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노숙인 위해 써달라” 90세 할머니 1억원 성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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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노숙인들을 위해 10만 불을 기증한 90세 오연률 권사(좌)와 뉴욕나눔의집 대표 박성원 목사 ©뉴욕나눔의집

미국 뉴욕 퀸즈지역에 거주하는 90세 오연률 권사가 13일(현지시간) 미주 한인노숙인 쉘터인 뉴욕나눔의집(대표 박성원 목사)에 집 잃고 갈 곳 없는 한인 노숙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10만 불(약 1억1천2백만 원)을 후원했다.

특히 오 권사는 지난해 4월 남편을 코로나로 떠나 보낸 뒤 추모 1주기를 맞이하는 가운데 선행을 베풀어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

60여 년 전인 1962년에 미국에 이민을 온 오 권사는 평소에도 남은 돈을 가치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고, 우연히 한인 라이오 프로그램을 통해 접한 한인 노숙인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 듣고 바로 다음 날인 이날 뉴욕나눔의집을 직접 찾아 성금을 전달했다.

오 권사는 “방송을 듣는데 갑자기 마음이 뜨거워져 견딜 수 없어 바로 전화번호를 적어 대표인 박성원 목사님과 통화를 하게 됐다”면서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상황 속에서 가치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뉴욕나눔의집은 계속되는 임대료 인상으로 점점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시설도 부족해 새로운 쉘터를 과감히 찾기로 하고 모금을 진행 중에 있다. 오 권사의 이번 후원으로 인해 뉴욕나눔의집은 1차 목표 금액의 60%까지 근접할 수 있게 됐다.

박성원 목사는 “뉴욕과 뉴저지에 한인교회가 700곳이 있는데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이웃사랑실천에 24개 교회가 동참했다”면서 “한인노숙인 쉘터 건립에 한인교회가 조금씩 벽돌을 얹혀준다면 어려운 중에도 이 큰 고비를 넘기고, 동포사회에도 교회가 큰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