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사칭 투자 사기, 김경일 교수 심리 분석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15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유명인을 사칭한 투자 리딩방 사기 수법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교수는 사기범들이 유명 자산가나 연예인을 사칭하는 이유로 인간의 뇌 에너지 절약 본능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심리학 연구들이 한결같이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더 중요하다'고 얘기한다”며 “메시지 내용을 직접 분석하려면 너무 힘들고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하니, 누구로부터 왔는가를 통해 정보량을 줄이려는 뇌의 에너지 절약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위 있는 사람이나 유명인을 통해 메시지를 조작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사회적으로 똑똑한 사람들일수록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가짜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자가 속아 넘어가는 구조에는 동조와 포획 효과가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사기 조직의 바람잡이들이 분위기를 이끄는 상황을 두고 “심리학 초창기부터 관찰되는 대표적 현상이 바로 '동조'”라며 “누가 봐도 명백한 사실이라도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이 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자기 의견을 숙이게 된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VIP'로 부르며 관리하는 방식을 두고는 “'너를 가장 사랑하기 때문에 가두는 거야'라는 식의 접근은 피해자에게 순간적인 안도감과 존중받는 느낌을 준다”며 “불안함과 고립 속에서도 그 자리에 계속 머물게 만드는 전형적인 포획 효과가 나타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사기 피해자들을 향해 자책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꼭 하나 짚어드리고 싶은 점은 사기 피해자들이 멍청했거나 지나친 탐욕을 가졌기 때문에 당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라며 “어쩔 수 없이 피해가 일어났다면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괴로워하지 마시고, 범죄의 실체를 깨달은 즉시 현실적인 대처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행운은 사실 거의 찾아오지 않으며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이 모든 투자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라며 “'왜 나에게 이렇게 엄청난 행운이 찾아오고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이 무언가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