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킵니다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습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습니다. 심을 때가 있고, 거둘 때가 있습니다. 세울 때가 있고, 허물 때가 있습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습니다.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다. 전쟁을 치를 때가 있고, 평화를 누릴 때가 있다.”(전3:8) 마지막 때, 재난의 징조가 언제 일어나는지 예수님께 여쭈었을 때 아무도 모른다,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고 대답하셨습니다. 매 순간 깨어 있게 하옵소서. 하나님 나라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 마음속에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주님이 베푸시는 식탁에서 모든 이들이 배부르게 먹고 마음에 쉼을 얻을 때, 바로 그때 그 자리가 하나님 나라의 표상임을 알게 하옵소서.

하나님 나라는 모두가 초대받은 잔치입니다. 선한 사람, 악한 사람 모두에게 개방되었습니다. 가난한 사람, 지체 장애인, 눈먼 사람,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들이 잔치에 초대되었습니다. 누구도 하나님 나라로의 초대를 거절하지 않도록 깨쳐주옵소서.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하나님 나라 초대에 함께 들어가게 하옵소서. “연약한 나를 도우사 하나님 나라 이르러 주님의 품에 안기는 영원한 안식 주소서.”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맡은 제자들에게 땅 밑에 있어 보이지 않고, 미미한 시작에서 이미 오고 있는 하나님 영광을 보는 특권을 주셨습니다. 좁은 길, 좁은 문으로 가겠습니다.

레바논의 백향목, 바빌론을 상징하는 아름답고 큰 백향목이 아니라, 야생의 풀 같은 겨자씨에 하나님 나라를 빗대었습니다. 예수님은 가시 면류관을 쓰신 초라한 자칭 유대인의 왕이었습니다. 겨자씨는 아무 곳에서나 뿌리를 깊이 내리고 빠르게 자라서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킵니다. 가장 작은 것에서 가장 큰 것이, 가장 작은 사람에게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 태동되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세상에 어떤 씨보다도 더 작은 겨자씨가 어떤 풀보다 더 큰 가지들을 뻗어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됩니다. 가장 작음과 가장 큼이 대조되는 나라입니다. 감추어진 현재에서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맡은 착한 제자가 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87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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