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꽃은 씨앗에 들어와 있습니다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하나님을 믿습니다. 두렵고 떨림 가운데서 제 삶을 받아들일 그때 성령님으로 충만하게 하옵소서. 하나뿐인 사랑조차 고단하고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한 송이 꽃 더디 피어도 좋습니다. 목마르지 않을 지혜의 샘 하나 가슴에 지니고 주님 곁에서 쉬고 싶습니다. “밤낮 자고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그 씨에서 싹이 나고 자라지만, 그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를 알지 못한다.”(마4:27)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습니다. 씨앗에서 열매를 맺게 하는 일을 땅이 합니다. 하나님 나라가 여기 세상에 오게 하옵소서. 하나님 나라를 우리가 건설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 되어서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 저는 하나님의 나라가 오기를 기도드릴 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여기서 하나님의 생명을 갖지 못하면 미래의 생명도 찾을 수 없습니다. 겨자씨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작지만, 자라면 새들이 깃들 정도로 크게 됩니다. 아주 작은 씨앗에서 커다란 나무가 나왔습니다. 마지막 나팔이 울릴 때, 미처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그렇게 될 것입니다. 나팔 소리가 나면, 죽은 사람은 썩지 않을 몸으로 살아나고, 우리는 변화할 것입니다. 구합니다. 찾습니다. 문을 두드립니다. 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꽃은 씨앗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 안에 이미 하나님 나라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꽃이 씨앗 안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씨앗 속에 꽃이 존재하지 않지만, 다시 씨앗을 봅니다. 어린이의 미래가 오늘 미숙한 어린이 안에 숨어 있습니다. 삶을 새로워지게 하옵소서. 지금 여기서 하나님의 미래를, 자유와 평화를, 기쁨과 안식을 내다보게 하옵소서. 씨앗과 같은 세상을 살면서 답답한 일이 없을 수 없습니다. 재미없고 짜증 나는 일도 많습니다. 씨앗 같은 제안에 하나님의 생명이 숨어 있습니다. 그 생명을 신앙 안에서 갈망하면서 배워나가게 하옵소서. 하나님 나라의 기쁨과 평화가 제 영혼을 강렬한 빛으로 가득 채워주옵소서. 그렇습니다. 이 세상이 이미 꽃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여 주옵소서. 황홀한 꽃 한 송이 더디 피워도 좋습니다. 저를 데려가 주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581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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