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패러다임, ‘미전도 종족’에서 ‘이주민’으로 바뀌어 가”

오영섭 목사, 9일 기감 세계선교부 주최 워크숍서 강의
오영섭 목사. ©노형구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세계선교사역부는 9일 서울 종로구 감리교본부에서 오영섭 목사(랜드마커 미니스트리 대표)를 초청해 ‘외국인 유학생 선교를 위한 도시선교 플랫폼’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기감 소속 선교사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 목사는 “모든 민족, 모든 세대, 모든 영역에 대해선 하나님의 미완성 퍼즐 조각이 바로 열방의 이주민 세대다. 현재 2005년부터 한국인만 대상으로 한 도시선교를 시작했다가 2014년부터 외국인 유학생까지 범위를 확장해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 단체는 팀을 꾸려 고려대, 외대, 카이스트 등을 중점적으로 캠퍼스 노방 전도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전 세계의 메가시티 등 도시에 유학생들을 보내시고 계신다. 2018년 전 세계에는 인구 1천만 이상의 메가시티가 33개이고, 앞으로 6개가 추가될 전망이다. 메가시티에는 정치, 경제, 문화 등이 집중돼 있다”며 “그리고 이런 도시에는 많은 열방의 민족들이 이주해 살고 있다. 이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의도가 있고, 우리가 읽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선교의 패러다임도 미전도 종족 선교에서 이주민 선교로 패러다임이 바뀌어 가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자발적으로 철수해 한국으로 들어온 선교사들이 늘고 있다. (때문에) 한 나라와 민족을 품는 선교도 중요하지만, 하나님께서 세계 열방의 민족들을 보내신 서울의 각지에 분포한 캠퍼스에서 현재도 동일하게 세계 선교를 할 수 있다”며 “해외 선교엔 물질 등 많은 헌신이 필요하지만, 이주민 선교는 그저 서울의 거리로만 나가면 된다.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복음을 듣고 훈련받아 고국으로 돌아간다면, 선교적 영향력이나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해외민족들은 한국어 공부, K-팝 등 한류문화, 취업, 결혼 등 다양한 사유로 꿈을 품고 한국에 온다. 특히 출입국사무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이주민 숫자는 감소한 반면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평형을 유지했다”며 “우리 랜드마커 미니스트리는 이주민 중 특히 다음세대 유학생을 대상으로 전도, 양육, 훈련, 사역,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동시통역으로 진행하는 주일예배 이후엔 다문화 인종으로 구성된 소그룹 진행을 통해 모두가 자신의 모국어로 솔직한 속내를 털어 놓기도 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이 과정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핵심 사역의 플랫폼은 허그(HUG, H:Happy Food, U:Unique Joy, G:Group Dynamic)다. 그 동안 추구했던 관계전도엔 한계가 있었다. 한 마디로 더 이상 데려올 친구가 없는 것”이라며 “때문에 허그 사역은 관계전도와 맞춤전도의 절충점이다. 먼저 우리 팀원들은 캠퍼스로 외국인유학생들을 전도한 뒤 우리 단체가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집으로 데려온다. 이후 불고기·김치 등 한국 음식, K-찬양 등 콘서트 그리고 보드게임을 통해 외국인유학생들에게 친숙하게 복음을 전한다”고 했다.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노형구 기자

오 목사는 이 대목에서 보드게임을 이용한 사역을 소개했다. 그는 “우리 단체가 자체개발한 스토리텔링 보드게임인 ‘로스트 트레져’를 이용한 사역”이라며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바로 너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질문과 경청이 게임의 주를 이루도록 설계해, 자연스레 복음을 전할 수 있다. 참여한 사람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자신의 가치관도 자연스레 얘기하게끔 유도 한다”고 했다.

특히 “게임의 종착점에 도착할 때 비로소 참여자가 인생에 있어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자연스레 깨닫는 게 핵심”이라며 “기존 한국의 선교단체들은 선교에 있어 음식, 콘서트 등은 강하지만, 재미있는 놀이문화가 빈약한 상황이라서 이를 보완할 효과적인 전도용 도구다. 현재 온누리교회, 수영로교회, GMS 등 많은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사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기존 보드게임들이 경쟁하고 죽이는데 초점을 둔 반면 로스트트레져 보드게임은 서로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고 경청하면서 관계 맺기에 주로 초점을 둔다”며 “실제 10대부터 70대까지 참여가 가능해, 서먹했던 처음의 사이는 게임이 끝난 뒤엔 친구가 돼 있다. 이게 보드게임의 매력이자 이를 통해 자연스레 복음을 전하고, 구세대와 도시세대들과의 소통을 가능케 해 세대통합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분이 쌓인 이주민유학생들은 렌트한 작은 극장, 음식점 등으로 초청해 본격적으로 허그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전문적인 뷔페음식을 차려놓고 콘서트를 연 뒤 복음 메시지를 전파해 이주민유학생들의 교회정착을 돕는다”며 “일례로 불가리아에서 위와 동일한 방식으로 사역을 진행한 결과 현지 불가리아 학생을 170명이나 초청한 바 있다”고 했다.

또한 “매년 한국에서 러시아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루스타 집회와 허그 사역을 연계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경기도 안산시 등지에서 개최되는 루스타 집회에는 러시아권 나라 사람들이 매년마다 평균 500명-600명씩 모이고 있다. 여기서 은혜 받은 러시아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허그 플랫폼을 접목한 선교활동에 지원한다면 효과적인 복음사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 목사는 “지금까지 선교 패러다임은 내지선교, 해안선선교, 학생자원운동(SVM)을 거쳐 이제는 외국인 유학생 자원운동(ISVM)이 앞으로 선교동력이 될 것”이라며 “복음은 바뀌지 않지만 복음이 문화의 옷을 입으면 그 효과는 배가된다. 본질에는 일치, 비본질에는 자유를, 이 모든 걸 사랑으로 해나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으로 돌아온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들이 이주민 사역을 한다면, 혼자보다 팀을 꾸리고 준비기간을 1년 이상 충분히 가질 것을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기감 소속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이 진행되는 모습.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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