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개혁 통합… 인내와 화합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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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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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 기념 감사예배 드려
15년 전인 지난 2005년 예장 합동과 개혁이 교단 통합을 이룰 당시 두 교단 총회장이었던 홍정이 목사(개혁, 왼쪽 두 번째)와 서기행 목사(오른쪽 두 번째)가 공로패를 받은 뒤 제105회 총회장인 소강석 목사(가운데)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 목사는 교단 통합 후 개혁 출신 첫 총회장이다.

예장 합동 측과 개혁 측이 지난 1979년 분열됐다가 26년 만인 2005년 제90회 정기총회에서 교단을 합친 후 그 15주년을 기념하는 감사예배가 29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합동 측 제105회 총회장인 소강석 목사는 교단 통합 후 개혁 출신 첫 총회장이다.

이날 행사는 1부 감사예배와 2부 축하와 기념·격려, 3부 기도회와 미니 축하공연 순서로 진행됐다. 감사예배는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의 사회로 송병원 장로(부총회장)의 기도, 정계규 목사(회록서기)의 성경봉독, 소강석 목사(총회장)의 설교, 고영기 목사(총무)의 광고, 배광식 목사(부총회장)의 축도로 드렸다.

“화합의 거룩한 플랫폼 되자”

‘부흥의 불꽃이 화합의 플랫폼이 되어’(전 4:9~12)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소 총회장은 “2005년 대전중앙교회에서 열렸던 제90회 총회 때 눈물을 훔치며 총회 현장에 들어갔던 날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며 “(두 교단이) 정치의 색이 다르고 결이 달라서 잠시 서먹한 부분은 있었다. 그래도 합동 측의 본류 목사님과 장로님들은 개혁 측을 새가족으로 따뜻하게 품으려고 노력했고, 개혁 측 목사님들은 우리 교단이 지켜왔던 순수한 칼빈주의 개혁신학을 지키는 것을 신명으로 알고 노력해 왔다”고 했다.

그는 “두 교단이 하나가 됨으로써, 우리 교단은 진정한 장자 교단이 될 수 있었다. 1만2천 교회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선교사를 2,700여 명을 파송한, 세계 최대의 장로교단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이것은 둘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소 총회장은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고 존경하는 총대 여러분들의 격려와 성원으로 개혁 측 출신인 부족한 제가 우리 교단의 총회장이 됨으로써, 진정한 화합의 플랫폼을 이루게 된 것”이라며 “합동 측과 개혁 측 출신이라는 이름은 이제 사라져야 되고 사용하지 말아야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교단의 주인으로 모시고 성령님이 운행하시며 천군천사들이 옹위하는 화합과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거룩한 플랫폼의 교단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고 세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전 4:12). 이제 우리는 삼겹줄이라는 화합의 플랫폼을 이루고 서로 사랑하고 섬기며 나누는 거룩한 공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 교단은 마침내 우리 신학의 정체성과 신앙의 순혈성을 지키면서도, 말로만 장자 교단이 아닌 다른 교단을 아우르고 연합해 다시 한국교회를 세우는 장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5년 전 합동은 하나 되게 하신 은혜”
“교회 대연합과 국민통합에도 앞장을”

이어 축하의 자리로 마련된 2부 순서는 한기승 목사(광주중앙교회)의 사회로 김종준 목사(직전 총회장)의 기념사,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의 감사의 메시지, 김태영 목사(한교총 대표회장)와 정세균 국무총리,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 김진표 국회의원(국회조찬기도회장)의 축사, 증경총회장들인 김동권·장차남·김정중 목사의 격려사, 공로패 및 감사패 수여, 교단 통합 당시 양 교단 총회장들이었던 서기행(합동)·홍정이(개혁) 목사의 답사로 진행됐다.

김종준 목사는 기념사에서 “개혁 교단과 합병으로 신학적인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교단 합동 전) 26년 동안의 개혁교단 총회 결의 내용은 합동교단 총회 결의 내용과 달랐다. 이러한 문제는 하나의 총회 내에서 이해관계가 대립되어 혼란을 풀어가는 데 15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며 “하나의 총회를 이루는 데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의 합동은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은혜였다는 사실에, 그 진정성을 믿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오정현 목사는 감사의 메시지에서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된 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안타까웠던 역사를 회복하기 위해 많은 선배님들과 동역자들이 기도와 눈물로 보여주신 헌신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며 “‘만남’에는 책임이 뒤따르게 되어 있다. 더구나 ‘다시 만남’에는 더 무거운 책임이 지워져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 모두가 증인이 되어 그 책임을 다하려 힘쓴다면 ‘통합 30주년’ ‘통합 100주년’의 의미는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영상으로 축사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합동과 개혁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1979년 잠시 나뉘어 있었지만, 2005년 ‘정통 개혁신학의 본류’ 안에서 다시 하나가 되었다. 서기행 목사님과 홍정이 목사님의 노고가 컸다고 들었다”며 “합동과 개혁이 하나가 된 것처럼, 한국교회의 대연합, 나아가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힘써주시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진정한 장자교단 되어 개혁신학 세우길”

예장 합동·개혁 교단합동 15주년 기념 감사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통합 직전 총회장으로 현 한교총 대표회장인 김태영 목사는 “한국교회사에서 상당한 규모의 교단이 합쳐져서 성공을 거둔 예가 없다. 분열은 쉬워도 합하기는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며 “그런데 지난 15년 동안 합동을 유지해 온 것은 양 교단 목사님들의 넓은 마음과 상대를 향한 배려, 그리고 긴 인내가 만들어낸 결실”이라고 했다.

이날 합동 측은 교단 통합을 이뤄낸 주역이었던 당시 두 총회장 서기행(합동)·홍정이 목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패에는 “탁월한 리더십과 결단으로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오던 한국교회가 지난 2005년 9월 2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제90회 총회에서, 1979년 분열되었던 합동과 개혁교단이 말씀과 진리 안에서 다시 하나가 되는 역사적인 교단합동을 이루고, 우리 총회가 대한민국 영적 장자교단으로서 리더십을 회복하고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의 동력을 확충하는 데 크게 기여해 주셨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기행 목사는 답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합동)가 분열의 상처로 늘 쓰리고 부족했다. 그러다 2005년 제90회 총회 시 교단을 합쳤다. 이를 통해 온전하고 자랑스러운 총회로 만들어주신 성삼위 하나님께 감사와 경배를 올려 드린다”고 전했다.

홍정이 목사는 “두 교단이 26년 만에 합동을 이룬 것은 하나님께서 이루신 기적적인 사건이었고 또 한국교회사에 길이 빛날 일이었다”며 “이제 우리 교단이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이 되어 한국교회에 청교도적 칼빈주의 개혁신학을 든든히 세우고, 나아가 한국과 세계교회에 큰 영향력을 끼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3부에선 나학수 목사(겨자씨교회)와 배만석 목사(사랑스러온교회)가 △국가와 조국교회의 회복 △총회와 총신, 그리고 다음세대를 위한 특별기도를 인도했고, 남 진 장로(새에덴교회)가 축하공연을 했다. 이후 김은호 목사(오륜교회)가 마무리 오찬기도를 함으로써 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예장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