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 우리를 살리는 복음입니다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은 이러하다.”(막 1:1) 마가복음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전혀 놀라운 구원이 발생하였습니다. 때가 찼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여라. 복음을 믿어라. 저로 하나님이 행하시는 구원을 놓치지 않고 그 순간을 맞게 하옵소서. 지금까지는 제 안에 갇혀서 살았지만, 이제는 저 자신을 넘어 살고 싶습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셨다는 소식이 복음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셔서 세례받을 필요가 없었지만,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우리와 똑같이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구하면서 우리와 함께 사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를 살리는 복음입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돌들로 빵이 되게 하라는 시험,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시험, 마귀에게 엎드려 경배하라는 시험입니다. 잘 먹고 잘살아야 한다는 물질적인 욕구, 자신의 초능력을 확인하려는 욕망, 그리고 세상에서 권력과 명예를 얻고 싶다는 본능을 자극합니다. 사실 이런 욕구로 인류 문명이 발전했습니다. 기업가, 과학자가 나타났습니다. 다 좋은 일입니다. 하나님의 일에도 이런 힘이 필요합니다. 교회 재정이 충분해야 일꾼도 키우고, 선교도 하고, 어려운 이들도 돕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세 가지 유혹을 다 물리치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 몸을 입으사 우리 함께 사셨다. 소리 높여 찬양하자.”

자격만큼 대우받는 세상의 이치에 익숙한 우리는 복음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누가 자기 능력이나 노력보다 높이 대우받으면 불공정하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지구에서 사는 모습을 다른 동물들이 불공정하다고 항의할 것입니다. 불공정하다고 말할 정도로 우리에게 복음은 절대적인 사건으로 왔습니다. 복음을 이해하라 하지 않고 믿으라 말합니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사건이 복음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생명을 값없이 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들과 우리는 예수님을 생명의 근원이라고 고백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기쁜 소식이 예수님께서 이천 년 전 목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신 사실입니다. 저를 살리는 복음입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37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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