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줄 용기는 ‘포기’ 아닌 ‘분별’
붙잡을 가치와 내려놓을 집착 구분해야”
평범해 보이는 가족 안에서 되풀이되는 갈등과 상처를 ‘애착’과 ‘방어기제’ 등 심리학적 통찰과 관계 회복의 지혜로 풀어나가는 신간 『놓아줄 용기』(태인문화사)가 발간됐다.
목회자이자 작가인 임은묵 목사와 심리학자이자 상담심리 전문가, 목회자인 최원호 박사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아빠와 엄마, 딸로 이뤄진 한 가족의 갈등과 상처를 들여다보고, 비록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서로가 치유 받고 함께 성장하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도록 안내한다. 이야기는 임 목사가 쓰고, 각 이야기 끝의 심리학적 해설은 최 박사가 맡았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6년 중소출판사 도약부문 제작지원사업’에도 선정돼 작품성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두 저자는 지난 10월 31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 은혜제일교회(최원호 목사)에서 열린 문화목회프로그램 매.마.토.2(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2시) ‘행복한 우리 동네 북콘서트’에서 성도 및 지역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자들은 “건강한 관계를 되찾으려면 붙잡는 것만큼 ‘놓아주는 용기’도 필요하다”며 “‘놓아줄 용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으로 다시 연결되는 길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놓아줄 용기’는 결국 삶을 변화시킬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주장했다.
임은묵 목사는 신학, 리더십학, 종교학을 전공하고 수십 권의 저서와 110여 권의 번역서를 냈다. 글로벌 독자들에게 한국적 정서와 지혜를 전하는 책과 이중언어 설화집 등을 집필했으며, 동시에 현대인의 관계심리와 행동 분석을 다룬 ‘휴먼 디톡스(Human Detox)’ 프로젝트로 마음의 상처를 진단하고 치유하는 실천적 방법론 제시에 관심을 가져왔다.
최원호 박사는 25년간 대학 강단에서 청소년 진로, 부모 교육, 인성 교육을 강의해 온 상담가이자 학자이다.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은혜제일교회를 개척하고 상처받은 영혼들과 청춘 세대를 위한 상담목회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다. 특히 매.마.토.2를 통해 각계각층의 인물들과 소통하고 주민들과 호흡하며, 수많은 저서와 칼럼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 왔다.
이날 진행은 ART.P(아트피) 예술심리연구소 문혜민 대표가 맡았으며, 북콘서트에 앞서 그루브 재즈밴드(Groove Jazz Band, 단장 그루버김)가 ‘Fly Me to the Moon’, ‘Autumn Leaves’,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 공연을 통해 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한 가족 이야기로 풀어내는 관계의 회복”
임 목사는 『놓아줄 용기』의 집필 배경으로 “사람의 성품과 기질은 가정에서부터 형성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어릴 적 부모님과의 대화, 부모님의 행동 등이 나의 성격, 기질이 된다는 생각이 발단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10여 년 전 최 박사님께 ‘나중에 한번 공저하자’고 소망을 담아 제안했고, 당연히 최 박사님은 ‘시간이 되면 하겠다’고 하셨다”며 “이제 때가 되어 제가 이야기를 엮고, 최 목사님이 심리학으로 도움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딸 혜인은 27년이라는 세월의 눌림과 익숙해진 풍경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안과 공포로 인해 상담자를 찾아간다. 사회적 요구와 기대 속에 완벽해지려 애썼던 딸 혜인, 완벽해야만 안전하다는 신념으로 통제를 놓지 못했던 엄마 민정, 평온을 지키기 위해 무심함으로 일관했던 아빠 정우는 결국 각자의 가면과 통제, 회피를 벗어던진다. 그리고 상처받은 내면을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회복과 해방의 메시지를 전한다. 임 목사는 “이 스토리는 딸과 엄마, 아빠, 상담자 간의 이야기지만, 사실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 여러분 모두에게 다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은 1부 ‘드러낼 용기’, 2부 ‘놓아줄 용기’, 3부 ‘다가설 용기’로 구성됐다. 임 목사는 “특히 최 박사님은 한국에서 아들러 심리학의 권위자”라며 “함께 책을 쓰면서 아들러 심리학을 좀 더 연구했고, ‘용기’라는 개념이 많이 등장하는 아들러 심리학을 반영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임 목사는 “화가 나도 화를 내지 못하고, 외로워도 외로움을 숨기면 결국 사람은 더 외롭고 더 슬프고 더 분노하고 더 아프게 된다”며 “가족관계, 지인 관계, 사회에서 이러한 마음을 나누며 함께 보듬어가는 가정과 공동체,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 독자에게 다가가려고 기독교 출판사가 아닌 일반 출판사에서 책을 냈다는 점도 덧붙였다.
◇“놓아줄 용기는 포기가 아니라 분별”
최원호 박사는 “지금까지 우리는 돈과 사람, 출세와 성공을 붙잡는 데 용기를 쏟았다”며 “그것을 잡을 때도, 잡고 나서도 힘들지만, 놓아줄 때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가 교육 현장에 있으면서 평생 모토가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가 행복하다’는 것이었다”며 “행복은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여기서 놓아줄 용기를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붙잡아야 할 가치와 내려놓아야 할 집착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용기”라며 “잡아야 할 것을 잡지 못하고 놓아야 할 것을 놓지 못하는 것은 지혜와 분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예로, “물고기를 잡았다면 물에 놓아주어야 산다. 언제 놓아주어야 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하고, 또 바닷고기는 바다에, 민물고기는 민물에 놓아주어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놓아주었어도 엉뚱한 곳에 놓아주면 방치이자 방임이 될 수 있다”며 “자녀를 놓아줄 때도 시기와 방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려는 본능으로 자녀를 계속해서 소유물로 여기는 태도도 지적했다. 최 박사는 “부모는 아이가 자율성, 자기 주도성, 책임감을 갖도록 적정한 때가 되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지, 내가 통제할 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며 “자녀는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위탁한 존재”라고 말했다.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서로를 향한 ‘놓아줄 용기’
질의응답에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는 서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 청년은 “이미 부모에게 상처를 받은 자녀는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최 박사는 “해결되지 않은 상처를 교회 용어로 ‘쓴뿌리’, 심리학에서는 ‘미결 과제’라고 부른다”며 “겉으로는 잘 지내도 속에 남은 상처는 계속 자신에게 생채기를 내고 괴롭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를 찾아가 그때 왜 그랬는지 묻고 그로 인한 나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사과를 청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부모는 이유 불문하고 ‘나도 기억한다. 내가 잘못했고 후회한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라고 말하거나, 그 말조차 안 나오면 그냥 안아주면 된다”고 답했다. 최 박사는 “그게 마음속에 끊임없이 생채기를 내는 상처를 놓아줄 용기, 또 용서를 구하고 안아주는 용기”라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방금 질문한 청년이 사실은 제 아들”이라며 “저도 부모님께 듣고 싶은 말이 있었고, 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미안하다’는 말이었다”고 답했다. 임 목사는 “아들에게 이런 질문을 듣게 돼 기쁘고, 이것도 성숙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생의 결국은 온전함과 치유이며, 우리가 회복된 만큼 다른 이들도 더 온전한 가정을 이루도록 돕는 인생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 목사는 이 책을 관통하는 내용을 ‘휴먼 디톡스’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임 목사는 “몸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부작용도 있지만, 해독해야 새로운 몸이 만들어진다”며 “인생의 영적인 디톡스도 그렇다. 마음과 과거, 사람 사이의 관계를 해독하는 일은 간과하기 쉽지만, 인간 사회의 모든 사건은 결국 인간관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휴먼 디톡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어머니와 함께 온 한 여성 참석자는 “자녀로서 엄마에게 집착하고 상처를 준 것은 어떻게 놓아줘야 하느냐”고 물었다. 임 목사는 “부모 세대는 수십 년간 가정을 일으키고 자녀를 끝까지 지켜낸 강한 사람들이므로, 자녀 세대는 부모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세상의 관념에서 놓아줌은 방치로 볼 수 있지만, 신앙 안에서의 놓아줌은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다. 부모님 혹은 자녀를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앞서 질문한 딸의 권유로 참석했다는 어머니는 “내가 자녀를 너무 붙잡고 있지 않았나 싶어 눈물이 날 만큼 미안했다”며 “나를 발견하는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소감과 함께 간증을 전했다.
◇11월 29일 최형만 목사 간증집회, 12월 27일 김정택 송년음악회 개최
은혜제일교회는 ‘매.마.토2’에 저자와 찬양사역자 및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북콘서트, 찬양콘서트, 특별집회 등 다양한 무대를 마련해 왔다. 올해는 5월 정영호 전 휴스턴 총영사 북콘서트, 6월 지선 전도사 찬양콘서트, 8월 장경동 목사 특별집회, 9월 천종호 판사 북콘서트를 열었다.
오는 11월 29일 오후 2시에는 개그맨 출신 최형만 목사를 초청해 간증집회를 열고, 12월 27일 오후 2시에는 김정택 전 SBS 예술단장과 음악인들의 송년음악회로 꾸며진다.
최원호 담임목사는 “교회가 사람들에게 오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문을 열고 지역사회와 만나야 한다”며 “지역 주민 누구라도 부담 없이 찾아와 책과 음악, 간증과 삶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관계, 상처 회복, 신앙과 삶에 대해 위로와 지혜를 얻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참석 문의 010-3547-0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