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 난민캠프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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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첫 긴급구호 봉사단 파송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위원장 박동찬 목사, 코디네이터 김종일 목사)가 대형 화재로 전소된 그리스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활동할 1차 긴급구호 봉사단을 모집하여 29일 파견했다.

봉사단에는 KWMA 사무국장 구영삼 선교사,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안효정 선교사, 난민선교 중보기도팀 이재선 사모, (사)피난처 안지영 선교사, 컴미션 김신인 선교사 등 5명이 자원했다. 이들은 추석 연휴를 포함, 2주간 일정으로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기 위해 29일 출국했다.

지난 29일 출국한 모리아 난민캠프 1차 긴급구호 봉사단.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1만 2천여 명의 아프리카·중동 출신 난민이 체류하던 유럽 최대 난민캠프인 모리아 캠프는 지난 8~9일 방화로 추정되는 대형 화재로 전소됐다. 캠프 적정 수용 인원인 3천여 명을 4배나 초과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이미 극도의 열악한 환경에 있던 체류자 대부분이 거처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그리스 정부는 인근 카라테페(Karatepe) 지역에 긴급히 임시 텐트를 마련해 갈 곳 없는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김종일 목사(안디옥열방교회, 아세아연합신학대 교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모리아 캠프 난민들을 위한 긴급구호 봉사단의 헌신과 섬김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긴급구호 봉사단은 2차(10월 12일), 3차(10월 26일), 4차(11월 9일)에 걸쳐 파견할 예정이며, 파견 1주 전마다 모집을 마감한다. 영어 소통 가능자, 국제운전면허 소지자, 의료사역자, 어린이 교육자 등을 대상으로 하며, 왕복 항공료(약 1천 달러)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다음은 김종일 목사가 전하는 모리아 난민캠프 관련 인터뷰 내용.

그리스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캠프 화재 이후 갈 곳 없는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인근 카라테페 지역에 임시 텐트가 설치됐다.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ㅡ화재 이후 모리아 난민캠프 상황은 어떤가요.

“모리아 캠프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온 난민이 터키를 통과하고 에게해를 건너 유럽의 첫 관문 국가인 그리스로 들어가는 유럽 최대 난민촌입니다. 9월 초부터 이곳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캠프가 봉쇄된 상태에서 9월 9일 새벽 큰 화재로 90%가 전소되었습니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1만 2천여 명의 난민이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거리와 광장을 다니며 노숙하게 되었습니다. 모리아 캠프 아랫동네까지 난민들이 짐을 싸서 내려와 일부 마켓의 주차장과 근처 가게, 길거리에서 잠을 잤습니다. 경찰과 군인들은 난민이 섬 시내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레스보스섬 난민 아이가 물을 받고 있다.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그리스 정부는 모리아 캠프 인근 카라테페에 임시 텐트촌을 만들어 난민을 수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입주 전 코로나19 검사에서도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부는 부모 없는 난민 아동 150명을 받기로 하여 그리스 정부가 이들을 그리스 본토로 이송했습니다. 지금 난민들은 독일로 들어가고 싶어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유럽이 받아들이기로 한 난민을 제외하고, 카라테페 임시텐트에 난민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ㅡ현지 구호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레스보스섬 내 NGO 사역자들은 사역 본부 건물로 다닐 수 있는 동선이 확보돼 다행입니다. KWMA와 협력하는 독일에서 긴급히 파견된 CORT(Church On the Road Team) 사역자들과 몇몇 사역 단체는 피해 난민에게 매일 양식을 공급하기 위해 밤새워 1천여 개의 샌드위치를 만드는 등 가능한 모든 음식을 만들어 나누고 있지만, 그 수가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는 긴급히 모리아 난민캠프를 돕기 위해 한국교회와 함께 구호 성금을 모금하고 29일 난민 사역 지원을 위한 긴급구호 봉사단을 1차로 파견했습니다. 2주 간격으로 제4차 봉사단까지 파견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후원 모금에는 새밝교회, 선한목자교회, 송도주사랑교회, 수원하나교회, 온누리교회, 일산광림교회, 조이어스교회, 충신감리교회, 포도나무교회 등(가나다 순)이 참여했고, 계속 늘고 있습니다.”

현지 구호활동가들이 레스보스섬 난민들에게 나눠줄 식량을 준비하고 있다.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ㅡ모리아 난민캠프 화재 사건 이후 유럽연합(EU)이 더블린 조약을 수정하기로 하자 찬반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더블린 조약은 EU 국가 안으로 들어온 난민이 처음 발을 디딘 국가에 망명, 혹은 난민 신청을 해야 한다는 규정으로, 1997년 발효되었습니다. 아프리카·중동 지역과 가까운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이주민·난민 유입이 가장 쉬운 나라가 그리스를 비롯하여 이탈리아, 스페인 등입니다. 이들 국가는 더블린 조약이 특정 국가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불공평한 조약이라며 수정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난민이 처음으로 도착하는 국가의 부담이 너무 크고, 다른 유럽 국가는 이런 나라들을 방패막이로 부담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인접 EU 회원국이 더블린 조약을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코로나 사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나라는 이 조약의 개정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으며, 그 외에 다른 내륙 EU 회원국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더블린 조약 개정으로 혜택을 입을 대상자는 당연히 난민입니다. 이 조약의 빠른 개정을 통해 지금까지 몇몇 국가의 특정 지역에만 난민이 집중되면서 발생해 온 많은 문제를 EU 회원국이 서로 짐을 나누는 것이 균형적인 정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 조약의 개정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향후 원만한 결의가 이른 시간 안에 있기를 기대합니다.”

현지 구호활동가들이 레스보스섬 난민들에게 나눠줄 생필품을 준비하고 있다.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ㅡ레스보스섬 주민과 난민캠프가 극심한 갈등이 있어왔습니다. 이번 화재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그리스 내 많은 지역은 관광 수입에 의존해 왔고, 레스보스섬도 원래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그런데 난민 사태 발생 이후 중동의 많은 난민이 유럽행을 원하면서 가장 가깝게 위치한 레스보스섬이 그 첫 도착지가 되었습니다. 그리스 정부가 마련한 난민캠프 수용 인원을 훨씬 초과해서 대단위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섬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겼고 더군다나 최근 코로나 사태로 섬 주민의 생계유지가 극도로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섬 내 주민의 속상함은 분노로 바뀌기까지 하면서 일부 주민은 난민과 난민을 돕는 외국 사역자들을 향해 폭력 행사를 시도하고, 지금도 주민과 난민들 사이에 폭행 시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레스보스섬의 한 난민이 부족한 수도시설을 이용해 씻고 있다.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이번 화재 조사에 대한 최근 경찰 발표를 보면, 화재 원인은 난민캠프 안에서 소수의 의도적인 방화로 결론짓고 있으며 방화의 원인도 세계 여론을 자극하고 이슈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방화했든지, 그 의도가 어떠하든지 이번 화재의 결과에 대한 피해는 수많은 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습니다.”

ㅡ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요청하고 싶은 부분과 기도제목을 부탁합니다.

KWMA 난민선교실행위원회 코디네이터 김종일 목사

“우리가 잘 아는 누가복음 10장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에서 주님이 말씀하시는 요지는, 첫째 누가 이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지금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이 누구든 간에 관계없이 도움을 요청하면 그가 바로 우리의 이웃입니다. 둘째, 우리가 그들을 향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와 우리 교회의 상황도 절대 녹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우리 교회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레스보스섬 난민을 향해 부족한 가운데 십시일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고난 속에 살아가는 난민을 향해 긴급구호 운동에 동참해주셔서 한국교회의 사랑을 보여주어 이 일에 그리스도가 드러나고,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기도제목은 △레스보스섬 안에서 고군분투 중인 소수의 사역자를 지켜주시고 이들을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며 오직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도록 △또 한국교회 긴급구호단 모집에 뜻있는 분들이 모이고, 이분들의 헌신과 섬김을 통해 난민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이 전달되도록 △이를 통해 한국교회 선교가 하나가 되는 작은 시작이 되도록 기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