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근대의 요소 가장 많이 갖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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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 교수, 서울신대 정년퇴임 기념강연
박명수 교수가 정년퇴임 기념강의에서 강연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명예,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장)가 13일 ‘성결교회, 복음주의,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정년퇴임 기념강연을 했다.

박 교수는 “오늘은 엄격한 학문발표회가 아닌 강연이다. 수많은 이들의 도움을 통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 특별히 오늘 모임에서 개인적인 얘기 보다는 학자로서의 삶을 말하고자 한다”며 “연구소를 시작함과 동시에 조은교회가 시작됐다. 조은교회와 연구소는 같은 나이다. 조은교회가 연구소에 가장 큰 후원자 역할을 했다. 이 자리를 비롯해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가장 많이 쓴 논문 주제가 ‘성결교회’였다”며 “개인적으로 성결교회 신학교에서 공부를 했지만, 보수적이었다. 그러나 지적인 욕심에 진보적인 학문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다”고 했다.

이어 “서울신대로 와서 그 당시 교수로 계셨던 조종남 박사 아래에서 웨슬리 신학을 배웠고, 소위 보수주의, 진보주의라는 색깔의 학문을 ‘복음주의’라는 틀로 묶을 수 있었다”며 “그럼으로써 서울신대의 복음주의는 개인적 신학 관념에서 중요하게 자리잡게 됐다”고 했다.

박 교수는 “미국 유학을 가서 ‘제3세계의 기독교’라는 과목을 들었는데 도서관에서 카우만과 카우만 부인의 사진이 있는 필그림성결교회의 역사서를 보게 됐다. 이를 통해 미국의 성결운동이 OMS(동양선교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국성결교회의 뿌리에 대해 알게 됐다”며 “이로써 18세기 웨슬리, 19세기 성결운동, 만국성결교회, 그리고 OMS로 이어지는 계보를 그릴 수 있게 됐고, 학위 논문의 기초가 됐다”고 했다.

또 “미국의 유명한 역사신학자 스미스(H. Shelton Smith)가 미국 뉴잉글랜드에서 원죄의 개념이 어떻게 변천했는가를 연구한 책을 보게 되면서 19세기 성결 개념을 연구하고 이것이 ‘OMS와 이명직 목사에게 어떻게 연결되는가?’ 하는 연구 논문을 완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를 생각했을 때 성령세례와 관련된다”며 “한국 성결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교리인 성결론은 ‘성결이 곧 성령세례’라는 것이다. 성결과 성령세례의 관계를 잘 규명하는 것이 한국성결교회 신학을 정립하는 키워드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간한 ‘근대복음주의 주요 흐름’이라는 책을 보면 한국 성결교회의 배경을 지금까지 18세기 웨슬리, 한국의 자생으로만 말했는데, 19세기 배경과 관련해 중생선교, 재림사상, 성서사역, 신앙선교 등을 다루면서, 한국 성결교회의 배경을 보다 넓은 의미에서 밝히는데 공헌했다”며 “또한 미국 성결운동을 연구하면서 멜빈 디어터(Melvien Dieter)의 도움을 받아 애즈베리 도서관에서 연구를 할 수 있었고, 이후에 이것이 성결교회사 논문의 큰 기초가 됐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한국 성결교회를 이해하려면 19세기 성결운동을 보고, 한국 자생론과의 관계, 동양선교회와 만국성결교회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며 “학자로서 가장 큰 자랑은 성결교회의 연구를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되었다는 점과 한국 성결교회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인 이명직 교수를 연구해 16권의 대전집을 완성함으로 한국 성결교회사에 기여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근대사회의 요소를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복음주의”라며 “그렇기 때문에 근대사회에 적응을 했고, 그것이 복음주의 교회가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근대적인 사람은 체험하고 경험한 것에 따른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복음주의이다. 앞으로 복음주의와 근대사회의 관계를 깊이 연구해야 한다. 그렇게 했을 때 성결교회의 복음주의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대를 이끌어 가는 운동임을 입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근대적인 주요 학자들이 ‘일반사람들이 기독교를 어떻게 보는가’를 연구했다”며 “대표적으로 존 로크, 아담 스미스, 알렉시스 토크빌이 일관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는 근대사회는 지금 주류 교회가 가지고 있는 것을 벗어나 국가가 더 이상 교회를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교가 개개인에게 호소해서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되지 않으면 종교가 살아 날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오순절 운동’은 두 가지 요소가 있다”며 “하나는 신학교로 돌아가자는 복고적인 측면과 대중들에게 호소해야 한다는 요소가 있다. 순복음교회에 오중복음이라는 것은 대중이 이해하는 기독교로서 시대에 뒤 떨어지는 것이 아닌 앞서가는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의 초기 선교사들은 우리의 뿌리가 근본주의, 전통주의라고 하지 않았다. 복음주의라고 했다”며 “전례주의, 교리만 강조하는 전통주의를 반대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정체성이다. 존 스미스의 복음주의 정의를 보면 복음주의에 권위는 성경이며, 특징은 체험이고, 사명은 전도”라고 했다.

이어 “성결교회가 주장하는 사중복음은 단지 성결교회만의 유산이 아니다”며 “신유를 강조했던 분은 성결교회 목사가 아닌 김익도 목사였고, 종말론 강조를 많이 하신 분은 길선주 목사였다. 한국사회에서 장로교 목사님들 만큼 강조하신 분이 없다. 사중복음을 말한다면 신유와 재림을 잘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우연한 기회로 일반 역사서를 보게 됐다”며 “‘한국 기독교는 지나치게 복음주의적이어서 일제와 제국주의를 옹호하게 됐다’고 했다. 이것은 한국 복음주의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아니기에 문제를 제기했고, 그 결과 제기했던 출판사 측이 수정을 했다. 또 집필지침을 바꾸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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