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칼럼]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 ‘그레이브스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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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진료를 하다 보면 개선되지 않는 만성 피로감으로 인해 갑상선 질환을 의심하여 오시는 여성분들이 꽤 종종 있습니다. 물론 갑상선 질환, 특히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키는 질환들이 피로감 등을 일으킬 수 있으나, 단순히 피로감만으로 갑상선 질환을 의심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인 그레이브스병에 대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혹은 갑상선중독증은 혈액 속에 갑상선호르몬이 정상수치보다 많아져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갑상선호르몬의 고유기능인 신진대사의 활성화가 과도해지면서 불안, 신경과민, 손 떨림,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참기 힘듦, 식욕은 증가하나 체중은 감소, 기운이 없고 피곤함,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오르는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 그레이브스병인데, 이는 나의 갑상선을 외부 병원체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항갑상선항체가 형성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입니다. 항체의 공격을 받은 갑상선은 크게 부풀어 오르고, 조직이 파괴되면서 갑상선호르몬이 핏속에 많이 방출되게 되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킵니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5배 정도 높으며, 주로 30~40대에 발병합니다. 뚜렷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심한 스트레스, 출산 등의 신체 환경의 변화, 면역체계의 이상, 유전적 소인 등이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레이브스병은 단지 갑상선기능항진을 일으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관련된 여러 신체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때때로 매우 위험한 ‘갑상선중독위기’ 상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진찰과 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치료하여야 합니다. 대표적인 그레이브스병의 합병증으로 안구돌출, 복시 등 안과 질환, 부정맥, 심부전, 고혈압 등의 심혈관질환, 주기성 사지마비, 고혈당, 골다공증 등이 있습니다.

그레이브스병의 치료는 항갑상선제의 복용, 방사성요오드치료, 수술적절제라는 세 가지 방법을 상태와 경과에 따라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하게 되며, 지속적이고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지속되는 피로감과 더불어 체중감소, 빠른 심장박동, 목 앞의 만져지는 종괴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과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최봉수 원장

최봉수 원장

최앤박내과외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과전문의
대장항문 송도병원 전임의 및 과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가천의대 길병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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