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말기 암 선고 이후 무려 186번의 항암 치료와 거듭된 재발, 뇌 전이라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암 환자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다 소천한 故 천정은 자매. 그녀의 곁을 7년 가까이 지키며 믿음의 길을 동행한 김상철 감독이 그 치열하고도 눈부셨던 삶의 기록을 담은 신앙 에세이 『결과를 알기에 두렵지 않습니다』를 펴냈다. 이 책은 고통을 건너뛰고 서둘러 정답을 내미는 흔한 간증서가 아니다. 죽음의 공포를 정면으로 통과하며, 결국 부활의 소망으로 오늘을 살아낸 한 사람의 숭고한 영적 여정이다.
“내가 나았다”에서 “예수님이 살아나셨다”로
질병과 고난 앞에서 인간은 필연적으로 기적적인 문제 해결과 치유를 갈망한다. 그러나 천정은 자매는 치열한 투병의 길 끝에서 자신의 간증 중심을 완전히 뒤바꿨다. “내가 나았다”는 자기 몸의 변화가 아니라, “예수님이 살아나셨다”는 그리스도 부활의 역사로 시선을 옮긴 것이다. 비록 믿음이 그녀의 병을 없애주지는 못했지만, 병이 그녀의 존재 전체를 결코 옭아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예배는 고통스러운 육신을 잊기 위한 도피처가 아니라, 아픈 몸을 가지고도 다시 시선을 하나님께로 돌리는 강력한 믿음의 선언이었다.
결과를 알기에 더 이상 두렵지 않은 삶
“어차피 전 죽는 걸 알고 있고, 전 부활하지요. 무조건 저는 사는 걸로 끝나요.” 책 제목이 말하는 ‘결과’란 치료의 성공이나 생명 연장이 아니다. 죽음을 통과한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신 역시 부활의 생명으로 끝난다는 가장 확실하고도 영광스러운 결과다. 그녀에게 부활은 죽음 뒤에 주어지는 막연한 위로가 아니었다. 휠체어에 앉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무너져가는 육신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오늘 내가 해야 할 사명을 감당하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능력임을 책은 웅변한다.
내가 붙들 힘을 잃었을 때, 나를 놓지 않으시는 사랑
저자는 이 책이 결코 천정은 자매가 남들보다 ‘강인해서’ 죽음을 잘 다스렸다는 영웅담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녀 역시 평범하게 두려워했고, 마지막에는 남이 읽어주는 말씀에 기대어야 할 만큼 연약해졌다. 그러나 강한 사람의 두려움은 약해지는 데서 시작되지만, 참된 평안은 ‘약해진 나도 결코 버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서 온다. 내가 하나님을 붙들 힘조차 잃어가는 그 순간에도, 나를 먼저 안으시고 결코 놓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끈질긴 ‘사랑’이 부활의 이면에 자리하고 있음을 전한다.
죽음이라는 거대한 두려움 앞에 서 있는 이들, 질병과 고난 속에서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탄식하며 길을 잃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을 권한다. 쉽게 던져지는 가벼운 위로가 아니라, 처절한 고통 속에서 정직하게 길어 올린 진짜 부활의 능력이 벼랑 끝에 선 당신의 오늘을 다시 살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