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혹 결혼 고민시리즈(2) ] 영원한 동반자, 성숙한 부부관계가 되려면?

오피니언·칼럼
칼럼
김영한 목사

조금 더 성숙한 관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성숙한 인간관계의 과정으로 나아가야 해요.

<결혼의 여정>

사람은 크게 5가지 만남의 단계를 가져요. 1) 호기심, 2) 시험기, 3) 애정기, 4) 권태기, 5) 성숙기로 나아가요. 성숙한 인간관계는 단기간 만들어지지 않아요. 누군가를 만날 때, 주로 호기심에서 애정기까지 발전해 가요.

1) 첫째, 호기심 단계

호기심 단계에서는 관심 대상이 있을 경우 ‘끌린다, 느낌이 왔다, 어디 살까? 직업은? 성격’ 등이 궁금해요.

2) 둘째, 시험기에요.

이 시험 단계에서는 은연중에 관심을 드러내게 돼요. 아닌 척하지만 상대방과의 연결을 계속 시도해요. 예를 들면 “밥 같이 먹을래요?”, “차 한잔하시겠어요?” 하면서 접근을 해요. 상대를 알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하고, 이런저런 시험을 한 후에 상대를 좋아하기 시작해요.

3) 셋째, 그다음 단계는 애정기예요.

애정기에 돌입하면 둘이 같이 있기만 해도 좋을 것 같은 달달한 감정이 샘솟듯 생겨요. 열병과 같은 연애 감정을 느끼고 하루 종일 그 사람을 생각해요. 옷을 입어도 그 사람을 생각하며 입고, 음식을 먹어도 그 사람도 함께 먹을 생각을 하며 행복해해요. 영화를 봐도 그 사람을 생각해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좋아 보여요. 사람들은 흔히 이 시기를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고 말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정기에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식을 해요. 드디어 꿈같은 신혼을 맞이하며 이제는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 기쁘죠. 하지만 결혼을 한 이후에도 애정기에 느꼈던 ‘같이 있기만 해도 좋겠다’는 그 감정이 계속 유지될까요? 같이 있기만 해도 좋겠다는 그 감정은 이제 더 이상 유지되지 않아요. 왜냐하면 이제 둘이 한 공간에 있기 때문이에요. 떨어져 있을 때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던 감정은 함께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소멸 되어요. 그런데 주의할 것은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감정이 소멸되면, 드디어 상대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애정기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단점들을 보는 눈이 열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돼요.

4) 넷째, 사람은 권태기로 접어들어요.

이때는 모든 것에 실망해요. ‘음식을 먹을 때에 쩝쩝하는 소리를 내면서 먹는다’, ‘치약을 중간부터 짠다’, ‘신발을 가지런하게 벗지 않는다’, ‘화장품 뚜껑을 닫지 않는다’, ‘양말을 벗어서 뒤집어 놓는다’ 등 상대의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해요. 권태기에 진입하기 시작해서 그래요.

권태기에는 연애할 때 보지 못했던 문제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때에요. 주의해야 하는 것은 상대의 모든 장점이 다 없어지고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애정기에 상대를 환상으로 포장했던 포장지가 벗겨지는 권태기를 잘 극복해야 성숙기에 들어갈 수 있어요. 어떤 자매는 형제의 단점만 보이기 시작하는 눈이 열리자, 속아서 결혼했다는 생각을 하고 좌절해요. “그래그래 다 해줄게.” 하던 오빠인 줄 알고 결혼을 했는데 퇴근 후 일찍 오지도 않고, 심지어 육아를 혼자 감당하게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자, ‘앞으로 저 사람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고 해요. 형제도 마찬가지예요. 순한 양 같은 자매가 소리를 지르자 기겁을 해요. 내가 연애할 때 봤던 그 자매가 맞아? 하면서 의심을 해요.

그러나 분명하게 알아야 하는 것은 애정기에는 기대 이상으로 ‘환상’이라는 포장지로 포장을 하고 상대를 봐요. 중요한 것은 환상의 포장지는 상대가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포장한 거예요. 내 눈이 그렇게 보고 싶은 거예요. 상대를 향한 처음 착각이에요. 그러기 때문에 결혼을 하게 되어요.

두 번째 착각은 권태기 때 와요. 상대방을 사실 이하로 판단하고 ‘환멸’이라는 포장지로 포장을 해요. 환멸의 포장지도 상대가 만들어 준 것이 아니에요. 자신이 스스로 포장한 거예요. 기억해야 하는 것은 결혼하는 모든 부부가 이러한 과정을 겪는다는 거예요. 이것은 성숙한 인간관계로 가는 과정이에요. 환상과 환멸로 포장한 시기가 지나가면 배우자의 진면목을 보게 되어요. 그 사람의 사람됨을 알게 되는 거죠. 배우자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보게 되어요. 사람은 누구나 연약함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어요.

이 과정을 잘 해결해 나가면 성숙기로 진입하게 되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성숙기로 진입하는 것에 실패해요. 권태기에 머물러 있으면서 자신을 위해 상대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 애쓰며 불행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요.

얼마 전에 한 형제가 밤에 찾아왔어요. 결혼한 지 1년이 갓 지난 형제인데 그의 호소는 아침밥이었어요. 형제의 가정에서는 아침마다 어머니가 따뜻하게 지어놓은 부드러운 밥을 온 가족이 먹고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나갔다고 해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니 아내가 챙겨주기는커녕 본인이 스스로 아침밥을 챙겨 먹고 출근했어요. 어느덧 1년이 지나자 이러한 일상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보다는 너무 비참한 생각이 든다는 거예요. 그래서 형제는 어느 날 조심스럽게 자매에게 당신이 차려 주는 아침밥을 먹고 싶다고 전달했어요. 이 말을 들은 자매는 자신은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아침밥을 챙겨 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의견을 전달했어요. 행복이 차곡차곡 쌓여 가야 할 부부의 가슴에 서로에 대한 서운함으로 쌓여 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결혼의 창시자이신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결혼 목적은 ‘돕는 배필’이에요. 그리스도인의 결혼 목적과 세상 사람들의 결혼 목적은 전혀 달라요. 하나님께서 하와를 지으실 때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짓는다”고 말씀하셨어요. 서로를 돕기 위해 결혼하는 거예요. 권태기 때 형제의 단점이 보인다면 나에게 맞추기 위해 고치려고 싸우기보다는 형제를 위해 어떻게 도울지 생각하며 기도해야 해요. 자매의 단점이 보이면 자매를 위해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며 기도해야 해요.

아내의 습관으로 마음이 심히 불편해진 형제가 찾아와 말했어요. 아내는 화장을 하기 위해 사용한 화장지를 쓰레기통에 넣지 않았어요. 화장대 주변에 놓아둔 채 아침에 출근한다고 해요. 쓰레기통이 화장대 바로 옆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쓰레기통에 넣지 않고 화장대 주변에 그냥 버려둔다는 거예요. 한두 번 정도는 아침에 바빠서 그렇겠지 하고 이해했어요. 그러나 아내는 거의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했어요. 형제는 자매에게 자신이 쓴 화장지를 휴지통에 넣으면 좋겠다고 정중하게 요청했어요. 그러나 아내의 오래된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자 형제의 마음은 점점 더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 심지어는 아내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형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이 쓴 휴지를 치우지 않는 것은 분명히 아내의 잘못이에요. 그러나 휴지를 쓰레기통에 넣지 않는 일로 매일 아침 싸워서는 안 되어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휴지를 치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주었어요. 그때 형제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면서 질문했어요. “제가 휴지를 치워주면 아내의 잘못된 습관이 계속 유지되면 어떻게 하지요?” 충분히 걱정될 수 있는 문제에요.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휴지를 치우지 않는 자신 때문에 마음에 불편함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남편이 더 이상 잔소리를 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보완해 줄 때 남편의 진심이 전달되고 감동 받아요. 아내가 남편의 진심을 알면 자신의 행동을 고치려고 노력하기 시작해요.

예수님을 믿는 성도는 문제가 생길 때 그리스도인의 문제 해결 원리를 적용해야 해요. 상대가 나의 말을 듣지 않을 때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나의 내면에 상대를 향한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확인하는 거예요. 상대가 잘해 줄 때 나도 잘해 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러나 상대가 내 말을 듣지 않을 때, 상대의 부족이 드러났을 때 상대를 향한 내 마음이 주님이 인정하시는 사랑의 마음인지 사탄이 좋아하는 미움의 마음인지 체크해야 하는 거예요.

권태기에 어떻게 서로를 도와줄 수 있을까요?

한 자매가 있었어요. 그녀는 선택장애가 있었어요. 어떠한 것을 선택할 때 매우 꼼꼼하게 살피지만 막상 선택의 순간 앞에서는 결정하지 못하고 보류하는 거예요. 매사가 이렇다 보니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진행속도가 지나치게 느렸어요. 하지만 자매는 자신에게 무엇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어요. 오히려 스스로 매우 신중한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어요. 옷을 살 때도, 가전제품을 살 때도 결정이 보류되거나 너무 오래 걸려요. 어떤 경우는 아예 사지도 못해요. 심지어 음식점에 가서도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지 못해요. 이 부부가 외식을 하기 위해 식당에 도착했어요. 자매는 메뉴판을 손에 들고 뚫어지도록 바라봤어요. 식당에 들어서는 동시에 무엇을 먹을지 이미 결정한 형제는 자매가 결정하도록 기다리는 동안 답답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한참을 기다린 형제에게 들려주는 자매의 말은 “당신이 알아서 시키세요.”였어요. 자매의 이런 행동은 한두 번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지만 매사에 벌어지는 일이다보니 형제는 너무나 답답하고 속이 상했어요.

이러한 경우 형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신이 알아서 시키세요.” 하는 자매의 말을 듣는 순간 답답하고 화가 나는 마음을 주님께 보고하는 기도를 빨리 드려야 해요. 주님의 도우심을 받아 음식을 선택해야 해요. “실컷 기다리게 하더니, 나보고 결정하라고!”, “처음부터 나보고 시키라고 하지!”, “당신 너무한 것 아니야!”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절제해야 해요. 이런 순간에 속상하여 하고 싶은 말을 절제하고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워요.

절제의 힘은 주님께서 주시는 성품이기 때문에 주님께 기도하지 않으면 절제하기 어려워요. 그러나 사랑 많으신 우리 주님은 참기 어려운 순간에 기도를 하면 마음을 만져주시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주님 주시는 정리된 마음으로 “그래 알았어. 우리 이걸로 먹자”라고 음식을 시킬 때 아내는 남편을 통해 선택하는 것에 도움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가게 될 거예요.

그러나 주님을 알지 못하는 부부처럼 이런 순간에 하고 싶은 말을 절제하지 못해서는 안 돼요. 아내의 결정보류 사실을 남편이 정확하게 알려 준다고 해서,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아내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요. 아내는 자신이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화가 나 있는 남편이 막상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보다는 화만 전달되어요. 진심은 전달되지 않는다는 거죠. 결정을 못 하는 아내의 문제를 보고 반응하는 남편의 마음도 주님이 보시기에는 합당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남편의 이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결정을 못 하는 아내를 만났었을 수도 있는 거예요. 언제나 상대의 문제만 보는 우리의 눈을 상대보다 더 악한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눈으로 변화하는 것은 상대를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해요.

5) 다섯째, 마지막으로 성숙기에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권태기가 주님의 도우심으로 끝나고 나면 눈빛만 보아도 서로를 아는 성숙기에 들어서요. 성숙기에 들어서면 “저 사람은 내 사람이야”라는 확신이 생기고 배우자가 옆에 있기만 해도 좋아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를 이해할 수 있게 돼요. 상대가 큰 실수를 해도 신뢰할 수 있으며, 두 사람은 마주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주님께서 부르시는 그날까지 함께 할 수 있어요. 이런 사람을 우리는 영원한 동반자로 이름을 지어 불러요. 성숙한 부부 관계를 위해서는 주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결혼학교에 오신 여러분은 주님의 손을 잡고 성숙기까지 잘 갈 수 있길 소망해요.

김영한 목사(품는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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