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좀 남겨두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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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석 목사
"아빠 아빠, 이리로 좀 와봐!" 직장에서 돌아온 큰 아이가 급하게 저를 밖으로 불러냈습니다. "왜, 무슨 일이 있어?" 슬리퍼를 신고 나오는 저를 보고는 아이가 환호성을 지르며 한 쪽을 가리켰습니다. "타라~" 새 차였습니다. 한 눈에 봐도 좀 비싸게 보이는 차...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녀석은 "아빠 한 번 타볼래?"라며 신이 나서 떠들어댔지만 저는 웃음이 나지 않았습니다. 같이 온 친구가 눈치를 챌까 봐 빨리 집 안으로 들어와야 했습니다.

큰 아이는 어려서부터 차를 좋아했습니다. 자기처럼 차를 좋아하는 친구 하나를 'Car brother'라고 부르면서, 어떤 회사의 어떤 차가 얼마나 힘이 세고,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며 놀았습니다. 아이는 그런 차들을 자연히 갖고 싶어했고, 대학을 졸업하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이런 저런 차들을 맛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일에 좀 재주가 있었는지, 중고차를 사고 팔면서 남은 돈으로 점점 좋은 차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어렸을 때부터 갖고 싶어하던 차를 갖게 되어 신이 나서 그렇게 저를 불러냈던 것입니다.

조금 시간이 지났을 때 아이들을 불러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너희는 왜 돈을 버니?" 눈을 껌뻑거리면서 이런 저런 말들을 하는 아이들에게 에베소서 4:28을 읽어줬습니다.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고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 성경 구절을 읽고서도 별 반응이 없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너희들에게 이런 저런 물질을 허락하시는 이유는, 너희들이 그것으로 선한 일 하는 것을 원하시기 때문이야. 그런데 그것을 옷 사고, 신발 사고, 차 사는 일에 다 써버리고 나면, 나중에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겠니?" 그렇지 않습니까? 차를 사는 일에 가진 것을 다 써버리고 나면 구제하고 선한 일을 할 때는 당연히 주저하고 인색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남은 여력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설교 중에 이런 예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주일이 되어 엄마가 아이에게 500원짜리 동전 두 개를 주며 말했습니다. "500원은 예배할 때 헌금으로 드리고, 500원은 끝나고 눈깔사탕 하나 사 먹으렴..." 사탕 생각에 신이 난 아이가, 뛰어 가다가 돌 뿌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그만 들고 있던 5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떨어뜨렸습니다. 또르르... 굴러가던 동전이 하수구 속으로 빠지는 것을 본 아이가 뭐라고 한 줄 아십니까? "에헤~ 엄마가 준 헌금이 빠져버렸네..." 왜 하필이면 그 동전이 헌금이 되어야 했을까요? 이미 아이의 마음을 차지해버린 눈깔사탕이 하나님을 이 아이의 마음 밖으로 밀어내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드릴 여력이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왜 돈을 버십니까?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선한 일을 하기 위해 수고하고 계십니까?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할 여력이 남아 있습니까? 거룩한 목적을 위해 수고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거룩한 인생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홍석 목사(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