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묻은 하나님의 지문, 우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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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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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람이 여물어 교회가 꽃피다'의 저자 이국진 목사

"묵묵히 피어나는 진실한 그대에게…해와 달과 별들이 잠잠히 빛을 내고 못생긴 나무가 조용히 산을 지키듯, 제자리에서 묵묵히 여무는 그대가 있기에 교회와 세상은 아름답게 꽃피는 것입니다. 묵묵히 여물어 새순이 돋을 때까지."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남부교회 이국진 목사가 "사람이 여물어 교회가 꽃피다"(홍성사)라는 제목의 아름다운 책을 냈다.

희망이 없어 보이는 한국 교회에 복음의 씨앗을 품고 묵묵히 여물어 가는 이들이 있다. 화려한 건물과 탁월한 설교로 치장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거나 거창한 수식어가 따라오지 않아도, 오직 자신에게 맡겨진 영혼 하나를 귀하게 여기며 세상에 작은 꽃잎들을 내는 것이다. 이 책은 소리 없이 여무는 이들을 격려하는 따뜻한 시선과, 한국 교회의 어두운 단면을 파헤치는 예리한 시선이 맞닿아 있다. 작고 평범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저자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에서 옹골진 지혜와 깊이 있는 영성을 이끌어 낸다.

작은 시골 마을의 한 목사에게서 엘리야 시대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천 명을 떠올리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새순을 돋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 한국 교회의 희망을 발견한다. 맛집으로 소문난 냉면집이 문을 닫게 된 사연에서 올바른 목회관을 제시하고, 하늘에 떠 있는 달과 별들에서 충직한 성도의 모습을 보여 준다. 더불어 책은 일상 곳곳에 숨겨진 진실된 가치들을 발견해 지금 우리의 삶에 덧입힐 것을 요청한다.

침묵의 카르텔을 깨는 진실한 소리

요즘은 말 그대로 ‘경쟁과 욕망의 사회’이다. 사회적 신분 상승을 위해서는 돈이나 명예뿐 아니라 인격적으로 존중받아야 할 사람까지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약자들을 희생하며 정작 자신은 비난의 화살을 피해 안전지대로 도망 다니기에 급급하다. 문제는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조차 그 침묵의 카르텔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암담한 현실 속에서 이 책은 성경에 근거한 올바른 해석과 풍부한 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혜의 산물을 내놓는다. 옷감을 마름질하는 재봉사처럼 현상을 예리하게 읽어 내면서도, 이웃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처럼 대하며 성경으로 돌아갈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다. 오직 성경의 가르침과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에 소망이 있음을 강조하며, 바로 ‘지금’ 우리의 삶을 돌이킬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진정한 변화는 굽이진 일상에서 진실한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가르침을 따라가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길에 대한 질문을 던져 봐야 할 때이다. 다음은 이국진 목사와의 일문일답.

남부교회 이국진 목사 ©ⓒ 페이스북

Q. 홍성사에서는 처음으로 책을 내셨습니다. 먼저 목사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미국에서 16년을 살다가 3년 전에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대구 남부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오강남 교수의 《예수는 없다》(현암사)에 대한 대답 형식인 《예수는 있다》(국제제자훈련원)와 고린도전서 13장에 기초한 《사랑》(아가페북스)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지요. 사랑하는 아내 최유선의 남편이자, 두 딸 예림이와 예원이의 아빠입니다.

Q.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성경적 관점으로 풀어내고 계신데요. 평범한 일상에서 통찰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상과 성경을 깊이 관찰하고 묵상하면 놀라운 영적 진리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그것이 유형이든 무형이든, 하나님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니 계시는 곳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일상에서 하나님의 지문을 발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일상에 묻은 하나님의 지문들이 우리를 향해서 아주 크게 소리 지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언에서 “지혜가 소리를 높이며”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잠 1:20-21; 8:1-3). 우리가 일부러 눈과 귀를 닫아 버리지 않는다면-이것은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일상은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보물 창고임에 틀림없습니다.

Q. 다양한 일화와 주제로 책을 꾸리셨습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 책은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이런저런 신앙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절망적으로 느껴진다 하더라도,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 주신 하나님의 사랑에서 소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입니다. 하나님께서 무조건적으로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우리는 절망하지 말아야 하고, 나아가 사랑받은 자녀답게 이웃들에게 사랑을 보여 주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신앙과 교회의 모습이 성경적인 가르침에 근거해야 함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Q. 목사님의 글 면면에서 한국 교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납니다. 현재 한국 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한국 교회의 문제는 성경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나와 있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신앙적 용어는 그 표현이 성경적이기는 한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속적이고 무속종교적인 개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타락은 너무나 심각해서 도무지 해답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소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우리 자신에게서는 소망을 찾을 수 없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오직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그리스도의 은혜만이 우리에게 소망이 됩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다른 사람을 바라보게 하기보다 나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거울 같은 책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할지라도 남을 재단하고 비평하는 것으로 이용된다면, 결국 우리에게 아무런 유익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 되면 좋겠고, 암울해 보이는 나의 모습 너머에서 한줄기 빛처럼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이끄는 화두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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