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공감이라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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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가치보다 중요한 것이 전략일 때도 있습니다.
소통과 공감의 전략 없이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최근에 김형석 교수님이 쓴 ‘기독교, 아직 희망이 있는가’라는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거기 보면 기독교가 우리의 민족 종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소통과 공감의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상과 미신, 가난과 질병으로 가득하였던 조선 땅에 초기 한국교회는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고 한글을 보급하였으며 의료와 교육을 선도하는 거점 역할을 하였습니다. 국가도 하지 못하는 구제와 교육, 복지를 실천하며 유사정부 역할을 한 것입니다. 당시 한국교회는 1% 내외였지만 시대정신과 가치를 제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리더십을 세워나갔던 것이죠. 오늘날도 우리 민족의 희망은 교회에 있습니다.

그런데 김형석 교수님에 의하면 오늘날의 교회는 너무 ‘교회주의’로 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교회라는 연못에만 갇혀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교회가 자기만의 연못에 갇혀 있게 되면 종교적 카르텔과 이너서클을 쌓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더욱 더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소통과 공감의 능력을 상실하게 되어 있습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부르짖는 사람들을 보면 가치는 똑같습니다. 그분들도 기독교의 가치를 지키고 교회를 지키자는 것입니다. 트럼프의 가치가 얼마나 위대합니까? 그는 말로만 한 것이 아니라 성경적 가치를 지키고 교회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이제 이야기하지만 저는 미국의 여러 네트워크와 루트를 통하여 백악관과 교류를 한 사람입니다. 미국 보수교단 목회자들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로 하여금 ‘종교 자유의 날’을 선포하도록 했고, 공립학교에서 기도를 금지하는 일을 해제하는데 일조를 했던 사람입니다. 저는 영어도 서툴지만 14년 동안 미국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해 오면서 미국의 정치인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백악관을 출입하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그 비서관들을 통해서 백악관 행정부를 움직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소리만 지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감할 때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실패한 것은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왔을 때 국민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지지 못하고 너무 안일하고 일방적으로 대처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이 점점 떠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샤이 트럼프보다는 유색인종들이 결집을 해서 앵그리 바이든이 승리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교회 보수주의 목회자들의 가치는 똑같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가치를 지키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강성으로만 나가면 역반응만 생기죠. 지금 세계의 흐름을 봐도, 독선에 빠진 지도자들은 다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시대는 함께 소통하고 공감을 나누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트럼프보다는 소통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성난 미국인들이 연민의 표를 준 것입니다.

무조건 남을 비판하고 깽판을 놓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소통과 공감의 전략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은사가 다릅니다. 그 다른 은사가 서로 한 지체가 되어서 서로 돕고 세워줄 때 한국교회는 소망이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만의 연못에 빠져서 얼마나 다투고 분열했습니까?

이제 코로나라는 어둔 터널을 지나면서 우리의 예배의 가치가 소중한 만큼 이웃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며 소통하고 공감할 때 앵그리 현대인들이 교회를 다시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목적은 선교이고 그들을 구원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제 가치도 중요하지만 소통과 공감이라는 전략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때입니다.

소강석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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