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사회학1. 결혼과 가정

오피니언·칼럼
기고
류현모 교수

기독교는 모든 죄의 근원을 하나님과 관계가 단절된 인간의 영혼과, 악으로 향하는 영혼의 자유의지라고 규정한다. 죄에 대한 책임과 회복의 책임도 사회 전체보다는 개인에게 있다. 반면 무신론자들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문화가 개인의 의식과 행동을 결정짓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죄의 근원을 잘못된 사회와 그 문화에 전가한다. 대부분의 사회학자는 가족, 교회, 국가와 같은 사회 기관을 인정하기에 각 세계관들이 이런 사회기관들을 사회의 죄악과 연관하여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기독교에서 가정은 하나님이 임명하신 최초의 사회기관(창2:24)이며 모든 사회기관의 기본이다. 이스라엘의 가정은 자녀들을 온전한 사람으로 양육하는 기관의 역할을 부여받았다(쉐마, 신 6:4~9). 이스라엘의 가정은 하나님의 기업을 나누어 받는 단위이다(수 13:15). 성경은 우리에게 일부일처제를 가르친다(창 2:24, 딤전 3:2, 12, 딛 1:6). 부부의 관계는 예수님과 교회의 관계처럼 사랑하고 존경하는 관계여야 한다(엡 5:23). 창세기 16장의 사라와 하갈, 창세기 30장의 라헬과 레아의 갈등을 통해 성경은 일부다처제에서 생기는 많은 문제들을 보여준다. 이처럼 기독교는 결혼과 가정 제도에 명확히 지켜야할 기준이 있음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모슬렘은 기본적으로 남녀불평등의 법률을 가지고 있다. 일부다처제가 허용되고, 남성에게는 외도가 허락된다. 아내에게 폭력을 가할 수 있고 이혼할 수도 있는데 그 반대는 허용되지 않는다. 간음의 경우에도 여성에게 훨씬 심한 벌이 적용된다. 따라서 모슬렘 가정은 가부장적이며 여성들은 아들을 낳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알라보다는 무함마드의 전통에 더 의존하는 모슬렘에서 가부장적 권위주의가 억압적인 문화를 형성한다.

인본주의에서는 기독교의 이성애적 일부일처 제도를 실패한 사회제도로 규정하는데, 인간의 성장 가능성을 제한하는 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페미니스트 운동에서는 전통적 가정을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도록 만든 사회구조라고 주장한다. 여성이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역할과 남편의 하인과 가정부로 노동시장의 희생자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통적 결혼 대신 개방결혼, 3인 결혼, 결혼조합, 집단결혼, 배우자 교환, 동거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성적인 결합의 결과인 자녀에 대해서는 피임, 낙태와 함께 국가에서 자녀양육을 책임지는 공공양육제도 등을 제안한다.

마르크스주의 사회에서 전통적 가족제도는 부르주아들이 프롤레타리아를 지배하기 위한 제도로 폄하된다. 가족은 노동자들에게 혁명의식이 결여되도록 만드는 걸림돌이며 제거되어야 할 대상이다. 엥겔스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후의 사회에 대해 가정이 사회의 산업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학교가 가정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아이들의 양육이나 교육은 국가가 맡아야 할 공적인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자유로운 성관계가 증가하면서 간음은 의미가 없어지며 태어나는 아이가 적자인지 서자인지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뉴에이지에서 전통적인 가정은 미개한 기관이다. 뉴에이지에서는 어떤 실패이든지 의미가 있기 때문에 미개한 기관이지만 깨달음을 위해서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성적인 자유는 진보의 일부로서 성 행위는 육적으로 영적으로 스스로를 탐험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적 취향을 선악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상호간의 육적-영적 대화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에이지에서 성 행위와 결혼은 큰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중의 일부로서 선악의 판단 밖의 일이며, 반드시 지켜야할 가치도 아닌 것이다.

포스트모던은 결혼을 가장 큰 악으로 여긴다. 전통적인 사랑, 성, 결혼의 개념을 혐오한다. 포스트모던은 모든 방면에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여자동성애, 남자동성애, 양성애, 성정체성 혼란, 성정체성 변경 등 자신의 성 정체성 선택에도 무한한 자유를 부여한다. 또 관계의 형태에도 결혼을 포함하여, 생식기적 관계, 동거, 공동생활 등의 자유롭고 다양한 성적 실험을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기독교와 이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다른 세계관들은 전통적인 성-결혼-가정의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 프로이트는 정신질환의 원인이 기독교 도덕률에 의한 성적인 억압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빌헬름 라이히의 성혁명 필요성의 주장과 루카치와 그람시에 의해 기독교 문화를 뒤엎어 버릴 문화혁명으로서의 성 해방의 이념이 세워졌다. 그 이념에 따라 킨제이는 거짓 통계자료로 도배된 킨제이 보고서를 생산하고, 68운동을 통해 모든 억제하던 성적 규제를 타파하자는 일들이 시작되었고 실행되고 있다.

조지 길더가 주장한 바와 같이 사회구성원들의 결혼과 가정의 상태는 사회 전체의 상태를 나타낸다. 결국 가정의 문제는 사회의 문제인 것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복을 주시며 생육-번성-충만-정복-다스림의 생육/문화 명령을 부여하셨다. 또 “그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 지니라, 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5~6)라는 명령을 통해 친밀하고 안정적인 남녀 한쌍의 부부관계 속에 흔들림 없는 가정을 명령하셨다. 우리는 성적 타락을 통해 결혼 제도와 가정을 약화시키려는 다른 세속 세계관들의 공격으로부터 우리의 가정을 지켜야 한다. 특히 차별금지법, 생활동반자법, 낙태죄 삭제 등의 입법을 통해 조직적으로 가정을 와해시키려는 세력으로부터 눈을 부릅뜨고 가정을 지켜야 한다. 하나님의 이 명령은 시대와 문화의 변화와 관계없이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묵상: 사회가 변함에 따라 성-결혼-가정에 대한 기준이 변해야 하는가?

류현모(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약리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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