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재난지원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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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목사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4인가족 당 1백만원씩 주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정부가 기부활동을 권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국민을 상대로 모금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도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에 나서야 한다. 꼭 상위 30%에 속하지 않더라도 재난지원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반면에 말할 수 없이 힘든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렇다면 재난지원활동을 정부에게만 맡기지 말고 민간차원의 불우이웃돕기 운동도 꼭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그래서 <한국교회연합>은 각 <市道 기독교총연합회>와 함께 <재난지원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쓰자!>는 켐페인을 하기로 결정했다. 시민들 중에는 재난지원금 전액, 혹은 半, 혹은 십분지 일이라도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면 좋겠다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기독교인이 앞장서서 불우이웃돕기에 나서야 한다. 또 임대료를 내지 못해 쩔쩔매는 작은 교회도 너무 많아 기독교인 중에는 작은 교회의 임대료 지원에 돈을 내려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기왕 모금하는 김에 모금액의 일부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일에도 썼으면 좋겠다. 극도로 가난한 나라에 코로나 마스크 보내기, 메뚜기떼 창궐로 굶주리는 아프리카 나라에 식량보내기 등도 이번 기회에 했으면 좋겠다.

다만 이 일을 하려면 실무를 담당하는 팀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금모금은 어렵지 않지만 성금배분은 아주 어렵다. 자칫하면 엉뚱하게 쓰여질 수 있고 한번이라도 실수하면 다시는 이런 모금을 못하게 된다. 그런데 이 일을 아주 잘 하는 단체가 있다. <나눔과기쁨>은 15년 전부터 작은 교회 목사님들이 “예수님처럼 살기위해 분투하자”는 슬로건 하에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전념해 왔다.

<나눔과기쁨>은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국교회연합/시도기독교총연합회를 열심히 섬기는 단체다. 어려운 이웃과 상담하고 직접 사는 곳에 찾아가고 꼭 도와야 할 사람들을 찾아내는 목사님들의 단체다. 그래서 한국교회 대표기구와 <나눔과기쁨>이 손을 잡고 불우이웃돕기를 하면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한국교회도 빛날 것이다. <나눔과기쁨>은 전국 기구이지만 활동이 활발한 지역도 있고 부진한 지역도 있다. 활동이 부진한 지역에서도 <나눔과기쁨>은 이번 일을 계기로 크게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의 70%가 작은 교회다. 그리고 이들 작은 교회들은 대부분 열등감과 좌절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좌절감은 대형교회를 목회의 모델로 생각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작은 교회들이 교회성장을 목표로 삼지 않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면서 문준경 전도사나 손양원 목사처럼 살려고 애를 쓴다면 한국교회는 엄청나게 빛을 발할 것이다. 진정한 감동은 작은 교회의 활동에서 나올 것이다. 그래서 작은 교회 목사님들이 어려운 이웃을 더 열심히 돌볼 수 있도록 한국교회연합/기독교총연합회/나눔과기쁨의 불우이웃돕기 연대활동이 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또 이번 기회에 한국인들이 절박한 위기에 처했을 때 마지막으로 도움을 청할 곳이 교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위기가정 긴급돕기”도 시작해야 한다. 교회만 찾아오면 도움을 받게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인 진행은 <나눔과기쁨>에 맡기면 된다.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켐페인은 몇 가지 점에서 엄청난 계기가 될 것이다. 첫째로 이번 일은 전국의 모든 교회가 불우이웃돕기에 나서는 초유의 켐페인이 될 것이다. 둘째로 어려운 이웃 돌보기를 가장 열심히 하는 곳이 교회라는 점을 온 국민에게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어려운 이웃을 몸으로 돌보는 구체적인 활동을 작은 교회들이 한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 작은 교회들이 큰 교회만 따라다니지 않고 뚜렷한 목회철학을 갖고 예수님처럼 살고자 분투하면 작은 교회가 한국교회의 새 동력, 새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경석 목사(나눔과기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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