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가 이끄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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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우리의 참된 예배를 받으십니다. (5) (사사기)

가진수 교수
사사기는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수아의 인도아래 가나안 땅을 정복한 다음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시작합니다. 하나님이 선택하신 이스라엘 백성들은 비록 약속의 땅에 살고 있지만 가나안 족속을 몰아내지 않고 이교도와의 타협을 통해 오히려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리는 행동을 했습니다. 더욱이 하나님께서 십계명을 통해 정해놓으신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가장 큰 계명을 어겼으며, 가나안 족속들과 결혼했을 뿐 아니라 이들이 믿는 이방신들을 섬기기까지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축복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죄에 빠졌습니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이스라엘은 사사 시대에 왕이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신정국가로 왕과 하나님을 동일시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가장 이상적인 나라인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의 신성한 왕을 잊어버리고 이교도의 신들을 섬겼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 안전과 보호를 거두셨으며 결국 이방 왕의 통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고뇌에 신음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들의 압제자들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사사를 세우셨습니다. ‘사사’의 히브리어는 ‘쇼페팀(shophetim)’으로 이 말의 뜻은 ‘지도자’또는 ‘재판관’을 의미합니다. 사사기에는 12명의 사사가 등장합니다.

우리는 자녀들이 잘못했을 때 사랑하기 때문에 용서합니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사랑의 원리입니다. 사랑의 힘은 다른 사람들의 과거 아픔이나 실패로 인한 낙심 그리고 깨진 신뢰까지 회복시킵니다. 사사기는 하나님의 이와 같은 사랑을 보여줍니다. 애굽에서 가나안 땅으로 새롭게 들어가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반복해서 하나님과의 신뢰를 깨뜨렸습니다. 그리고 지도력의 부족으로 백성들은 각각 자기의 뜻에 따라 옳은 대로 행했습니다(삿 21:25).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족속들과 결혼하며 그들의 신들을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자비의 하나님은 그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수없이 변함없는 은혜로 다가가셨고 그들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할 지도자 웃니엘을 세워주셨습니다(사사기 3:9, 15, 4:3, 10:10-16).

그리고 또 다시 부르짖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요구로 에훗을 세워주셨습니다. 에훗은 이스라엘과 영토 문제로 대립한 모압 왕 에글론을 혼자서 죽였으며, 이로 인해 80년 동안 평화가 찾아왔습니다(삿 3:15). 그리고 사사 에훗 이후에 삼갈이라는 사사를 통해 소 모는 막대기로 블레셋 사람 육백 명을 죽였고 이스라엘을 구원했습니다(삿 3:31).
사사기 4장에 등장하는 여성 사사이자 예언자인 드보라(Deborah)는 주님께 순종했으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군대장관인 바락을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바락과 함께 가나안 왕 야빈과 그 군대 장관인 시스라를 물리쳤습니다. 그녀는 바락이 머뭇거릴 때 직접 전쟁을 이끌 정도로 용감했으며, 이는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드보라는 하나님을 따르는데 있어서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단호했습니다. 드보라는 군사 지도자로서뿐 아니라 영적 지도력 또한 동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야빈 왕을 대적하는 전투가 승리하자 드보라와 바락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으며 이는 하나님 한분만이 승리의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보라는 예배자로서 하나님의 음성 듣는 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드보라를 통해 승리케 하셨을 때, 드보라는 즉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우리 역시 삶에서 하나님께서 이끌어주시고 함께해주실 때마다 드보라와 같이 즉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려야할 것입니다.

사사기 6-8장에 등장하는 기드온은 우리에게 300명의 용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7년간 계속된 미디안 족의 침략에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천사를 보내어 ‘여호와께서 사사로 부르셨다’고 선언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의 부름을 받은 기드온은 바알의 제단과 아세라 목상을 제거했고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불과 삼백 명의 군인으로 미디안 군사를 무찔렀습니다. 이때 사용한 전술은 적진을 둘러싸고 있다가 나팔을 불며 ‘여호와를 위하라, 기드온을 위하라’라고 외쳐 적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었습니다.

기드온은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 하심을 예배 했으며, 전쟁에 나가 승리할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삿 6:24). 기드온은 하나님과 늘 교제하는 사람으로 특히 하나님께 언제 어디서든 소통하는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여호와의 영이 기드온에게 임하시니”(삿 6:34) 하나님과 늘 교제하는 사람은 성령의 음성을 듣고 행하는 사람입니다. 기드온은 어떤 일을 앞에 두고서 늘 하나님께 부르짖었으며, 그 부르짖음에 하나님은 응답하셨습니다. 지금 우리의 삶에서도 하나님께 참되게 예배하는 예배자들에게 하나님은 동행해주시고 성령님을 통해 우리의 갈 길을 올바로 알려주십니다.

기드온 이후의 돌라와 야이르 사사에 이어 11-12장에는 입다가 등장하는데, 입다는 굉장히 힘이 센 장사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창녀와 길르앗이라는 사람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길르앗의 적자들이 입다에게 욕하면서 그를 쫓아냈기 때문에, 돕이라는 성읍에서 건달들과 함께 도적떼의 두목노릇을 했습니다. 암몬 백성이 이스라엘을 공격해오자, 길르앗의 원로들은 돕 지방에 가서 ‘암몬 백성을 물리쳐만 준다면, 우리 길르앗 사람들은 그대를 수령으로 모시겠다며 여호와께서 듣고 계시니 약속을 지킬 것이다’라고 설득했습니다. 자신을 두목으로 모신다는 말에 매력을 느낀 입다는 암몬 사람들과 전쟁을 하기로 했는데, 전쟁에 앞서 하나님께 승리한 후 번제물로 드리겠다는 서원을 했습니다(삿 11:31). 입다 역시 기드온과 같이 하나님이 함께할 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에 여호와의 영이 입다에게 임하시니”(삿 11:29)
사사기 13-16장에는 우리가 잘 아는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던 사사 삼손이 등장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힘으로 약 20년을 사사로서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블레셋을 무찔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할 때마다 전쟁을 늘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여호와의 영이 그를 움직이기 시작하셨더라”(삿 13:25) 삼손은 결국 들릴라라는 한 여인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으며 하나님이 주신 힘을 다 잃고 죽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실 때마다 승리한 삼손은 하나님의 뜻을 어길 때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아무리 많은 힘과 권력을 가지고 많은 일을 한다고 해도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으면 버림받을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합니다. 또한 삼손과 같이 절제하지 않고 정욕대로 육신의 힘을 사용하게 될 때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우리는 사사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언약으로 선택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변함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인간이 한없는 악함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도 회개하고 다시 하나님께로 향한다면, 이미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시기 위해 기다리고 계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사사기에서는 우상숭배가 매우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그리고 매번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짓 신들을 예배하는 유혹에 빠졌고 그들에게 마음을 사로잡혔습니다(사사기 2:12, 17, 19). 다른 신을 섬긴다는 것은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고 더 이상 계명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이상 예배자가 되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다른 신을 섬기는 것만큼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노하게 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예배자로 세우신 언약을 깨뜨리는 행동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행위가 패역한 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배자들에게 하나님 외에 다른 곳에 마음을 두는 것은 영적으로 다른 신을 섬기는 것과 같습니다. 세속의 많은 유혹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교제하는 삶을 살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신을 섬기는 것이 됩니다. 또한 다른 신을 섬기는 우상숭배가 위험한 이유는 하나님을 향한 예배자의 마음이 빼앗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온 맘을 다해 하나님께만 예배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분께 우리의 마음을 드리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를 지으신 예배자의 목적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이방 세력으로부터 구해내셨으며 그의 백성들을 안정과 축복의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하지만 사사가 죽게 되면 또 다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영적으로 간음하며 비참한 길로 돌아갔습니다. 수년간 고통의 시간을 보낸 후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구하기 위해 또 다른 사사를 세우셨습니다. 하지만 이 구원은 오직 사사가 살아있는 동안만 지속되었습니다.

사사 시대에 이스라엘의 죄와 회개, 구원의 순환과정은 우리들의 삶과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 받은 우리들도 죄에 빠져 하나님을 멀리하게 됩니다. 사단의 유혹과 계략에 쉽게 빠지며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다시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면 하나님은 용서하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해주십니다. 우리는 세상의 성공, 물질주의, 육체적 쾌락, 성적 부도덕과 같은 다른 ‘신’을 예배하려는 유혹을 자주 받습니다. 그리고 쉽게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세상의 우상을 쫓게 됩니다. 죄의 삯은 사망이기에 우리는 죄의 열매로 고통 속에 빠지고 신음하며 괴로워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베푸신 자비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죄의 결박에서 구해주십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계속 사사를 보내 도와주실 수 있으셨지만 이제 새로운 ‘사사’를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죄’를 선고하셨고 그 형벌을 스스로 지셔서 마지막 사사의 역할을 완수하셨기 때문입니다(행 10:42-43).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죄와 형벌로부터 한 번에 자유롭게 해주셨습니다. 이제 그리스도를 아는 우리가 죄에 빠진다고 해도 더 이상 사사와 같은 구세주가 필요치 않습니다. 우리의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이 늘 필요합니다. 우리는 항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운 구원하심에 감사해야합니다. 비록 우리가 여전히 죄를 짓고 있지만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죄를 뉘우치면 하나님은 깨끗하게 해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일서 1:9).

그러므로 우리가 삶에서 어떤 일을 당하든지 하나님과 동행하는 예배자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영적인 끈을 놓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어떠한 실수에도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는 자비를 베푸시고 용서하시고 우리를 죄에서 깨끗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참된 예배자가 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과 늘 교제하는 예배자는 죄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그분의 음성을 듣는데 있어서 지름길은 없습니다. 하나님을 경함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찾아야하며, 그분의 음성을 듣는데 시간을 보내야합니다. 오늘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말씀을 읽는 것입니다.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읽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방법은 좋아하는 구절에만 집중하지 않게 되며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와 여러 세대를 걸쳐 그의 백성들과 함께하신 관계에 더 완전한 그림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자 예배자인 우리들은 사사기를 통해 연약한 우리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땅 가나안을 주셨건만 세속의 유혹에 빠져 다른 신을 섬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은 점점 세속화되고 갈수록 영적 능력이 약화되고 있는 우리의 교회와 신앙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반복적으로 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연약한 우리들에게는 오직 하나님의 용서와 자비만이 필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통해 영원한 죄악에서 구원받았지만 연약함으로 자주 죄에 넘어지고 쓰러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과 늘 교제하는 삶의 예배자가 될 때 반복적인 죄의 권세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은혜가 있을 것입니다. 빛과 어두움은 한곳에 있을 수 없습니다. 세상의 쾌락과 죄는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만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일 매순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통해 다시는 죄의 어두운 그늘에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과 교제하면 세상은 자연적으로 멀어집니다.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은 매일 매순간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끼는 것입니다.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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