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당랑규선(螳螂窺蟬)이 아닌, 유비무환(有備無患)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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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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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언론회 논평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유만석 목사. ©기독일보DB

올해가 3·1절 97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 3·1독립만세운동은 일제 강점기에 나타난 최대 규모의 민족운동이었으며,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식민지 국가에서 최초로 일어난 대규모 독립운동이었다.

일제는 조선을 강점한 뒤에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폭력과 억압과 수탈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했으며, 이에 끝나지 않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등 백성의 기본권을 박탈했다.

일제는 항일 운동가를 투옥·학살했으며, 심지어 ‘조선태형령’(朝鮮笞刑令)으로 가벼운 죄에도, 조선인에 대하여 가혹한 신체적 처벌을 하므로, 결과적으로 인권 없는 나라를 만들었다.

3·1독립만세운동은 지식인과 학생, 그리고 농민, 노동자, 상공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백성들이 자발적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독립운동의 대중적 지지를 이끌어내며, 독립운동을 체계화, 조직화, 활성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이다.

또 이 운동은 중국의 5·4운동, 인도 간디의 비폭력·불복종 운동에 영향을 미쳤고, 이집트의 반영 자주운동, 터키의 민족운동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97년 전, 3·1독립만세운동에서 기독교의 역할은 컸다. 당시 기독교인은 천도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미미한 숫자였지만, 일제에 구속된 비율은 오히려 5대 4정도로 기독교인들이 많았다. 이 운동에 기독교는 독립정신과 철학, 전국 네트워크를 제공하였고, 기독교 신앙에 따른, 박해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갈구한 때문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3·1독립만세운동은 일제의 절대적 폭력과 무력 앞에서도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독립의지를 전세계에 드러낸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쾌거였다. 여기에는 남녀노소, 빈부귀천, 종교의 차이,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민족 자결’의 발로였다.

그럼 이 시대에 우리는 헌법에도 명시된 3․1독립만세운동 정신을 어떻게 지켜 나갈 것인가?

첫째는 국가가 처한 국제적 역학관계와 주변 환경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3·1독립만세운동을 전후하여, 당시의 상황과 현재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은, 여전히 세계열강들의 각축전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생각이 다르고,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이 다르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각국의 이해타산에 따른 서로의 생각과 계산이 다르다. 유엔안보리에서는 대북제재를 어느 때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은 우리나라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 3년간 박근혜 정부와 중국의 시진핑 주석 간을 우호적 신뢰관계로 생각했지만, 최근 한반도의 북한 핵 문제와 이를 방어하기 위한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중국은 강력한 반대는 물론 협박성에 가까운 무례한 발언은 우리가 직시할 국제 관계의 냉엄함을 새롭게 자각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을 국가 지도자와 정치권은 간파해야 한다. 작금 북핵문제를 놓고 여·야, 각 정파적 다툼과 분열이 치열한 이 때에, 우리나라가 일본에 강제로 병합될 때 상황과 무엇이 다른가? 국가와 국민은 안 보이고 오직 자신들의 정파 싸움에 몰두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환멸과 위기를 느낀다.

둘째는 전체 국민의 2%도 안 되던 기독교가 당시 독립운동을 이끈 원동력에는 기독교인들의 애국정신과 민족 사랑의 큰 뜻이 있었다. 이는 당시 기독교인들의 삶의 모범에서 들어난 것인데, 오늘날 우리 기독교는 우리 사회로부터 존경 받을 만한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셋째,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통일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 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97년 전 목숨 걸고, 거대한 일제를 향해 맨주먹으로 ‘독립’과 ‘자결’을 위해 외쳤던 우리 선진들의 3·1 독립운동정신으로 통일의 물꼬를 터야 한다. 여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독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97년 전, 3·1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하지 않았다면, 세계인들은 우리나라가 독립국인지, 독립의지가 있는 나라인지를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제97주년 3 ·1절을 맞이하여 그날의 함성과 오늘의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가자.

당랑규선(螳螂窺蟬-눈앞의 이익에만 정신이 팔려 뒤에 닥친 위험을 깨닫지 못함을 이르는 말)의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고 유비무환의 단합된 마음으로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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