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대형 개발 사업 반대와 대학 등록금 인하,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민 및 학생 시위가 참혹한 유혈 폭력 사태로 격화하자 알바니아 복음주의 연맹(VUSH)이 즉각적인 폭력 중단과 정부-시민 간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10월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CDI는 알바니아의 사회적 긴장은 지난 6월 주요 생태 거점인 플라밍고 자연보호구역 내 대규모 관광 단지 조성 사업에 반대하는 이른바 '플라밍고 시위'에서 촉발됐다고 밝혔다. 여름철을 거치며 사회 전반의 불만으로 확산한 시위는 9월 들어 청년층의 집단 반발로 이어졌다. 대학생들은 정부를 향해 높은 등록금을 인하하고 교육 시설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할 것과 청년들의 해외 이주를 막을 수 있는 경제적 비전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 동안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 현장은 거리 바리케이드 설치, 공공 및 민간 건물 방화, 진압 경찰과의 무력 충돌 등 소요 사태로 급변했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사회민주당 출신의 에디 라마 총리 정부는 이번 사태를 유럽연합(EU) 가입 추진을 방해하려는 야당의 정치적 공작으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보수 진영과 시민 단체들은 라마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 운영과 EU 가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통적 가치관 훼손 문제를 지적하며 맞서고 있다.
시위대 무력 행사와 경찰 공권력 남용 동시 규탄
사회적 갈등이 유혈 사태로 치닫자 알바니아 복음주의 연맹은 지난 10월 15일과 18일 연속으로 긴급 성명을 내고 당사자들의 절제와 평화 회복을 강하게 요청했다. 알바니아 내 대다수 개신교 교회를 대변하는 연맹은 시위대가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저지른 기물 파괴 및 폭력 행위를 단호히 배격하는 한편, 시민들을 향해 과도하고 부당한 공권력을 행사한 경찰 당국의 대응 역시 강하게 규탄했다.
알바니아 복음주의 연맹 알레시오 세마 사무총장은 어떠한 정치적 명분이나 이익도 사회적 평화와 공공의 안녕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연맹 측은 폭력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으며, 정부와 정치권이 즉각 자제와 책임감을 발휘해 정의와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럽 밥티스트 연맹(EBF) 역시 공식 성명을 통해 알바니아 현지 주민들과 침례교 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기도를 촉구했다.
공산주의 종식 35년… 복음주의 교계의 평화 중재 노력
과거 외부 세계와 철저히 고립되었던 공산주의 정권이 붕괴한 지 35년이 지난 알바니아에는 현재 약 300개의 개신교 복음주의 교회가 설립되어 활동 중이다. 알바니아는 이슬람교가 다수 종교를 차지하고 있으나 가톨릭과 정교회 등 다양한 종교 공동체가 함께 공존해 온 지역이다.
사태 발생 직전 알바니아 고렘에서는 전 세계 32개국 250여 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 '유럽의 희망' 회의가 열려 불확실성과 사회적 양극화 시대 속에서 교회가 이행해야 할 평화적 중재 역할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현지 교계는 이번 소요 사태가 국가적 분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 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와 함께 사회 통합을 위한 평화적 해결책이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