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삼 칼럼] 선거철과 교회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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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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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 채영삼 교수

선거철이면, 교회에 오지 않던 손님들이 오기도 한다. 지역 유명 인사들이다. 가장 꼴불견인 것은 광고시간에 그들을 일으켜 세워, 성도들 앞에 인사시키는 것이다. 그것을 자랑으로 하는 태도이다.

우리 교회에 이런 유명인사가 왔으며, 여러분의 담임목사는 이런 유명인사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그렇게도 뿌듯한, 그 누추하고 초라한 태도이다. 어쩌면, 우리 교회에 그런 유명 인사가 온 것이 그리 뿌듯한 성도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잘못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며, 잘못 이끌고 또 잘못 따라가는 양 무리이다.

주의 양무리가 그래서는 안 된다. 주님은 한 번도 그렇게 하신 적이 없기 때문이다. 복음서를 샅샅이 뒤져 읽어보라. 언제 예수님께서 산에 오르사 무리를 보고 말씀하시되, '오늘은 옥타비아누스씨가 원로회에 추천을 받는데 인사하러 여기에 오셨습니다. 여러분', 이런 구절이 있는가?

그럴 필요가 없다. 어떻게 감히 '하나님의 아들'이신 분 앞에 누가 와서 그분의 영광에 또 어떤 영광을 덧붙여 그 영광을 더 영광되게 하겠는가? 성도도 마찬가지이다. 존귀하시고 지존하신 하늘의 하나님의 거룩한 성도 앞에, 세상의 어떤 정치인이 와서 어떤 영광을 더하겠는가? 초라할 뿐이다.

교회가 선거철에, 이렇게 한심한 작태를 하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성도가 누구인지, 어떤 존엄한 존재들인지 생각지 않으며, 하나님의 존전이 어떤 곳인지 잊고 경거망동하기 때문이다.

혹시 온다면, 있는 듯 없는 듯 왔다가 가야 한다. 인사도 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들도 복음을 들어야 하는 죄인의 신분으로 왔다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하고 바른 양심으로 살 생각이 들어 돌아가는 것, 그 이상이어서는 안 된다.

도리어, 예수님은 '어린 아이'를 무리 앞에 불러 세우신 적이 있다. 미약하고, 의지할 곳 없는 존재, 남의 눈에 잘 띄지도 못하는 존재이다.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의지할 것이 없는 아이를 주님은 높여 주셨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교회에서는, 하나님이 전부라고 고백하는 연약한 죄인들만이 설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예배 중에, 선거철에 표를 생각해서 혹시 방문하는 지역인사를 소개시키며, 더구나 그와 정치적 견해를 같이 하는 김에, 간접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양 무리에게 주입하는 목자도 천박한 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성도는 하나님의 소유이다. 저들은 가치관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달리할 수도 있다. 적어도, 예배에서만큼은, 하늘의 보좌 앞에 선 거룩한 성도의 품격을 갖춘 교회의 존엄한 지위를 보전하기를, 이 선거철에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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