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ell’s note] 민들레 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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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홀씨

지나는 바람결,
후- 부는 숨결 따라
부푼 꿈 안고 두둥실 떠오른다.

잠시의 비행
찰나의 여행

새하얗게 흩날리며
살포시 앉은 그 곳에
생명의 씨앗을 내리운다.

누군가에게는 미소를
어떤이에게는 밝은 인사를 전하려
샛노란 꽃송이를 피운다.

민들레는 봄에만 피는 줄 알았는데 봄이 지나 무더운 여름 태양 아래에도 선선한 초가을 바람 속에도 한들한들 피어있더라. 왜 일까? 생각해보니 민들레 홀씨 덕인 것 같다. 송이송이 하얀씨가 화아- 퍼져나가 밋밋한 돌담 사이, 무심코 지나는 골목길 모퉁이에 예쁜 꽃을 피워낸다. 한 송이의 꽃을 피우려 수많은 일을 겪었을 민들레 홀씨. 그래서인지 포장지에 둘린 꽃다발과 화병에 담긴 꽃에게서 만날 수 없는 해맑은 미소가 나에게 다가온다. 나도 그에게 반가운 인사를 전해본다. “안녕?”

▶작가 이혜리

이름처럼 은혜롭고 이로운 사람이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삶의 단상들을 글로 담아 내는 작가. 어릴 때는 순수함을 잃을까 나이드는게 싫었는데 그 덕분인지 지금도 말랑한 생각은 가득하고 하늘 보며 신나게 웃고 잔디에 풀썩 누울줄 안다.

lowell’s note는 자연과 사물, 사람과 교감하며 모험하고 경험하는 일들을 당신에게 전하는가슴 따듯한 손편지 같은 글입니다.

#이혜리 #lowell’s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