지배적인 시대였다. 어쨌든 오스카 퓨케트는 그런 개념에서 새로운 용어인 ministerium을 강조했다. 즉 교회는 목사와 온 성도들이 함께 모인 그룹인 ministerium이라는 것이다. 즉 주일날에 모인 온 성도는 전교인을 둘러보면서 “우리는 담임목사님과 함께 사역 팀이다, ministerium”이라고 외쳐야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목회에서 동역자’라는 개념으로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미국 샌디에고의 스카이라인 감리교회의 목사였던 제임스 갈로우 박사는, “목회에서 동역자(Partners in Ministry)” 라는 책을 쓴 것으로 유명해졌는데, 그는 뉴저지의 Drew University에서 Ph.D논문을 존 웨슬리를 연구로 썼기에, 그것을 중심으로 책을 만들어 출판하게 되었다. 그는 그 책에서 목회자와 평신도는 사역에서 동역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미국 전역에 목회에서 동역자라는 신선한 개념을 주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알라바마에 프레즈 감리교회가 있는데, 주일학교가 제일 많이 모이는 것으로 이름 나 있다. 교인은 6천 명에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4~5천 명이 된다고 한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였던 존 마티슨은 몇 년 전에 그 해의 제일가는 목회자로 선정된 바도 있다. (미국 교회는 매년 마다 “그해 목회자”를 선정하여 발표하는 것 같다). 나는 그 교회 자체 내 컨퍼런스에 참석하고자 몇 번 갔었는데, 매년 마다 총 주제는 “Everyone in the ministry”로 전교인이 사역에 동참한다는 개념으로 매년 대회를 하면서 목회에서 동역을 꾀하는 것이었다.

목회에서 동역자라는 개념은 참 좋은 것이다. 서울 시내에 있는 강남의 한 교회는 ‘제자화’로 유명한데, 이 사역 패러다임은 한국교회와 더 나아가 아시아 교회에도 많이 알려졌다. 그런데 얼마 전 부터는 “목회에서 동역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고 들었다. 제자화를 하지만 결국은 ‘목회 동역자’로 격상되는 것이라 보여 진다.

20여년 전에 분당의 할렐루야교회에서 평신도목회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는데, 그때 주강사는 옥한흠 목사님과 김상복 목사님이셨다. 옥한흠 목사님께서는 ‘평신도를 깨운다’(Called Awaken Laity)라는 책을 쓰셨기 때문이고, 김상복 목사님은 ‘평신도목회연구원’(Lay Ministry Academy)을 운영하고 계셨기 때문이었다. 결국 두 분 다 강의 방향은 “평신도를 목회의 동역자”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피동적으로 소비자로만 알려져 왔던 평신도들이, 주님께서 주신 사역을 하면서 담임목사님과 동역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 이후로 한국교회는 평신도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많은 변화와 함께 성장을 가져온 것이니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목회자와 평신도 양쪽은 함께 목회와 사역에서 좋은 팀 ministerium이 되는 것이라고 한 번 더 상기해본다.

#서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