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회 주관으로 ‘2026 NCCK 에큐메니칼 세미나: A.I 시대, 길을 묻다’가 26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이 가져오는 문명사적 대전환 속에서, 기술에 대한 단순한 찬반을 넘어 기독교 윤리와 교회의 신학적 위치, 그리고 사회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첫 번째 기조발제에 나선 이도흠 교수(한양대 명예교수)는 인류가 피그말리온과 이카루스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다고 진단하며, 과학기술은 결코 가치중립적이지 않고 자본의 이윤 추구와 국가 권력의 도구로 전락했음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AI가 초래할 위험은 터미네이터 같은 가시적 위협이 아니라 ‘위임과 네트워크’에 있다”며 “감시 자본주의(빅브라더·빅마더)에 의한 민주주의 파괴, 기후위기 심화, 자동화와 유령노동으로 인한 노동의 변형 및 노동운동 무력화, 그리고 평균이윤율 저하를 가속하는 지대자본주의의 문제 등 11가지 쟁점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근본적인 대안으로 ‘인공지능의 사회화’를 제안한다”며 “이는 AI 관련 기술과 프로그램을 오픈소스화하고, 생산수단으로서의 AI와 그 산출 가치를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공유하며, 시민사회가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더불어 “이와 함께 로봇세 도입, 사회공유소득제, 주 16시간 노동시간 단축, 직접·숙의 민주주의(만인민회·Decidim 플랫폼) 결합 등의 체제 전환 로드맵을 제시한다”고 했다.
두 번째 기조발제를 맡은 김은하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생성형 AI가 주는 편익 뒤에 숨겨진 물리적·생태적 대가, 즉 ‘비용의 비가시성과 외부화(Externalization)’ 구조를 실측 자료를 바탕으로 추적했다.
이어 “텍스트 분류 작업과 이미지 생성 작업 간에는 1,450배에 달하는 전력 소비 편차가 존재하며, 업무형 질의를 처리할 때마다 데이터 센터 냉각 등으로 막대한 수자원(물)이 증발한다”며 “특히 서늘한 지역의 수력 발전이 외부 용수(증발량)를 크게 늘리는 역설 등을 지적하며, 비용이 셈해지는 장부에서 데이터 센터 바깥의 부담이 철저히 누락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AI에 판단을 의존하는 인지적 위임이 비판적 사고를 약화시킨다”며 “개인이 자신이 쓴 사용량을 전력(kWh)과 물(ml)로 직접 환산해 보는 ‘자기 사용량 헤아림’ 실천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한 절제를 넘어 제도를 따져 묻는 공적 시민성 훈련”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기술의 수용이나 회피를 넘어, ‘이 기술을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를 묻고 창조 세계가 떠안은 비용을 책임 있게 가르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문덕 목사(향린교회 담임목사)가 패널토론 및 논찬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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