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파키스탄 신자들, 신앙 이유로 식량 원조 거부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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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악화… 취약 계층 빈곤 심화
©오픈도어선교회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가 식량 및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과 파키스탄의 기독교인들은 신앙 때문에 정부와 원조 기관으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오픈도어즈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공산국가인 베트남에서는 정부가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한 1백여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에게 식량 원조를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북부 지역 당국은 기독교인 107명으로 구성된 18가정에 “여러분은 기독교인이며 하나님이 여러분의 가족을 돌볼 것이다”라며 “정부는 기독교 가정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오픈도어즈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식탁에 음식을 올려놓기 위해 매일 쌀을 조금씩 소비한다. 정부의 지원이 이 지역에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은 매우 기뻐했다. 그러나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지원자 대상 목록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베트남 기독교인들은 종종 공산주의 이외의 믿음이나 이념을 용납하지 않는 당국의 배타주의, 위협, 고문 및 구금에 처해있다고 한다. 베트남 공산 정권은 공무원들이 종교를 억압하기 위해 그들이 제시한 6백 페이지의 매뉴얼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이들은 공동체를 구축하고 인권을 증진하고자 하는 기독교를 두려워한다고 한다. 국제인권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for Human Rights)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시민들이 단체를 결성할 수 있는 자유가 권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은 오픈도어즈 미국지부의 2020 세계 감시 목록에서 기독교 박해와 관련하여 세계에서 21번째로 최악의 국가다.

“베트남 기독교인의 약 80%가 몽족과 같은 소수 민족에 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사회적 배제, 차별 및 공격에 직면하고 있다. 기독교인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차별을 받는다. 이들의 의학적 요구도 종종 무시된다. 일부는 학교에 전혀 출석 할 수 없다”라고 오픈도어즈는 전했다.

한편, 가톨릭 교회의 국제 사목 원조기관인 '고통받는 교회 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ACN)를 인용한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무슬림 자선 단체들은 기독교인들을 식량 원조와 긴급 구호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한다.

토마스 하이네-겔데른(Thomas Heine-Geldern) ACN 국제 총재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일일 임금 노동자, 가정부, 청소부 또는 주방 직원으로 일하며 최저 임금을 받는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가톨릭 주교 협회 정의와 평화를 위한 국가위원회의 세실 쉐인 쇼드리(Cecil Shane Chaudhry) 대표는 “이러한 고용 분야는 모두 경제 폐쇄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분야”라며 “많은 기독교인 노동자들은 몇년 간 일해 왔던 직장에서 예고도 없이 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파키스탄의 원조 분배와 관련된 차별을 지적하며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면서 파키스탄 내 취약 계층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식량 원조가 신앙 때문에 거부당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오픈도어즈 미국지부의 2020년 세계 감시 목록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기독교인을 박해하는 세계에서 5번째로 최악의 국가다.

오픈도어즈는 “2020년 세계 감시 목록 보고 기간 동안 교회 건물에 대한 큰 폭격이나 공격은 없었지만, 교회에 대한 수십 건의 소규모 공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파키스탄의 수많은 기독교인들은 파키스탄의 신성 모독법과 강경파들의 폭력으로 인해 지난 몇 년 동안 박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