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겹쳐 관심 벗어난 포항지역 피해... '전국 최대 규모' 집계

11일 오후 6시 현재, 전국 사망 11명 중 9명
지난 6일 힌남노 침수피해로 주민 7명이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오천읍의 한 아파트 입구 도로에 사고 후 5일이 지난 11일 오후 피해 차량들이 방치돼 있다. ©뉴시스

지난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전국 최대 규모로 알려진 경북 포항의 피해 실태가 정부의 잠정 집계 결과,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포항시와 관계기관 등으로부터 입수한 행정안전부 집계 자료(11일 오후 6시 현재)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전국에서 사망 11명, 실종 1명, 부상 3명 등 모두 1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포항 9명, 경주 1명, 울산 1명 등 11명으로 포항이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피해사실이 확정된 이재민은 전국 30세대 65명 가운데 포항은 27세대, 61명으로 각각 90.0%, 93.8%를 점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주택 파손과 침수 피해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재민 수는 계속 증가할 예정이다. 현재 구호 중인 전국 미귀가 가정 191세대, 253명 가운데 포항은 162세대, 214명으로 84.8%, 84.5%를 차지하고 있다.

시설과 재산 피해는 정부와 포항시의 집계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광범위한 피해를 입은 포항의 경우 응급복구 현황은 전국에 비해 매우 낮은 비율이다.

전국 사유시설은 주택 전파 12, 반파 91, 주택 침수 3513, 공장상가 침수 등 모두 7498건 가운데 2918건(38.9%)의 응급복구 가 완료됐다. 공공시설은 도로 교량335, 하천 소하천 210, 어항 항만 49, 상 하수도 28 등 모두 2779건 가운데 2335건(84.0%)이 완료됐다.

이에 비해 포항시 집계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현재 도로 교량 443 등 공공시설 1943건, 주택 8500 등 사유시설 12263건 등 총 14203건 가운데 공공과 사유 시설은 각각 42.9%, 7.9%가 복구됐다.

포항의 이 같은 심각한 피해실태에도 불구하고 태풍이 지나간 뒤 복구 시기가 추석 연휴와 겹치면서 전국적인 관심은 이재민들의 기대와 달리 다소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 이를 반영하듯 성금 기부 실적도 저조하고 민간자원봉사 참여자 수도 초기에 비해 다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재해구호단체 관계자는 "태풍 피해 직후 추석 연휴가 이어져 포항의 피해가 전국에 제대로 알려져 국민의 관심과 지원을 모으는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특히 지난달 8일 서울 강남 등이 포함된 중부권 수해 피해 당시 성금 모금에 적극 동참한 기업들의 참여도 이번에는 재난이 1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등의 영향으로 인해 매우 저조한 편"이라고 밝혔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부권 호우 피해를 계기로 지난달 8일 시작된 호우 및 태풍 의연금 모금 결과, 전국재해구호협회 273억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98억원 등 지난 1개월여 동안 총 371억원이 모금됐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관계자는 12일 "태풍은 지나갔지만 큰 피해를 입은 포항 시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은 여전해 안타깝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호우 모금이 법정 의연금 지급 상한액에 못 미치고 있는데 연이어 태풍 피해가 커서 어려움이 크다. 그동안 기부해주신 기업과 국민들께 송구하지만 포항의 어려움에 관심과 동참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에 따라 지난 7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일정으로 포항시민들로 부터 재난피해를 접수받은 결과 11일 오후 5시 기준 사유시설 피해 6567건이 접수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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