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욕심이 잉태할 때

오피니언·칼럼
믿음의 사람들은 언젠가는 본향 천국으로 되돌아갈 것인데, 이 땅에서 언제까지나 삶을 누릴 줄 알고 믿지 않는 사람들처럼 돌아와야 할 지점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pixabay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가 쓴 책 중에 ‘사람에겐 얼마만큼 땅이 필요한가’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는 땅을 많이 소유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인 농부가 등장한다. 농부는 다른 지방에 그 나라 돈으로 1천 루블만 내면 자기가 원하는 만큼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단, 조건이 아침에 해가 뜨면 출발하여서 해 질 때까지 돌아와야 하고, 자기의 땅이라고 깃대를 꽂아야 소유가 인정되었다.

너무나 광활한 땅을 본 농부는 조금이라도 땅을 더 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정신없이 자기 땅이라고 깃대만 꽂아 놓았다. 그러다 보니 해가 지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 이미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할 무렵이어서 출발지점까지 돌아오기는 늦었다. 결국 농부는 출발점에 들어오기 직전에 쓰러져 생명을 잃었다.

필자가 이 책을 읽은 지가 30년이 넘었는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볼 때 문득문득 이 내용이 생각난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이 이같이 앞으로 내달리기만 하고 있진 않은가. 필자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우리 믿는 사람들도 이처럼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살지는 않는지 생각한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언젠가는 본향 천국으로 되돌아갈 것인데, 마냥 이 땅에서 언제까지나 삶을 누릴 줄 알고 믿지 않는 사람들처럼 돌아와야 할 지점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생전 겪어보지 못했던 일을 겪으면서, 그 아무리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 여행을 하는 시대가 될 만큼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한번 흔들어버리시면 인간은 참으로 미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미증유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고, 한 달을 사는 현재도 코로나19 상황은 진행 중이다.

이성심 집사

필자가 신앙생활을 한 지 40년이 됐는데 새해에 첫 예배를 드리지 못한 해는 처음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사정이 있어서 교회에 못 간 적은 있어도, 전염병으로 인하여 교회 문이 전국적으로 닫혀 신년예배를 드리지 못한 것은 처음인 것이다. 이번 기회로 한국 1,200만 믿음의 사람이라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우연한 일이 아님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를 기대한다. 필자부터 각성하면서, 또한 목사, 장로, 집사, 평신도들까지 모두가 앞서 인용한 이야기같이 헛된 것들만 바라보고 내달리지 말고, 각자 선 자리가 어디인가를 깨닫는 귀한 교훈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성심 부산소망교회 집사

#코로나 #이성심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