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 3개월 째… 지금 어떤 상황인가

“선교 활동 자체가 불법… 현 상황에서 보안에 특히 주의”

14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내전을 방불케 하는 미얀마 현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반적인 미얀마의 현황을 소개하고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다음은 KWMA가 미얀마 선교사들이 보내온 미얀마 현황을 정리한 내용이다.

①지역 행정 시스템의 마비=지역마다 군부가 임명한 동장, 통장, 반장이 있다. 그러나 쿠데타 이후 2달 반이 지났지만, 아직 임명하지 못한 곳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네 주민은 군부가 임명한 관리들을 싫어하고, 한편으로는 군부의 명령을 거역할 수도 없어 관리로 임명받은 사람 중 사찰로 피신해 머리를 깎고 임시 승려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관리로 임명받고 하루 만에 직위를 내려놓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 이유는 동네 사람들에게 살해 위협을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얀마 선교사들이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②은행 상황과 현금 부족 현상=시민불복종운동(CDM, Civil Disobedience Movement) 이후 은행이 대부분 문을 닫고 소수만 운영하고 있다. 은행도 CDM 운동에 동참하여 직원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은행에서는 소액만 찾을 수 있는데, 이는 돈을 마음대로 찾게 하면 달러와 금값이 폭등하고 물가가 폭등할 가능성이 많아 군부가 제한하기 때문이다. 현재 ATM 기기에서 하루 20만짯(약 16만 원)만 찾을 수 있어 사업하는 사람들은 당장 현금이 부족하여 많은 거래와 사업이 정지됐다.

③교육 상황=2020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년 학제로, 1년 내내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코로나19로 문을 닫아 수업을 하지 못했다. 올해는 군부가 작년에 하지 못한 것까지 합쳐 방학 없이 2년 치 수업을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대부분 교사가 CDM 운동에 동참하고 있어 학교 수업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④헌법 관련=군부는 기존 헌법을 폐기하고, 새 법안에 군부의 명령을 따를 것을 표기했다. 그러나 민주진영(CRPH)은 2008년 군부가 만든 헌법을 폐기한다고 2021년 3월 31일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에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CDM 운동에 동참하지 않고 군부의 명령에 복종해서 일할 경우 나중에 민주진영이 정권을 잡을 때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얀마 군사법원은 지난 9일(현지시간) 하루에 시위대 19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KWMA 사무총장 강대흥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⑤식량 문제/시신 처리 및 장기매매/군부 자금을 위한 세금 회수 불능 상황=뉴스에서는 장기적으로 CDM에 동참하는 이들이 먹고살기 힘들어지면, 나중에 어쩔 수 없이 직장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현지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주변에서 먹을 것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직장 복귀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이 사태가 장기전이 되면 군부가 자금이 부족해 군인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래서 군부는 시위대의 시신을 내주면서 돈을 요구하고, 장기 매매가 이루어지며, 검문검색을 하면서 돈이 발견되면 무조건 다 뺏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3개월째 전기세를 걷지 못하고 있는데, 전기 검침원이나 전기세를 받는 공무원이 없어서다. 이렇듯 세금이 걷히지 않으면 군부의 운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⑥인터넷 사정=미얀마 군부가 인터넷 검열을 위해 중국에서 보안 전문가들과 보안 기계들을 들여와 SNS, 유튜브, 카톡 등을 검열하기 시작했다. 군부의 유혈사태를 자국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불시 검열하거나 가가호호 방문하여 핸드폰 사진, 동영상 등을 검열하고 있다. 인터넷도 데이터로는 사용할 수 없고 와이파이는 시간 사용이 제한된다.

⑦코로나 상황=하루에 1천여 명이 검사하여 20여 명 안팎으로 확진되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검사가 이뤄지는지 확인할 수 없어 통계는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방역은 하지 못하며, 마스크가 그나마 방역 수단으로 사용된다.

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 정용구 선교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⑧시민의 경제 활동=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산업지대 ‘흘라잉따야’에서 미얀마 군경의 발포로 시위 참가자 중 최소 22명이 살해됐다. 이 사태와 함께 6곳(쉐비따, 흘라잉따야, 미얏다곤, 따웅다곤, 미얏오클라, 다곤세칸)에 계엄령이 선포되어 군부가 자치적으로 다스리고 있다.

흘라잉따야 공장지대에서는 중국공장 30여 곳에서 방화가 발생해 지역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를 시작하고 있다. 상점은 거의 문을 닫았고 오션, 시티마트 등 큰 마트는 시간제한으로 아침 8시, 혹은 9시 개장하고 오후 3시에 문을 닫는다. 또한 통행금지가 오후 6시부터 오전 4시까지 선포되고, 선교사를 포함해 외국인들은 대부분 외출을 삼가고 있다. 누구나 이동 시에는 시민이나 군인들에 의해 불심검문을 당하고 있다.

⑨미얀마 교회와 사역=미얀마 현지인 목회자, 성도, 신학교 학생 등도 민주주의 운동에 각자 참여하고 있다. 3월 25일 기준으로 현지 교단, 단체들이 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성명은 발표하였으나 단체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선교 활동 자체가 불법으로, 군부의 무력정권 아래서 자칫 종교적으로 기독교 선교에 적대적인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 그럴 때 작은 빌미라도 연루되면 국가보안이나 정보 관련 확인이라는 미명으로 돌발적으로 불법 체포되어 심문, 구금, 추방까지 당할 수 있다. 시민 사생활 안전보호법도 일부 개정되어, 빌미가 하나라도 잡히면 군경이 불시에 집을 방문하여 체포될 수 있다. 따라서 미얀마 한인 선교사들도 단체 채팅방을 보안이 좋은 메신저로 옮기고 메일, 파일 등의 정보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미얀마한인선교사연합회는 위기관리팀을 조직하여 회원 200여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교단선교부, 선교단체 등에 속해 스스로 위기관리에 조직적으로 대처하는 회원들도 있지만, 개 교회 파송으로 스스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24가정이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미얀마 #KW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