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전후 한국교회 잘 몰랐던 의인 권수백·강성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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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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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349회 학술발표회 강정구·홍성표 발표
가을을 맞아 한국기독교역사학회가 제349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제는 해방 전후 감추어진 한국교회 의인들이었다. ©이수민 기자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한국기독교역사학회(회장 신광철)가 1일 낮 (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이덕주) 세미나실에서 제349회 학술발표회를 통해 해방 전후 감춰져 있던 한국교회 의인들을 발굴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강정구 목사(와룡교회)는 "권수백 조사와 의성 지역 3.1만세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권수백은 1902년 복음을 받고 한결같이 복음을 위해 살았던 인물로, 그가 속했던 경안노회는 국곡교회 설립 100주년을 즈음해 그의 신앙을 기리고자 기념비를 세워주기도 했다.

권수백은 경상북도 초기 교회 개척자였고, 조사로 임명을 받고 여러 지역에서 조사로 교역했다. 조사 사역의 연장선에서 3.1만세 운동도 가담해 기억될 만한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3.1만세운동 이후에는 교육계몽운동에 매진, 일국학원을 통해서 나라를 사랑했다. 또 권수백이 교역하던 때는 일제 강점기 하로 연이어 일어난 자연재로 말미암아 농촌의 상황이 말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는 실천적 농촌사랑으로 농촌에 작은 빛이 되었다. 신사참배 총회결정 후에는 이에 반대, 여러 차례 감옥에 수감됐고, 옥고 후유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순직했다.

특별히 강 목사는 의성지역 3.1만세운동과 관련, "의성지역에서 만세운동에 가담한 교회는 대부분 복음이 전파될 당시 권수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던 교회들"이라 지적하고, "그 긴밀함을 바탕으로 권수백은 3.1만세운동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한 노회가 (기념비로) 한 사람의 생애를 기념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의 신앙이 값지고 후손들이 배울만한 점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권수백은 세상을 떠났지만, 경안노회는 권수백의 일제에 항거한 숭고한 신앙을 잊지 않고 기억해 순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이야기 했다.

홍성표 박사(연세대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는 "해방 공간 기독교계의 교육운동"(강성갑의 한얼중학교를 중심으로)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일제 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되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해방공간에서 기독교계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해방 후 미군정기 중앙정부에 참여한 한국인들은 '어제의 요시찰 인물이 오늘의 지배층'으로 바뀐 기독교인들이었다고 한다. 홍 박사는 "해방공간에서 대한민국 건국에 앞장선 기독교계의 공헌이 있었기에 기독교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연구가 의미가 있다"면서 "이러한 연구는 오늘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많은 문제의 역사적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그러나 해방공간에서 기독교계가 기여했다는 주장에 비해, 기독교계의 활동에 대한 연구는 그렇게 많지 않은 현실이다. 특히 홍 박사는 "근대교육에 앞장 선 기독교계가 해방공간에서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에 어떻게 응답했는지에 대해서는, 미군정기의 교육정책과 교육관련 단체를 기독교계가 주도했으며, 특히 오천석의 '새교육운동'이 우리 교육의 기틀을 닦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강조되고 있을 뿐"이라 했다.

홍성표 박사가 해방 공간 기독교계의 교육운동 가운데 강성갑의 한얼중학교를 중심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수민 기자

때문에 홍 박사는 "교육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연구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해방 후 경남 진영에서 농촌교육활동에 앞장섰던 강성갑의 한얼중학교 설립·운영과정을 통해 해방공간에 지역에서 일어난 기독교계 교육운동의 실천에 대해 살펴봤다.

강성갑은 해방공간에서 1930년대 기독교 농촌운동을 대안으로 받아들인 덴마크의 그룬트비 사상을 현 상황에 적합하게 적용, 농촌문제 해결을 통한 조선의 부흥을 목적으로 한얼중학교를 설립하고 교육운동을 전개했다. 다만 한얼중학교는 학교 설립을 위한 기본재산의 부족 등 설립요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교육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와 방법이 당시 문교부장이었던 오천석의 '새교육운동' 취지에 부합, 특수목적 학교라는 명목으로 학교 설립인가를 받았다.

당시 지역주민들을 교육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했던 강성갑의 교육활동은 '지역사회학교'의 이상적 모델로 높게 평가됐지만, 강성갑은 한국전쟁의 와중에 분단폭력의 희생제물이 되었고, 그의 교육실천은 잊혀지고 말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행사에서는 강정구 목사와 홍성표 박사의 발표 외에도 각각 이용민 연구이사(한국기독교역사학회)와 최태육 목사(예수님의교회)가 논찬자로 수고했다. 한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는 오는 6일부터 11월 10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복음으로 개혁을 외친 한국의 선각자"란 주제로 종교개혁500주년을 준비하는 시민강좌를 개최한다. 문의: 02-2226-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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