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회 출석자 3명 중 2명이 성경 지식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성경 문해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교회 출석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경 지식 퀴즈에서 응답자의 65%가 낙제점인 F등급을 받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12일부터 29일까지 미국 내 개신교, 초교파, 가톨릭, 정교회 신자 가운데 평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교회에 출석하는 성인 2,0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는 ±2.2%포인트다.
응답자들은 성경 인물, 성경 사건의 순서, 성경에 포함된 책 등 8개 영역에 걸쳐 수십 개의 질문에 답했다. 성적은 90점 이상 A, 80~89점 B, 70~79점 C, 60~69점 D, 60점 미만 F로 평가됐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평균 점수는 51점이었다. 등급별로는 F가 65%로 가장 많았으며, D 9%, C 9%, B 8%, A 9% 순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인 성경 지식에서도 상당수 응답자가 어려움을 겪었다. 응답자의 94%는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으로 사울을 정확히 지목한 비율은 45%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히스기야를 성경에 포함된 책으로 잘못 답했다. 히스기야는 성경의 책이 아니라 유다 왕국의 왕이다.
성경을 자주 읽는 교인일수록 퀴즈 점수가 높다는 점도 확인됐다. 매일 성경을 읽는 응답자의 평균 점수는 66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일주일에 한 번 읽는 응답자는 50점, 거의 읽지 않거나 전혀 읽지 않는 응답자는 36점에 그쳤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스콧 맥코넬 사무총장은 성경 문해력은 단순히 성경을 읽는 것뿐 아니라 본문을 깊이 이해하고 성경 전체를 꾸준히 읽는 과정에서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경 문해력은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데서 비롯된다”며 “각 본문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깊이 파고들고, 성경 전체를 정기적으로 읽으면서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을 아는 것은 마음과 지성, 감정을 모두 포함한다”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고자 하는 동기, 말씀을 통해 격려받으려는 열망, 성경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려는 태도가 성경 문해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성경 교사이자 작가인 젠 윌킨은 복음주의 매체 ‘더 가스펠 코얼리션(The Gospel Coalition)’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조사 결과가 미국 사회 전반의 문해력 위기가 교회 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윌킨은 “성경은 고전 중의 고전이지만, 모든 그리스도인이 읽기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은 책이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설교나 팟캐스트, 짧은 묵상 자료를 통해 10분 이내에 긍정적인 감정을 얻을 수 있는 말씀을 소비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정작 성경을 직접 읽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이 성경에 대해 내린 해석과 의견을 수집하는 데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교인들의 성경 지식 부족을 지적한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퓨리서치센터가 2019년 발표한 종교 지식 조사에서도 복음주의자들의 성경 지식 부족이 드러났다.
당시 조사에서 자신을 복음주의자로 밝힌 응답자의 34%는 예수의 출신지가 나사렛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31%는 예수가 산상수훈을 전했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25%는 황금률이 십계명 가운데 하나라고 잘못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