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국가직 전환 뒤에도 재정은 지방 몫…개편 목소리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바뀐 뒤에도 예산 부담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에 쏠려 있어 재정 분담 체계를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이 22일 나왔다.

경기 부천시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고(故)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하고 동료 대원 5명이 열탈진 등으로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소방 현장과 학계에서는 국가의 책임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화재소방학회장을 지낸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전공 명예교수는 소방 사무를 국가로 넘기고 예산과 지휘 체계를 총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 명예교수는 “국가직 신분과 지방사무라는 이원적 구조가 유지되면서 재정을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거주 지역에 따라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모든 국민이 어디에서든 균등한 안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반면 소방관 출신인 윤성근 전 경기도의회 의원은 획일적인 통합 대신 지역 여건에 맞춘 분담을 제안했다. 윤 전 의원은 “대형 재난으로 국가동원령이 내려지면 소방 인력과 장비가 동원되는데,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 인건비와 장비 운용비, 숙식비 등은 해당 인력을 보유한 지방정부가 부담한다”며 “일률적인 배분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지역별 안전 서비스가 저하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와 지자체가 인건비를 절반씩 분담하고, 주류세나 산림청 예산 등 연관 재원을 소방 재정으로 활용하자고 덧붙였다.

경기지역의 한 현직 소방서장은 “국가직으로 전환됐다면 국가가 인건비를 부담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맞다”며 시설비와 장비 취득비는 지자체가 맡아 책임을 명확히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확대와 소방안전교부세의 한계 극복을 언급하며, “주민세처럼 가구당 연간 수천원에서 1만원 수준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모든 국민이 119 구조·구급 서비스의 혜택을 받는 만큼 국민이 소방 재정을 함께 부담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