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1천만명분 확보…연내 2천만명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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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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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내 인구 60%분 확보 목표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이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나중에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국제기구와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선입금 전략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체 인구의 약 60% 수준인 3000만 명분 확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인구의 20%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은 이미 확보된 상태다.

일부 글로벌 제약사 중에는 국내에 백신 도입 계약이 가시화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2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연내 전체 인구의 60%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원활하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설령 전체 선입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한 양을 확보하고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돈 못 돌려받아도 선입금…백신 확보 적극 나선다

지난 11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임상시험 중간결과가 나오면서 백신의 구매·공급 절차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와 유럽 등 일부 국가는 화이자와 선구매를 체결해 물량을 확보한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화이자와 선구매를 체결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신 물량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은 제품화된 것은 없고 모두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백신은 없다는 의미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일부 국가는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되기 전에 미리 금액을 지불하는 선구매 계약을 하고 입금을 먼저하는 선입금을 하고 있다.

화이자와 선구매를 한 미국와 유럽 등이 이에 해당된다.

만약 선구매를 했는데도 해당 기업에서 백신을 만들지 못했거나, 만들어도 효과성·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지불한 금액은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권 부본부장의 발언은 이 같은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백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권 부본부장은 "개발에 실패하거나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경우 사실상 선입금 전체 또는 일부는 속된 말로 떼이게 되는 상황을 포기한다는 말씀으로 드린 것"이라며 "그런 한이 있더라도 선구매 경로를 많이 확보하고, 양도 충분히 하도록 진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백신 제조방법은 최소 4개 정도"라며 "앞으로도 화이자 외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도 속속 임상시험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각 국가별로 선구매를 위한 치열한 경쟁과 노력이 있고 우리나라도 진작부터 해오고 있다. 당연히 국내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제약사들이 있다"며 "되도록 다양하고 많이, 충분하게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협상 대상 제약사화 백신 물량에 대해 "확약이 될 때까지 협상과정 내용을 밝히지 않는 것이 협정화돼 있다"며 "최종 결정이 이뤄지게 되면 충분히 설명드리고 알려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박스 기구 통해 국내 인구 20% 물량 이미 확보…"우리는 선택구매모델"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국제협력을 다지는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와 개별적으로도 계약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백신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박스 기구'(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 글로벌기업과는 개별 협상을 통해 2000만명 분을 각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 국민의 60%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일단 코박스 기구를 통해 당국은 일정 정도의 백신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코박스 기구에도 글로벌 제약사 9곳이 가입돼있고 백신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2곳의 제약사도 가입을 검토 중이다. 이 기구에 참여를 한 국가는 91개국으로 알려졌다.

권 부본부장은 "지난 9일에 이미 (코박스 기구에)동의확약서가 제출된 상황이기에 공식적으로는 우리 국민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은 실질적으로 확보가 돼있는 상황"이라며 "나머지 부분도 현재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코박스 기구를 통한 백신 확보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확정구매모델, 나머지는 선택구매모델이다.

선택구매모델은 코박스 기구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백신 중 구매할 백신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 확정구매모델은 백신 선택권이 없고 코박스가 일괄지급한다. 확정구매모델에 비해 선택구매모델은 선입금 비용이 비싸다. 우리나라는 선택구매모델에 가입한 국가다.

정부는 코박스 기구 및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과 별개로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설령 글로벌 제약사를 통해서 백신이 충분히 확보가 되고 또 접종이 잘 진행이 된다고 하더라도 뒤늦게 국내의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이 돼 안전성과 유효성도 입증이 되면 접종에 활용이 되든 안 되든 저희가 재정적으로 구매를 함으로써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완성되는 것을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증 확진자 대상 항체치료제 임상 1상, 경증과 중증 확진자 대상 항체치료제 임상 2/3상, 예방 목적 항체치료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혈장치료제는 임상 2상이 실시되고 있다.

◈백신도입자문위 비공개 "안전·효과 입증 선행돼야"

정부는 이날 오후 코로나19 백신 도입 자문위원회를 처음으로 열기로 했다. 이 회의에는 방대본과 전문가도 참석한다.

당초 이 회의는 이날 오후 또는 13일에 논의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으나 전면 비공개로 변경됐다.

권 부본부장은 "관련 내용이 노출돼 잘 진행되고 있는 협상에서 문제가 생기면 법적 책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자문을 해줄 전문가들이 이해갈등 발생소지도 있고 혹시 신원이 알려지면 최악의 경우 기업에서 접근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부본부장은 "의제 자체도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코로나19 예방접종과 백신에 대한 것을 논의한다 정도로만 설명드릴 수밖에 없다"며 "참여자나 일정, 논의 부분을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는 가지지 않되 최종적인 결과물이 나오면 충분히 설명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일단 방역당국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 입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물량 확보 노력과는 별개로 백신의 사용(접종)은 국민의 안전을 위한 국가적인 프로젝트이자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면밀한 평가는 기본"이라며 "앞서 다른 나라의 접종상황까지 (살펴)보면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침착하게, 천천히 대비하며 예방접종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백신 도입 및 접종 시행의 편리성과 적시에 이를 대량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생산·유통 ·운송체계 모든 면이 사전 검토·준비돼야 한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다른 나라, 즉 유럽이나 미주와는 차별되게 상대적으로 잘 억제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권 부본부장은 "당국은 유용하고도 효과성이 높은 백신이 확보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국민들도 비록 백신에서 낭보가 들린다 하더라도 현재처럼 유행 억제 상황이 지속돼 거리두리 단계 조정(격상) 없이 지역사회의 산발적 감염이 줄어들 수 있도록 개인 위생수칙(준수)에 경각심을 높여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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